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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얼본좌
작성일 2010-08-24 18:30:26 KST 조회 2,368
제목
스타2 밸런스에 대한 분석

스타크래프트2는 개발과정이 의외로 디테일하게, 꾸준히 공개가 되었습니다.

그 덕에 어느 정도 개발과정 상 개발자의 의도를 읽을 수가 있었는데요.

그 개발자의 의도를 바탕으로 한 밸런스 구도와 현 문제를 짚어보고, 해결방향을 모색-예측해보고자 합니다.

 

원래 기본적인 상성 구도, 대결 구도는 스타1과 굉장히 유사했습니다.

전반적인 테마는

1. 전작의 밸런스 붕괴 요소 개선

2. 좀더 공격적인 플레이 유도

3. 편리한 조작체계로 진입장벽 완화

정도였습니다.

 

땅꿀망, 차원관문, 의료선의 등장 등으로 전 종족 차원 기동성 상향. 기존 유닛들의 능력치 조율. 건물다중선택, 일꾼자동채취 등의 편리해진 조작들은 이미 스타2 첫 공개 때 다 있던 요소들이었습니다.

 

확실히 의도를 알기 힘든 부분이지만, 벌처, 스커지, 리버 등의 극적인 연출을 하는 유닛들은 그때 이미 삭제가 되었습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는데, 일단 밸런스 문제가 살짝 언급되었던 것 같고,

제 추리로는 초보-고수의 실력 격차 완화를 위해서 였던 것 같습니다.

 

이후에 리버가 잠시 등장하는 등의 움직임은 있었으나 역시 얼마 있지 않아 사라졌죠.

 

사실, 여기까지는 무난한 스타크래프트의 후속편이었습니다.(메니아들이 보면 정말 '스타2는 스타1 3D버전이구만 ㅉㅉ'라고 욕할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스타2가 이렇게 정말 무난하게 나와줬으면 했었죠.

 

그런데, 09년 즈음(정확한 시기는 잘 모르겠네요.) 밸런스 부분에 큰 변화가 일기 시작했습니다.

그 변화의 핵심은 테란인데, 간단히 말하면 바이오닉과 메카닉의 역할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스타1처럼 메카닉은 플토와 테테전용 주류전략이었고, 바이오닉은 저그전용 전략이었죠.

 

유령은 완전 뮤탈킬러였으며(지금도 있는 저격이 있었고, 사거리가 9~10까지 늘어난 시절도 있었습니다. 경장갑 추가데미지로 말이죠.),

화염차(당시 무법차. 경장갑 추가데미지가 아닌 일반데미지 8이었습니다. 대신 공격속도가 빠른 편이었고, 지옥불 조기점화 연구는 공격속도 증가였죠.)는 전차라인에 대한 불멸자 수비용도가 핵심이었죠.

공성 전차 공격력 구조는 50에 중장갑 추가 데미지 50(합이 100데미지. 당시 공격점이 불량했던 걸 고려하더라도 플토전에선 막강한 구도. 공격점때문에 저그전에서는 쓰기 까다로움)였습니다.

 

뭐 이런 식의 유닛 전략 구조였는데, 그 위치가 변화했죠. 지금처럼요. 공성전차 공성포는 일반속성을 지니면서 총 공격력이 낮아지기 시작했고, 화염차 역시 공격속성이 경갑 추가 데미지로, 불곰 공격력은 8(중갑상대 +4) 정도였는데 지금처럼 변화하는 등등 말이죠.

 

사실 밸런스 상 엄청난 변화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인데, 이 부분에 대한 개발진의 뚜렷한 의견을 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추리만 해볼 뿐이었는데-

'원래는 메카닉은 수비지향적이고, 바이오닉이 균형지향적이기에 밸런스상 바꿨다. 정말 현명하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전의 테란전략구도에도 그닥 밸런스 문제는 없었고, 결국 능력치 조율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을 얻었을 때 생각이 바뀌었죠.

 

아. 이 때부터 개발진이 '상대 종족 불문 어떤 유닛이라도 적극적 활용이 가능하게 하자'는 의도가 가시화되었구나.

 

상대 종족이 무엇이든 간에 사장되는 유닛 없이 어떤 유닛이라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자.

이 의도때문에, 스타크래프트2의 게임 양상은 전작에 비해 비약적으로 다양해졌습니다.(물론, 발매 초기라서 스타1발매 초기처럼 전략수준이 낮아서 그렇다는 의견도 있으나, 제가 보기에 이 의도를 유지하는 한은 시간이 지나도 다양한 양상이 나올 듯 합니다.)

물론, 날빌이 강력해져서 시시한(초고수끼리 싸워도 깊이있는 공방 없이 게임이 단기간에 끝나는) 경기가 자주 나오는 부작용도 있습니다만, 일단은 밸런스 문제에 대한 글이니 논외로 하겠습니다.

 

사실 위의 모토는 09년 이전 시점부터 개발진 인터뷰에서 나온 내용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게 종족 전략의 구도를 바꿀 정도로 파격적인 움직임은 아니었죠.

 

어쨋든 테란의 급변화 움직임 즈음부터 지금의 '정석이 없다시피 느껴지는, 날빌이 곧 정석이 되는 듯한' 스타2가 시작되었다고 봅니다. 스타1처럼 판이하게 나뉘는 정석-날빌 구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정석과 날빌은 분리가 되는 구도에서, 정석=날빌 구도가 말이죠.

 

 이제는 왜 저 모토-어떤 유닛이라 적극활용하게 하자-가 테란의 급변화와 맞물리냐를 따져봐야겠죠.

 

다양한 유닛을 쓰려면 종족 특성에서 '특화'라는 것을 지워야 합니다.

예컨데, 수비의 종족 테란, 견제의 종족 저그라는 타이틀이 걸려있으면 테테전에서 결국은 전차가 주력일 수 밖에 없고, 다른 어떤 유닛-바이오닉 같은-은 도박수로 한정될 수 밖에 없다는 거죠.

 

특화를 지우려는 움직임이 테란의 바이오닉과 메카닉의 역할 변화로 나타나는 이유는,

원래 균형의 종족인 프로토스 상대로 더 이상 '특화'로 맞서는 구도가 아니게 되었다 정도로 말할 수 있습니다.

좀 더 풀어서 설명하자면,

기존 테란 입장은, 프로토스는 속도와 힘 둘 다 뛰어난 균형 종족이니 우리 쪽에서 수비에 특화시키면 프로토스의 균형은 어중간함으로 퇴색될 것이다였는데,

이제 테란 입장이 '우리가 힘은 전보다 좀 약해졌지만, 속도는 이제 받쳐주니 수비 지향적으로 하는 것보다 완전체스럽게 싸우는 게 바람직하다'가 되는 식의 원리죠.

 

 

 

 하지만, 이런 커다란 변화를 다듬기엔 시간이 부족했는지 문제가 생깁니다. 테란은 '수비(화력) 특화' 종족에서 '화력형 균형'종족으로 변모했는데, 저그는 여전히 '속도(견제) 특화'라는 모습에 머물고 있는거죠.

 

물론, 당연히 개발진에서는 저그에게도 화력적 측면에서 상향을 시켜, 속도형 균형 종족으로 바꾸는 시도를 하긴 했습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퀴의 컨셉변화죠.

바퀴는 원래 빠른 체력회복을 근간으로 하는 '견제' 유닛으로 만들어졌으나, 테란의 급현화 시점에서는 몸빵이 좋은 '전투' 유닛으로 변합니다. 지금 스타2 바퀴는 툴팁에서도 '돌격형 유닛'이라고 설명되어있죠.

또 히드라리스크는 원래 속도 특화 종족이라는 약점을 매우는 어중간한-화력도 어느 정도만 세고, 속도도 어느 정도만 빠른- 스타1같은 히드라리스크에서 느릿느릿하지만 화력은 강한 완전한 힘싸움 유닛으로 변모했습니다.

 

하지만, 밸런스 조율 도중에 해당 두 유닛은 하향 조정되고 말았죠.

위의 패치가 밸런스 조율에 적합했든 아니든, 이 부분은 (물론, 통계나 개발진, 유저 피드백에 기초한 조율이겠으나), 개발진의 '특화 종족의 균형화'라는 작업에 대한 확신의 부족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어쨋든 저그는 특화 종족의 모습을 한 채,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테란은 균형화 작업을 거쳤는데 말이죠.

개발진은 이제 두 개 갈림길에 놓이게 된 겁니다.

 

(프로토스를 따로 설명치 않는 점은 원래 균형의 종족이라서 위의 두 종족에 대한 개발진의 의도가 명확해진 이후에나 세부적인 밸런스 조율이 가능한 점 때문입니다.)

 

 

 

 해결방향을 위한 두 개의 선택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테란의 속도 부문 너프'를 메인으로 한 밸런스 조정인데요.

이렇게 된다면, 결과적으로는 정석과 도박수가 구분되는 스타1의 연장선같은 느낌의 구도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09년 즈음부터 시작된 밸런스에 대한 실험적 움직임에 대한 실패를 의미하기도 하고, 블리자드 개발진의 의도에 대한 부분적인 역행이 되기도 하기에 가능성이 낮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저그의 화력 부문 상향'을 메인으로 한 밸런스 조정입니다.

이게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선택지군요.

 

사실, 이것 또한 부분적으로는 블리자드 밸런스 조율의 실패를 의미하긴 합니다.

클로즈 베타 때 저그 화력 변화의 핵심적인 두 유닛은 너프를 당했으니까요. 하지만, 위의 큰 변화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미미한 실패(?)이기도 하고, 큰 의도에 있어서 블리자드 개발진 의도에 가장 알맞게 부합하기 때문에 아마 블리자드는 이 선택지를 택할 것 같습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저그가 화력으로 테란을 압도하는 장면도 종종 보이겠죠. 또 전략적 카드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금의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될 것입니다. 다만, 스타1처럼 압도적인 견제 파워는 앞으로도 볼 수 없겠지만 말이죠.

 

 

P.S1 : 위의 밸런스 해결 방향은 최소 6개월 길게는 1년 정도에 걸친 장기적인 밸런스 조율 방향에 대해 언급한 것입니다. 이 글보고 다음 패치 때 '시발 테란 또 버프잖아 캐색캬'라고 하진 마세요 ㅋㅋ

 

P.S2 : 본인이 '레전드 모드'라는 유즈밀리맵을 제작한 의도는 위에서 개발진이 버린 '극적인 효과'와 '특화 종족 구도에서 나오는 뚜렷한 대결 구도'가 아깝고 그 부분을 좋아해서, 되살리고자 만들었습니다.

 

P.S3 : 난 이 글이 드럽게 길어서 묻힐 걸 알기 때문에, 바로 열심히 게시판에 올리겠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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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Battery (2010-08-24 18:32:09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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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란은 바이킹,스팀팩 효과만 너프하면 됨
보너스로 띄우기도 너프
아이콘 데미캣 (2010-08-24 18:38:16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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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길다 ㅇ_ㅇ.. 다음에 복습하겠음
아이콘 미나리양 (2010-08-24 18:39:20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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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쓴 글이에여 'ㅅ'/
아이콘 고기장군 (2010-08-24 18:42:21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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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어렵네요...너무 고급언어가 많은듯...분명한것은 지금 저그는 먼가 잘못되었단거죠...
1처럼 빠른 기동력과 견제능력을 갖춘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힘싸움을할만큼 화력이 뛰어난것도 아니고...1에 비유하자면 테란은 약점을 모두 보완하였지만, 저그는 약점을 보완하는척하면서 강점을 잃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콘 고기장군 (2010-08-24 18:42:46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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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하자면 -> 비교해서
아이콘 얼본좌 (2010-08-24 18:46:50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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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빨이 좋지 못 해서 ㅎㅎ;
암백 (2010-08-24 18:47:32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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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한 글
아이콘 SupremeJ (2010-08-24 18:48:08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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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인데 70%이상은못읽겠네요 ㅈㅅ너무김
ThreeO (2010-08-24 18:54:28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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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사거리 너프해서 퀸이랑 바퀴랑 사거리같게해주고... 불곰좀 어케해주면 ㅇㅋㅇㅋ
아이콘 얼본좌 (2010-08-24 18:57:5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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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생각들이 뜬 구름같아서 정리하려고 쓴 글인데, 쓰고 보니 그동안 나도 참 단순무식하게 징징한 것 같아 반성 중...나름 개념있게 징징한다고 징징댄게 되돌아 보면 연승전에서 좋은 활약한 유닛은 사기 / 반대의 유닛은 상향 점...이 구조 밖에 안됬으니 ㅎㅎ;
lik (2010-08-24 22:25:40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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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블쟈는 얼본좌님이 쓰신것처럼 패치를 하겠군요.
지금 저그가 약하니 상향점 이 아닌
저그란 무엇인가에서 파생되는 특성이 중요하군요
아이콘 우울한날 (2010-08-25 12:30:25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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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확실히 지금의 밸런스는 특화쪽보다는 다양한 경기양상을 지양하는 쪽인듯 하네요. 저도 개인적으로는 그쪽을 선호하는데 앞으로도 계속 이런식으로 밸런스가 유지되었으면 좋겠네요.
아이콘 NovYouseiTeikoku (2010-09-07 01:00:27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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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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