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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천시맹독충
작성일 2013-11-28 09:52:19 KST 조회 284
제목
[펌]방랑시인 짐삿갓

어느 날, 방랑시인 짐삿갓이 배돌구루저를 타고 토수양반의 집 근처를 지나갈 일이 있었다.


헌데, 대문 밖에서는 태란과 저구가 하루가 멀다하고 굶어 죽어나가고 있거늘 토수양반은 그런 일은 신경도 쓰지 않고 연일 잔치판을 벌이는 것이 아닌가.


짐삿갓은 이런 인두겁을 쓴 짐승들을 더는 두고볼 수가 없어서 바로 떠나려 했으나, 먼저 그의 모습을 알아 본 토수양반이 말하기를


'우리 토수가문이 하루가 다르게 크게 번창하고, 게다가 이번에 내 자식들 중 김유진이라는 아이가 장원급제를 하여서 이리 축제를 여는 것인즉, 짐삿갓께서는 부디 이 잔치에 어울리는 멋진 시를 한 구 써 주시게.'


라고 하지 않겠는가.


이에 짐삿갓은 참을 수가 없어서 후안무치한 토수양반들에게 이렇게 한 구 올렸다고 한다.




土修海羅 逗繁駭喇

토수해라 두번해라

흙을 빛고 바다에 그물을 치니 번성함이 머물게 되어 놀라 나팔을 불고.


夫老討穗 豈飼饑多

부로토수 개사기다

젊은이와 노인이 서로 벼이삭을 치자 굶주린 배를 먹일만큼 많아지니 기쁘기 그지없도다.


愛美嚴嫩 種撥終簇

애미엄눈 종발종족

아무리 아름답고 사랑스러워도 처음부터 엄하게 어린이를 조릿대로 다스리니 


䔒倫秀歌 翅潑移奈

배륜수가 시발이내

인륜의 꽃봉오리는 멋진 노래가 되어 어찌 날개치며 옮겨퍼지지 아니하겠는가.




이 시를 들은 토수양반들은 크게 부끄러워하며 누구 하나 그 긴 턱을 들 수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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