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글에 낚이신 분이 많을 것 같은데 뻘글 아닙니다.
제가 얼마전에 최근 통계를 올렸고 BlueGlory님도 비슷한 통계를 올리셨는데(제 건 GSL 포함) 둘 다 테란의 승률이 압도적으로 높고 저그는 굉장히 불행하게 나오죠.
그런데 해외 대회로만 치면 테란이 딱히 강하지 않습니다. 블리자드 입장에서야 프로게이머 위주로 맞춰야 한다고 항상 말해도 그게 한국 프로게이머만 말하는게 아닙니다. 물론 한국의 대회를 좀 더 비중을 두고 보겠지만 해외 프로게이머가 해외 팬들에게 인기가 많은 이상 그들의 게임간에 밸런스가 맞게 나오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한국으로 제한다 해도 낮은 리그(up/down, qualifier 등등)까지 전부 포함하면 거의 5:5:5 수준으로 승률이 나옵니다. 테란이 강한건 WCS 본선 - 프로리그 - GSL에서만 그러한데 한국 팬들은 보는 게임이 이게 거의 대부분이니 테란을 사기처럼 느끼는거고, 블리자드 입장에서는 프로게이머들간의 밸런스를 평할때 비중이 낮아도 해외 선수들도 포함시키며 하위리그도 계산에 넣기 때문에 황밸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리자드 입장도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니지만 결국 각 종족의 최상위권 선수는 그 종족의 상징인데 토스팬들은 김유진이 이신형에게 압살당하는 모습같은거 보면(이신형이 정윤종도 군심 들어와서 상대전적 6:3으로 더블스코어로 앞섭니다.) 심리적으로 하위 프로게이머도 포함한 밸런스는 맞다 해도 테프전에서 불리하게 느끼는 거죠.
저그는 최상위권 프로게이머를 제외하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데 최상위권 프로게이머인 이승현과 김민철이 하도 강력한 포스를 보여줬던 것 때문에 심리적으로는 토스보다 낫다라고 느꼈다가 통계 보니까 어? 토스보다 더 안좋네? 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던 거고요.
하여간 블리자드가 보는 밸런스와 한국 팬들이 원하는 밸런스 간에 차이가 있으며, 프로게이머를 대상으로 밸런스를 맞출때 팬들이 중요시하는 최상위권 프로게이머가 아니라 전체 프로게이머를 대상으로 보는 블리자드식 밸런스는 지금 상황을 황밸이라고 볼 수 밖에 없지요.
상위권에서 강한 테란과, 최상위권에서 강하지만 허리가 약한 저그, 최상위권에서 약하지만 하위권에서 강한 토스가 그 결과인데, 종족의 우승 숫자나 결승 진출 숫자를 밸런스의 척도로 쓰는 팬들 입장에서도 해외 팬들은 토스가 해외 대회에서 결승진출하고 우승하는거 많이 봤기 때문에 하나로 통일된 의견이 나오지 않고 고로 블리자드와 DK의 '황금 밸런스'는 그냥 트롤짓이 아니라 이것저것 의견을 다 수렴한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