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해탱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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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4-10-23 01:35:01 KST | 조회 | 553 |
제목 |
모든 스타2 팬들의 꿈과 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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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5년 GSL 스타2 리그. 파란은 이미 16강부터 시작된 일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미 퇴물이나 마찬가지라는 평을 듣고 있던 이신형과 어윤수가
개인리그에 입성했다는 사실로도 충분히 팬들은 열광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각각 날고 긴다는 선수들을 꺾고 16강을 넘어 8강의 고지를 점령했을 때는
거의 모든 스타리그와 관련된 사이트는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그 두 명의 선수는 결국 결승전의 자리에 서고 말았다.
그리고 서로 2경기씩 주고 받았던 그들의 경기는 마지막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어윤수 선수――――아―――저, 저 이신형 선수의 바이오닉에게 달려들어야죠!!!"
"으아아아아아 저글링- 저글링- 그렇죠 달라 붙어야죠오―――"
"잡혔어요 잡혔어요 이신형 선수 진출한 병력 모두다 잡혔습니다아아-!!!!"
이신형의 병력이 모두 궤멸당하고 어윤수의 저글링과 맹독충이 앞마당 사령부를 향해서 달려들었다.
방금 훈련된 해병 여럿이 달려나왔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순식간에 사령부가 들어올려졌고, 언덕을 타고 어윤수의 병력이 폭풍처럼 몰아쳤다. 사실상 승패는 갈렸다.
카메라가 이신형의 부스를 잡았다. 그의 화면에는 GG라고 쳐져 있었다.
하지만 이신형은 엔터를 치지 않고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모습이 메인 화면에 비추어지자 대회장은순간 정적에 휩싸였다.
수 많은 이신형의 팬들도, 어윤수의 팬들도 그저 지켜볼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그 순간이 온것인가.
병영과 사령부만이 공중에 떠 있을 뿐이었다.
이 외의 모든 테란종족의 건물, 유닛은 저글링과 뮤탈리스크의 공격에 불타오르고 찢어발겨졌다.
그리고 잠시 후 짧은 메세지가 화면에 떠올랐다.
그렇게, 그렇게나 오랫동안 기다려온 메세지였다.
SKT T1_Innovation : GG
SKT T1_soO : GG
대회장을 터질듯이 메운것은 중계진의 찢어질듯한 비명과 같은 목소리였다. 이미 목은 쉰지 오래였다.
관중석에서 대회를 지켜보던 안준영 전 해설도, 고인규 전 해설도, 채민준 전 캐스터, 그리고 홍진호조차도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있었다.
"어윤수 선수!!!!!!!!!!!! GSL!!!!!!!!!!!! 스타크래프트2 리그 우승!!!!!!!!!!!!"
"드디어- 어윤수 선수가 같은 SKT T1 팀의 이신형 선수를 제압하고- 여기까지 오느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SKT T1의 어윤수 선수가 스타리그 우승, 스타리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신형은 앉아서 조용히 헤드폰과 키보드를 정리하고 있다. 하지만 표정은 그리 어둡지 않다.
어윤수는 자신이 우승을 한게 믿기지 않는듯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타임머신 밖에서는 관객들이 어윤수를 연호하는 소리가 대회장을 울리고 있었다.
자신의 물품을 다 정리한 이신형은 타임머신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어윤수는 여전히 자리에 앉아서 나올 줄을 몰랐고 밖에서는 여전히 관객들이 흥분을 감추지않고 외치고 있었다.
"어윤수 선수, 무관의 제왕이라는 설움을 드디어 극복해냈습니다. 괜히 원탑저그가 아니거든요-"
"드디어, 그렇게 이스포츠 팬들 여러분들도 염원하던 어윤수 선수 우승이 이루어졌습니다-"
잠시 후 겨우 정신을 추스른 어윤수가 일어나서 타임머신 밖으로 나오자 어윤수를 연호하는 외침은 더더욱 커져갔다.
"어윤수-어윤수-어윤수-"
그 모습을 보던 어윤수는 고개를 뒤로 돌려 눈물을 닦고, 그 모습을 보던 팬들도 난리가 난다.
여기저기서 울음을 터트리는 여성팬들의 모습이 보이고 남성 팬들도 눈시울이 붉어지는 사람들이 보인다.
나이, 성별을 막론하고 여기까지 기다리기 참 힘들었으리라.
대회 진행자가 어윤수에게 마이크를 건네주자 목이 막혀서 말을 하지 못한다.
"아. 음. 그러니까..."
마이크를 받고 이야기를 하려고 하자 또 울컥 눈물이 나온다. 팬들의 울지마-라는 외침이 들려온다.
"예. 그러니까...여기까지...어...음.."
어윤수는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럴만도 했다. 그 수많은 한...
이겼더라면...한 경기만 더 이겼더라면..그 수많은 조롱에서 벗어날수 있었을텐데.
그렇게 하루 하루 설움을 되씹어왔던 수많은 나날들이 다시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어윤수 선수가 감격하셔서 말하기 힘든가 봅니다!"
대회 진행자가 어윤수의 옆으로 다가와서 어깨를 두들겨 주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채민준과 안준영, 고인규도 눈이 붉어졌다. 어윤수의 괴로웠던 과거를 누구보다 잘 아는 그들이었다.
매번 결승전 마지막 순간에 자신들이 불렀던 이름에는 어윤수라는 이름이 없었다.
모두 다 어윤수의 상대방의 이름이었기에, 그 누구보다도 이 감격의 순간을 잘 알고 있었다.
어윤수가 감정을 추스른듯, 다시 바로 섰다. 그리고 한걸음, 한걸음. 무대 단상 앞으로 걸어나갔다.
빛나는 스포트 라이트가 눈에 부셨다. 그 강렬한 불빛에 그의 한이 풀리는듯 했다.
그리고 앞으로 걸어다건 그의 걸음이 차츰 가벼워졌다.
자연스럽게,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는 춤을 추기 시작했다.
마치, 무당이 천년 먹은 원혼의 한을 푸는 굿의 모습처럼, 그는 하늘거리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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