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USS 폰스 함의 AN/SEQ-3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유일한 직사 고 에너지 요격 무기 체계로 저출력에서는 적 센서와 장비를 교란할 수 있는 능력, 고출력에서는 적 미사일을 직접 요격하는 능력을 갖췄다. 제식 무기는 아니고 아직 실증기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미 해군은 2020년에는 알레이버크급에 약 5km급의 CIWS 레이저 요격 무기를 올려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현재 해군이 사용하는 팰렁스 20mm 기관포는 3km 내외에서 미사일을 저지할 수 있다)
독일의 라인메탈은 국가가 아니라 기업 단위에서 자체적으로 레이저 요격 무기를 개발하는 현재로서는 거의 유일한 회사인데, 이쪽은 해상 요격체계보다는 지상에 염두하고 있다. 이 포드형 레이저는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오는 박격포를 민첩하게 쏴 없애거나 잠복한 지뢰를 자극해 폭발시키는 용도로 개발되고 있다.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쇠공을 맞추는 시연도 선보인 바 있다.
영국은 다즐링 레이저를 최초로 운용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요격 레이저 무기 개발에는 미국에 비해 늦게 참여했다. 2016년에 정식으로 UK Dragonfire라는 프로젝트로 3000만 파운드의 예산을 둬 MBDA가 개발 중이며 F1 레이싱쪽의 민간 산업 기술력으로 배터리 부분에서 진전을 이뤘다고 한다. 프로토타입은 2018년 지상 테스트, 2019년 해상 요격 테스트가 잡혀있다. 위 이미지는 (당연히)레이시언이 사업에 선정될 줄 알고 컨셉 아티스트가 팰렁스에 전자장비를 붙이는 형태로 상상한 듯 하지만 MBDA가 설계하는 만큼 다른 모습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레이저 무기는 발사 비용이 탄이나 로켓을 흩뿌리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마하 2~3의 속도로 날아오는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해서도 상당한 요격 능력을 갖출 것으로 추측된다.(빛의 속도니까!) 단점은 태생이 CIWS를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게의치 않을 것이다. 해상 플랫폼의 레이더가 아무리 뛰어나다 한들, 고강도로 스텔스를 입히고 시스키밍을 하며 극초음속으로 날아오는 크루즈 미사일 탐지는 수십에서 십수 킬로미터로 제한된다. 여기에 레이더가 표적을 찾고 추적하고 결정을 내리는 과정 등등을 합치면, 결국 5km 내에서 미사일을 요격하는 대공 무기도 매우 쓸만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기술적 난제를 극복한 레이저 무기가 거의 100%에 가까운 요격 성공률을 보여준다면 더더욱 그렇다.
어쩌면 미래 방공함은 MD에 할애하는 자산을 제외하면 자함 방공에 치중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결국 저 멀리 동터오는 서구의 새벽에서 마이티 8인치 쌍열 레일건 주포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