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달은 히드라리스크의 배를 가르는 동안 기습 공격에서 목격한 것을 곰곰이 생각해봤다. 저그가 정말 지성을 지닌 존재의 명령 아래 움직였던 건가? 그 지성이라는 게 그저 자신의 상상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그저 야생 저그 스무 마리가 노련한 광전사들을 습격하여 어떻게든 모두 전멸시킨 것인지도 모른다. 단순히 운이 안 좋았던 것을 상대의 전술이라고 착각하는 것일까? 단 몇 분도 안 되는 사이에 아이어 광전사 다섯과 추적자 셋, 그리고 암흑기사 셋이 저그의 발톱과 가시, 또 이빨에 모두 목숨을 잃었다. 놈들은 기습 초반에 기동성이 좋고 잘 무장된 추적자를 먼저 집중 공격했고, 그 후엔 저글링이 몰려들어 암흑기사를 차단했다. 사정거리 밖에 떠 있던 대군주는 저글링보다 약간 더 똑똑한 수송선일 뿐이다. 하지만 그 존재는 그 아래에 몰려 있는 저그 군대에 인지 능력과 초자연적인 지각력을 마치 실타래처럼 연결시켜 보내주고 있었다. 단순히 운이 안 좋은 거라고?
'아냐.'
야만적인 생물들이 벌인 짓이라고 하기엔 그 기습 공격은 너무나 완벽한 작전이었다.
'나도 야생 저그들의 습성은 알아. 지금껏 우리 세계에서 놈들을 계속 소탕해 왔으니까. 이놈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어. 무언가의 조종을 받고 있던 거야.'
그리고 테리달은 집행관이 틀렸다는 것도 알았다. 저그는 무언가로부터 명령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에 의해서인지, 또는 무엇에 의해 명령을 받는지는 정확히 말할 순 없었다. 저그가 기습 공격을 했을 당시의 공격 진형은 케리건의 방식과 다르게 느껴졌지만, 정말 익숙한 것이었다. 대군주가 더 어설프게 제어하던 것은 동일한 느낌이었지만, 이전 전투에서 기억에 남았던 유려하거나 숙련된 움직임은 없었다.
'새로운 지성체가 나타나 죽은 여왕의 자리를 꿰찬 건가?'
이 부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아이어 저그의 행동 패턴이 누군가의 지시로 상당히 민첩하고 일사불란하고 지능적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몬이 직접 아이어의 저그를 통제 하거나 아몬이 초월체를 자신의 꼭두각시로 새롭게 부활시켰거나 둘 중에 하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