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로코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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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01-21 23:51:43 KST | 조회 | 1,1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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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코리타머리를깍둑썰어소금에절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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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이슬을 머금어 한껏 통통해진 정수리의 이파리를 한 손으로 거머쥐어 뜯어내고 싶다. 거대한 모공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액을 바가지에 받아 불경한 적그리스도에 흑미사를 올리고 성체 성혈 삼아 마시고 싶다
치코리타의 배를 가르고 싶다 후두둑 우박 무더기처럼 떨어지는 내장을 응시하고 싶다 지난한 사람의 삶처럼 이리저리 뭉친 탁빛 관의 응어리가 딱딱한 토지에 온 몸으로 키-쓰하며 대지를 젖줄삼아 철퍽 퍼지는 걸 보고 싶다
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내 눈꺼풀 위로 햇살이 내리꽂히며 터무니 없는 하양으로 세상은 명멸하는데 눈 뜬 나의 게슴츠레한 시야 사이로 치코리타가 다가와 죄 없는 뺨을 내게 부벼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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