작성자 | 젖소왕가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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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01-05 22:46:09 KST | 조회 | 564 |
제목 |
버게 정모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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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모를 잡힌 날의 일이었다. PlaySP의 유저인 닉네임 '포니왕버몬'은 기대감과 두려움으로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는 걸 느꼈다. 회원들이 만나기로 약속한 장소인 신촌역 3번출구 근처에서, 쑥쓰러움과 긴장감 때문에 차마 출구 밖으로 나가지는 못한 채 쿵쾅거리는 가슴을 움켜쥐고 계단 주변을 어슬렁거리고만 있었다. 그는 심지어 자신이 기다리고 있는 회원 중 하나임을 다른 회원들이 알아보지 못하게 하려는 셈인지, 최대한 안 기다리는 사람인 척 하려고 애썼다. 우습게도 이런 행동이 그가 지닌 '비정상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었지만 말이다.
버릇처럼 스마트폰을 꺼낸 포니왕버몬은 시간을 확인해보았다. 11시 55분. 약속된 시간까지는 아직 5분이 남았다. 놀랍게도 그가 이미 15분째 기다리고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었다. 그가 마치 들뜬 아이처럼 지나치게 정모를 기대한 나머지, 약간 빨리 나왔던 게 이유였다. 그 때였다. 분명히 사이트에서 친목 행위를 유발할 수 있다는 명확한 이유로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Battle넷 채팅을 통해 비밀스럽게 만들어진 버게이 전용 카톡방에서 새로운 메세지가 나왔다.
「도착함!」
그렇게 메세지를 보낸 건 팡팡때렸다 라는 닉네임을 가진 회원이었다. 그는 스팽킹과 마초 근육 캐릭터를 좋아하는 취향을 가진 친구였는데, 성격은 모난데 없지만 말투가 매우 신경쓰이는 친구였다. 정모가 잡히기 전, 그로부터 자신의 소중한 둔부를 지키기 위한 명목으로, 포니왕버몬은 그에게 자신을 때릴 것이냐고 매우 직설적인 태도로 물어보았다. 팡팡때렸다에게서 온 대답은 매우 단순했다. 하루종일 게임, 혹은 인터넷이나 하는 니트 너드 따위에게 가치있는 엉덩이가 존재할리 없다고. 그렇지 않고 혹시라도 그런 엉덩이를 가졌다 해도, 자신은 허락을 맡고 행동에 움직이겠다고 말이다.
팡팡때렸다의 다 왔다는 대답에, 완전촉수물호감(약칭 완초코)과 나는몬박이다라는 닉네임을 가진 유저가 반응했다. 자신들도 거의 다 왔다는 메세지였다. 버게에서 정말 노답으로 통하는 둘이었다. 그들은 대체 어떤 '면상'을 하고 있단 말인가? 묘한 기대감과 자신의 상상에서 유발되는 웃음 때문에 그는 억지로 입을 틀어막아야만 했다. 물론, 포니왕버몬은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웃긴가는 전혀 고려하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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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쓰고싶은데 너무너무너무 졸리다
위 소설은 실제 인물, 단체, 사건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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