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아르노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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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3-04-23 10:40:36 KST | 조회 | 1,555 |
제목 |
스타크래프트 2 프로리그 팀 평가 - EG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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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로리그 최고의 뜨거운 감자 EG-TL
처음 이 팀이 만들어지고 프로리그에 참가했을때 XP, 스갤, PGR, 포모스 등 관련 커뮤니티에서의 반응은 정말로 뜨거웠다. 최강 전력이다, 프로리그 우승한다, 못해도 포스트 시즌은 간다부터 거품 팀이다, 프로리그가 병행 때랑 똑같은 줄 아냐 등 다양한 반응이 나왔던 EG-TL은 개막전때 아주 제대로 불을 질렀다.
개막전에서의 4:0 떡. 비록 윤영서, 송현덕이 빠졌다고는 하나 약체로 꼽혔던 KT 롤스터에게 떡을 먹은 것은 충격과 공포였고 (물론 이후 행보에 따라 당연하다는 평가가 나오게 됐지만) CJ 엔투스전에서도 에이스 결정전 끝에 패배하고 이후 꾸준히 부진과 침체를 겪으며 단독 꼴찌에 중위권과의 격차도 제법 크게 벌여놓는 충격을 안겼다.
1-1. 왜 그렇게 고평가를 받았던걸까.
고평가긴 고평가인데 그렇다고 EG-TL이 포시 안에도 못 들 정도의 약체 팀도 아니다. 아니 그 전에 프로리그가 모든 팀들이 포시 안에 들 수 있을 정도의 전력을 갖추고 있긴 한데
일단은 당시에 윤영서, 송현덕, 이제동 세 선수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고평가를 많이 받았다. 따지고 보면 이제동이나 송현덕이라고 해서 엄청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코드 S랑 A 24~32강에서 왔다갔다 할 정도니까 그런 평가를 받을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었고 뭣보다 윤영서는 팀 에이스가 맞다는 점에서 윤송이 조합에 대한 평가는 그렇게 부풀려진건 아니었다.
문제는 이호준, 최정민, 김동현, 토르제인, 헉. 이 선수들에 대한 과대평가는 결국 EG-TL 팀 자체가 마치 천하무적인 것처럼 부풀려졌고 그 결과는 개막전에서 그대로 돌아왔다. (예외로 박진영은 이상하게 갈수록 저평가를 받는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아주 따끔하게 꼬집어보자면 2,3라운드에서의 아주 작정하고 말아먹은 엔트리도 있고. 사실 2라운드는 윤영서의 손목 부상으로 위너스리그에서 가장 활약해줄 선수가 빠졌다는게 뼈아프긴 했지만 스테파노도 합류했는데 이후에도 적재적소에 선수를 배치하지 못해서 진 경기들이 좀 많았다. 괜히 엔트리가지고 까는게 아니다. 특히 이호준, 최정민, 김동현만 계속 앞세트에 배치하거나 위너스리그에서 기용하는거 보면 참...
정리하자면 EG-TL에 대한 고평가는 메인 선수들보다는 서브 선수들에 대한 고평가가 컸다. 또한 팀 전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감도 있고 여러 가지 이유들이 합쳐지면서 만들어진게 지금 EG-TL에 대한 평가다.
2. 아쉬웠던 테란
자, 너무 어두운 이야기만 썼는데 이제 밝은 이야기를 써보...고 싶긴 한데 일단 조금만 더 어두운 이야기를 써보자.
EG-TL은 테란이 너무 약했다. 1승하기 전에도 한 후에도 패만 찍어주는 이호준, 1승만 찍고 엔트리엔 들지도 못한 토르제인 이후에 이 합류했지만 여전히 약한건 마찬가지다.
이러한 EG-TL에서 승을 쌓아줄건 윤영서 한명. 그러나 윤영서도 프로리그에서는 겨우 50%에 그치고 마는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데 3라운드 들어서 갑작스럽게 연패를 해버렸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테란은 윤영서 하나에 모든 걸 걸었던 EG-TL인만큼 이 결과 떡을 엄청 먹고 말았다.
그래도 4라운드 들어서 윤영서가 살아나고 있다는게 천만다행. 이 계속 부진해서 상반기랑 전혀 다를게 없다는게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적어도 윤영서가 이대로 에이스로 자리잡기만 해준다면 크게 걱정할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한 선수에게 짐을 싣는 것이 독이 되는건 당연지사. 여기에 안주하지 말고 다른 선수들을 잘 살려내는 것 또한 감독의 임무일듯.
3. 한계가 존재하는 저그
사실 저그도 테란과 별 다를 바 없다. 윤영서처럼 저그도 이제동이 반타작을 쳐주긴 하는데 그 외가 좀... 스테파노가 있었으면 훨씬 나았겠지만 그 스테파노는 외국으로 떠나버렸고 최정민, 김동현이 이제동 뒤를 든든하게 지켜주기엔 좀 많이 부족한 것이 EGTL의 현실이다.
그 이제동마저도 김정우급의 프막끼를 가지고 있고 이러니 엔트리를 짜는 감독 입장에선 참으로 골머리 앓을 수밖에 없는 상황. 거기다 현재 협회 팀들은 주 전력이 프로토스 쪽에 치중되어 있는지라 더더욱 골머리 앓게 만든다.
그래도 저그전, 테란전 하나는 수준급이고 실제로 저그전 성적은 6승 2패로 매우 좋다. 종족의무출전제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내던 옛날 모 팀들과는 하늘과 땅 차이. 거기다 전반적으로 저그가 약세를 보이는 프로리그 4라운드 현재를 보면 이만하면 나름 준수한거다.
4. 팀의 주력인 프로토스
왜 다 프로토스가 주력이냐고 묻지 말자 그냥 쓰다 보니 그런 팀들만 골라버렸으니 어쩔 수 없다
최근에 합류한 김학수를 비롯해서 박진영, 송현덕까지 네임밸류적인 측면에서 송현덕을 제외하고 뭔가 좀 특정 종족에 대한 막이 강할 것 같지만 박진영은 저그전 스탯을 낮추는 대신 테란전을 어느 정도 끌어올렸고 (대신 저그전이 망했지만) 김학수는.. 음... 뭐 어차피 저그 만날 일 별로 없으니까
눈에 띄는건 송현덕이 용산막을 극복했는가! 이다. 박용운 감독이 팀에 합류한 이후 기존에 잘하던 신도림에서의 활약도 늘긴 늘었지만 여전히 용산에선 좀 아닌 성적을 많이 보이던 차에 극상성인 정윤종을 잡는 기적을 만들어내면서 팀에 승리를 안겼고 앞으로가 주목되는 상황. 감독 인터뷰에도 나왔듯이 송현덕이 용산막을 극복하는가 못하는가는 포스트 시즌 진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사항이 될 터.
5. 종합
EGTL이 좀 특이한 팀인데 지금 EGTL은 영락없는 공군 ACE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업그레이드라고 좋은 뜻이 아니라 특정 선수에 매달리기보다는 모두가 합심해서 조금씩 조금씩 승리를 만들어내는 그런 형국이란 소리다. 사실 말이 업그레이드지 돌아가는 꼴은 영락없는 꼴찌 특성.
처음 EGTL이란 팀이 만들어졌을때 이 글을 쓰는 나로서는 당연히 윤영서를 중심으로 한 체제가 될 줄 알았는데 2라운드에서 부상으로 빠져버리고 3라운드에서는 부진해버리면서 좀 적잖게 놀랐다. 여러 면에서 고평가도 받고 저평가도 받으면서 꾸준하게 잘해주던 선수가 부진해버리니 하다 못해 소년가장 체제라도 되어야 할 EGTL은 귀신같이 떡을 잡숴버렸고.
그래도 선수들이 아예 바닥을 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위너스리그에서도 그렇게 성적이 나쁠 것까진 아닌데 (공군이랑 위메이드 폭스가 참 바닥을 많이 기었다.) 문제는 상술했듯이 윤영서의 슬럼프로 다같이 반타작을 치기 때문에 이런 50% 확률이 연달아 패배로 터져버리면 떡을 먹는다는게 좀 큰 단점. 그런데 문제는 50% 확률이 연달아 승리로 터진 적이 없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붙는 선수들 중에 상대 팀 에이스랑 붙는 선수들이 나오기 때문.
그래서 이길때 너무 힘들게 이기고 (당장 EGTL이 4:0, 4:1로 이긴게 한번씩밖에 없다. 그것도 1라운드때...) 질때는 쭉 밀리는 것이 문제인데 이건 삼성전자 칸과 비슷하지만 삼성전자는 좀 차이가 있으므로 나중에 삼성전자 글을 쓸때 서술하겠다.
어쨌든 선수들이 합심해서 승리로 이끌고 가야 하는 이런 팀 특성상 엔트리빨을 정말 많이 받는다. 그래서 김성환 감독의 발트리는 악재 중 악재였고 박용운 감독의 합류는 호재. 감독이 얼마나 적재적소에 선수를 배치하냐가 중요한 이 점에서는 아무래도 박용운 감독이 확실히 능력있는 감독인건 맞으니까. 실제로 최근 경기들 중에 에이스 카드 잡는게 많다. (김준호, 이영호, 정윤종, 이신형) 8게임단한테 떡먹은거나 그 외가 좀 아쉬운 것도 바로 이 때문. 그래도 이만큼이나 해내는걸 보면 계속 기대하게 만드는 팀이 아닐까.
지금까지의 내용처럼 치열한 현 프로리그 시즌에서 가장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가능성이 없어도 조금의 희망을 가지고 임할 수 있는, 마냥 공군처럼 이 팀은 틀렸어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3라운드에서의 처참한 성적으로 실망을 했더라도 그저 절망밖에 없었던 과거와는 다르게 그것이 고문이라 할지라도 희망을 안고 경기하는 선수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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