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안좋은 일이 있을때 그것을 방관하는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게된 경험담입니다.
군시절 불침번 근무를 마치고 라면을 먹으러 휴계실로 갔습니다. 아마 근무 끝나고 시간은 야심한 새벽인 약 2~3시 였을것으로 기억합니다.
우리부대에는 군 휴계실에 콜랙트콜+전화카드용 공중전화 (군대갔다와보신분들 아실듯)가 있었습니다. 물론 규정상 전화는 일과시간에만 됩니다.
새벽이라 불이 꺼져있어 어두컴컴한 휴계실에서 라면을 먹으려고 불을 켠 순간, 옆 내무실에 있는 신병이 전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불 꺼진체로 말이죠...
제가 그당시에 병장이었는데, 전역도 얼마 안남고 애들 갈구는 성격도 아니라서 그냥 냅뒀습니다. 그리고 소문으로 여자친구랑 헤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어서 안그래도 신병이라 힘들텐데 그냥 냅둬야겠다 했죠.
그래도 그 신병도 신병인지라 병장보고 눈치보였는지 대화를 마무리하곤 나갔습니다.
다음날 일과를 하고 있는데 (저는 군수과 보급병인지라 대대를 돌아다니고 있었죠) 갑자기 다급한 소리가 들리면서 간부들이 XX창고로 마구 뛰어가는겁니다. 저도 따라가보았더니 어제 전화했던 그 신병이 목을 매달고.....
그때 방관하지 않고 힘든일 있을거 같은데 따뜻한 한마디를 해준다던가 그쪽 분대장에게 그 신병이 이러이러해서 힘들어하더라 라고 관심의 한마디만 했었더라면 그 때의 참사를 막았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계속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