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도라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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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4-09-13 21:51:42 KST | 조회 | 241 |
제목 |
기업 중심의 e스포츠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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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게임이나 그렇듯 아마추어 세계의 고수가 지역별로 있기 마련이죠. e스포츠라는게 있기 전에는, e스포츠화 되기 전에는 그냥 이 상태에 머물러 있기 마련인데 스1을 시작으로 e스포츠로 인정받은 종목에 한해서 지역별 아마 고수들이 프로화 되기 시작했습니다.
초창기의 프로게이머는 사실 이전 아마 고수와 큰 차이가 없었죠. 그저 PC방 리그, 지역 리그에서 벗어나 전국 규모의 공식 리그, 방송 리그에 출전한다는 차이가 있었을 뿐이고, 하나 둘씩 아마 고수들끼리 모여서 숙소 생활하고 코치와 감독의 개념을 도입하는 등 기존 스포츠와 비슷하게 변모하는 새로운 시도를 했을 뿐입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정말 게임에 대한 열정, 젊은시절의 패기만으로 프로게이머를 한다고 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었는데 여기에 기업들이 후원을 하기 시작하면서 프로게이머에 대한 인식과 처우가 급상승하였고, 협회가 생겨나는 등 정말 스포츠라는 이름을 붙일만한 규모와 구조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협회의 행정능력과는 별개로 결국 이 모든 것은 e스포츠가 한 단계 발전하는 과정으로서 굉장히 의미있는 일입니다.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하여 e스포츠 시장에 있어서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경쟁력을 갖는 이유는 이와 같은 체계적인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각 나라의 문화와 선수들의 성향에 따라 시스템은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는 것이겠지만 결국에는 여느 스포츠가 그렇듯 튼튼한 기업의 후원을 바탕으로 선수들이 공동 생활과 정해진 훈련 체계 속에서 코치와 감독의 도움, 선수들 간의 활발한 정보 공유 등이 있을 때만이 말 그대로 '프로다운'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의 e스포츠 구조가 해외보다는 발전된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고 이것이 곧 선수의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충분히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죠.
물론 기업 중심의 구조는 이윤 창출 및 자본의 논리에 의해 운영되는 기업의 특성에 따라 발생되는 부작용이 분명 있을 수 있습니다. 선수든, 방송국이든, e스포츠판 전체든 기업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고, 특히 협회가 각 e스포츠 구단으로 짜여진 e스포츠의 경우 과거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등 실제로 그 부작용을 나타내었습니다. 그러나 기업이 e스포츠 시장에서 발을 뺀다면 결국에는 다시 e스포츠 초창기와 같은 굶주린 환경의 e스포츠판이 될 수밖에 없고, 이미 한 번 배부른 시절을 지켜봐왔고 직접 경험한 현재의 e스포츠 선수들의 경우 과거의 선수들과 달리 열악한 환경에서 프로게이머 생활을 계속해 나갈 유인을 찾지 못하고 은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장 리그 운영이 중지되고 e스포츠 시장이 몰락하지는 않을 것이므로 당분간은 최상위권 선수들이 상금 헌터 식으로 연명해 나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다수의 선수들이 떠나간 시점에서 이는 장기적으로 유지되기 어려운 구조일 수밖에 없습니다.
즉 기업 중심의 e스포츠판이 갖는 단점에 불만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하여 이러한 구조 자체를 인정하지 못하고 기업 후원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로리그 운영에 의문을 품는다면 그야말로 너무 한 쪽에만 치우친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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