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XP

서브 메뉴

Page. 1 / 84247 [내 메뉴에 추가]
작성자 오빠믿지
작성일 2013-12-30 00:45:17 KST 조회 828
제목
혼자 직관 잘 다녀왔습니다!!

저는 여기는 계시는 대부분의 어리신 분들과는 다르게 이미 기력이 쇠하여 1:1은 즐기지 못하고, 공보의 친구와 함께 2:2를 즐기는 30대 중반의 퇴물 게이머입니다. ㅠ.ㅠ (사실 손도 느리지만 이제는 생각의 속도가 너무 느려져서 게임 능력치가 엄청 내려갔어요.) 야구 보는 거 빼면 요즘 점점 마이너한 취향으로 흘러서 듣는 음악도 그렇고, 점차 마이너화되어 가고 있는 RTS 장르의 스타2를 보는 걸 삶의 낙으로 삼고 있어요.


 사실 2013년을 거치면서 프로게이머의 능력치들이 상당히 올라가서 '이제는 돈주고 봐도 아깝지 않을 퍼포먼스를 보여주는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반면, 시장은 축소되는 방향이라 너무나 안타까워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번 프로리그는 열릴지 말지도 긴가민가 하던 차에 결국은 열리게 되어, 이번이 절대 마지막이 되게는 하지 말자는 심정으로 혼자라도 직관을 가야겠다고 다짐을 하고 있었습니다.

 

 팀을 유지하는 데는 프로리그가 근간이라고 생각을 하기도 하고, 적어도 5년 정도는 스타2를 활기차게 보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난 프로리그 결승도 갔다왔는데, 그 때 같이 갔다왔던 공보의 친구는 지방에서 근무 중이라 이번에는 올 수가 없을 것 같아서 혼자라도 꼭 가야지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에요. 게다가 원래 자유의 날개 시절부터 같이 하던 친구는 최근 사업으로 좀 바빠서 참석하기 어려울 것 같았구요(이 친구가 책 썼어요. 장미와 찔레2라고 많이 구매해주시길....ㅋ).


 그래도 나이가 꽤 들어서 혼자 가는 건 여전히 부담스러운 일이긴 했는데요. 그래서 마음 속으로 오늘 일정을 프로리그에 참석할 수 있도록 잘 짜 보았습니다. 강북에서 여자친구 만나서 놀다가 헤어진 후 은사님들에게 드릴 선물을 고르러 역삼으로 간 후에 강남 교보문고에 들러서 친구가 써서 갓 출간된 책(장미와 찔레2)을 구매하기로 한 겁니다. 이렇게 책을 사고 나면 바로 앞에 '어라, 넥슨 아레나가 있네. 프로리그나 보고 가야지.'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 말입니다. (카메라에 비춰지면 책 홍보도 좀 하고...ㅋㅋ)


 그래서 계획대로 잘 흘러갔죠. 다만, 선물을 사러 갔던 가게가 문을 닫았고, 친구의 책(장미와 찔레2)이 아직 교보문고에 안 깔렸다는 걸 빼고는요. 여튼 교보문고까지 가니까 역시나 프로리그를 안 보고 갈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넥슨 아레나 문을 박차고(?) 들어갔어요. 그리고 처음에는 좀 뒷자리에 앉았는데, 생각해보니 기왕 와서 숨어서 뒷자리에서 보느니 그냥 앞에서 봐야겠더라구요. 그래서 제일 앞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제일 중앙에 앉았어요. 제일 앞줄의 정중앙에서 본 사람이 접니다. ㅋㅋ


 그리고 오늘따라 요붕증에 걸렸는지 계속 화장실에 가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들락거렸는데, 그러다보니 어디서 많이 본 사람들이 좀 보이더라구요. 먼저 눈에 띤 사람은 황제 임요환이었는데, 김가연씨랑 같이 있었습니다. 전 임요환 엄청 팬이거든요. 그냥 지나갈까 하다가 굳이 온 김에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서, '안녕하세요, 제가 팬인데요. 악수를 청해도 될까요?'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당연 악수했죠...ㅋㅋ


 또 화장실에 가서 오줌을 누는데, 바로 옆 소변기를 고인규 해설위원이 이용하더라구요. 기왕 이렇게 된 거 하는 생각에 다 누고 손을 잘 씻은 후 고인규 해설위원에게도 악수를 청했습니다. 이런 말과 함께요. "저, 프로리그 망할까봐, 혼자서라도 왔어요." 그러자 고인규 해설위원이 악수를 하면서 이러시더군요. "그래요, 우린 한 배를 탔네요." 이 때 울컥했습니다. 고인규 해설위원도 10년 프로게이머를 한 후 그 이력을 살려 이쪽에서 다른 인생 승부를 펼치고 있는 사람 아니겠습니까? 이 쪽 업계에 인생을 걸고 있는 분이 이런 말을 하며 동지라고 말씀해주시니 가슴이 아프면서도 괜한 책임감이 일더군요.


 이런 일들이 있은 후 2014 프로리그가 개막했고, 다들 아시다시피처럼 승부가 결정났습니다. 전 아쉽게도 상품 하나 득템하지 못했지만, (피자와 밀키스를 마시기는 했지만요) 넥슨 아레나에서 열린 스타2 프로리그의 첫 경기를 제일 앞자리의 정중앙에서 본 사람이 되었다는 데에 만족하렵니다(공보의 하는 친구는 인터넷 기사에서 제일 앞자리에서 피자 먹는 제 사진을 발견했더군요;;;). 더 나아가 고인규 해설위원처럼 이 업계에 인생을 거는 분들이 '한 배에 탔다.'며 동지애를 느끼게 해준 일도 잊지 못하겠구요.


 사실 저도 바쁜 사람이라 이번 프로리그는 거의 한 달을 결심하고 조정해서 시간을 낸 건데요.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보람이 있었고 즐기다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갈 수 있는 날보다 없는 날이 훨씬 많을 거 같아요. 한 번도 못 갈 수도 있구요. 하지만 여기 계시는 많은 분들께서 계시니 걱정을 줄여보렵니다. ㅋ 제가 적어도 40살은 될 때까지 프로리그를 관전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해 아니 즐겨봅니다!!


지속적인 허위 신고시 신고자가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신고 사유를 입력하십시오:

발도장 찍기
저레기상향좀 (2013-12-30 00:48:34 KST)
0↑ ↓0
센스 이미지를 등록해 주세요
이런분이 있어 스투판이 있슴다 글 잘봤어요!
오바군 (2013-12-30 00:51:58 KST)
0↑ ↓0
센스 이미지를 등록해 주세요
오늘 혼자 오셨나 보군요..
저희 기회 되시면 저희 클랜에 한번 놀러 오세요~
TF3040이라고.. 30대 ~40대 스타2 모임입니다 ;
http://cafe.naver.com/3040sc2
오늘도 저희 클랜 작은 형님이랑 같이 왔는데요
제가 올해 31살 거의 막내입니다.-ㅂ- 완전 큰형님도 있구요 .. 한번씩 술도 한잔씩 하고 안부도 묻고 게임도 하고 그럽니다.
댓글을 등록하려면 로그인 하셔야 합니다. 로그인 하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십시오.
롤토체스 TFT - 롤체지지 LoLCHESS.GG
소환사의 협곡부터 칼바람, 우르프까지 - 포로지지 PORO.GG
배그 전적검색은 닥지지(DAK.GG)에서 가능합니다
  • (주)플레이엑스피
  • 대표: 윤석재
  • 사업자등록번호: 406-86-00726

© PlayXP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