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언제 블리자드가 자신의 생각을 강요, 협박했다고 했습니까? 말씀하신대로 블리자드가 저작권자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방송사에 대해 갑의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고 애초에 법적으로 하자없는 협상이라고 할지라도 방송사보다는 블리자드가 더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쉬운 입장이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사실상 e스포츠라는 것은 방송사에 의해 키워졌고 오랫동안 그 시스템이 지속되었기 때문에 설령 저작권을 기준으로 한 갑을관계가 형성된다 할지라도 블리자드는 방송사와 e스포츠팬에 대한 배려로서 자신들의 권리를 일부 내려놓는 (포기가 아닙니다)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도리였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전부터 계속 이는 관점의 차이에 의한 문제일 뿐 기존의 저작권 개념만을 무조건 옳은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이야기 한 것이고요. XPWorld님은 게임 개발자의 입장이시니 아무래도 블리자드의 입장이 더 수긍가시겠죠.
실질적으로 저작권 분쟁에 있어서 잘못한 것은 협회입니다. 온게임넷과 MBC게임과 같은 기존 방송국들은 블리자드와의 관계 이전에 협회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프로게임단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어느새 을의 입장이 되어 버렸기 때문에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었죠. 그렇다고 두 방송사가 협회의 입장을 대변하며 블리자드와 전면전을 벌였던 것은 또 아닙니다. 블리자드가 곰티비와 1달러에 계약한 이유. 지극히 감정적인 갑으로서의 처사였죠. '너희가 어떤 얘기를 하든 결국에 게임에 대한 저작권과 기타 모든 권리를 쥐고 있는 것은 나이니 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톡톡히 보여주마.'라는 식으로 방송사와 협회에 갑으로서 본보기를 보인 것입니다. 1차적으로는 협회가 너무 강경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기는 합니다만 한편으로는 블리자드 역시 강경한 입장이었던 거죠. 스타2 출시를 앞두고 스타2 만큼은 자신들이 게임 판매 뿐만이 아니라 리그 운영에도 저작권 행사를 하고 싶은데 괜히 약한 모습을 보였다가는 뜻대로 잘 안 될까봐서요. 정말 을중의 을인 방송사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셈이고요. 사실 e스포츠팬이 가장 피해자이긴 하죠.
자꾸 제가 사실 인지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고 하시는데 그게 아니라 같은 사실을 놓고 보는 관점이 다른 것이고 그에 따라 평가도 다르게 내려질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