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판타지

폐하. 폐하. 그러니까 폐하께서 현재 찬탈하신 왕권으로, 물론 저는 아무런 이의가 없습니다만, 이 도시를 불태우고 약탈하는 것은 당신의 개인 재정에 있어 상당히 비효율적입니다. 아까 제안했듯이 현재 가지고 계신 부로 투자​를 한다면... 음.. 복리의 개념을 알고 있으십니까?

 

....물론 알고 있느니라. 하지만 계속 설명해 보거라.

 

물론 아시다시피 투자하신 돈에 매년마다 이자를 받잖습니까? 근데 그 이자에 또 이자가 붙어서 이제 당신의 금은 가면 갈수록 불어나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시간은 더 걸리지만 약탈보다 몇백배의 돈을 더 받으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자를 받으면서 약탈하면 더더욱 빨리 금을 모을 수 있지 않느냐?

 

그러면 이제 자기 자신의 돈을 약탈해버리는 꼴이 됩니다. 폐하, 투자한 돈으로 저희 미천한 인간들이 생산을 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이제 왕립은행이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하고 파산해 버리겠죠. 그럼 폐하께서 투자한 돈이 사라지는 겁니다.

 

그렇다면 도시 주변을 약탈해야겠구나.

 

장기적으로 매우 좋지 않은 생각입니다. 인간들이 여왕님께서 근처 지역을 약탈하시는 광경을 보면, "아 저 너무나도 아름답고도 공포스러운 용께서 이 지역을 불태워버리고 있구나. 내일부터 창업하려고 했던 건 다다음해로 미루고, 무역 투자도 줄이고, 주택 건축도 줄여야겠구나" 라고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 투자의 인지된 리스크를 올리시기 때문에 이 지역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그럼 폐하께서 투자한 돈을 잃어버리는 겁니다. 단기적으로도 그다지 좋지 않은게, 옆동네에서 약탈한 금을 다시 지역 경제에 투입시켜버리면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음.... 

 

물론 여왕님께서 이제 자산을 최대화 시키시려면 위에서 말한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여기는 항구 도시니까 무역에 꽤 의존합니다. 이 무역을 위협하는 해적 무리들을 불태워 없애주시면 수익률이 상당히 오를 것입니다. 지역의 경제적 안정도를 위협하는 도적떼들도 없애주신다면... 전부 다 자산을 지키는 행동이 되는 겁니다.

 

 

 

그리하여 적룡 칼리시엑스라는 자유무역의 수호자라는 칭호를 얻었다고 한다

 

지속... 가능한... 개발...

...그렇게 이 행성계에서 전쟁이란 개념이 영원히 폐기되었단다. 자유무역의 힘이 참 놀랍지 않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