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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로그스
작성일 2014-12-01 15:16:47 KST 조회 312
제목
뉴요커에 등장한 스타2와 E-sports, 그리고 그에 대한 생각

Good Game


스타크래프트2 저그 플레이어 스칼렛에 대한 프로필 기사가 이번 The New Yorker Tech Issue에 실렸다. 스칼렛을 중심으로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한 E-sports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담고 있다. 스타2 출시 이후부터 E-sports를 열심히 보고있는 나는 팬심 반, 고민 반으로 읽었다. 생각해볼 거리가 많은 기사였다. 읽으면서 든 몇 가지 생각 정리:


  • 모든 스포츠는 그저 게임일 뿐이다. 게임이 어떻게 ‘스포츠’로서 인정을 받게 되는가? 

스포츠가 ‘스포츠’로 인정받는 건 선수들이 평범한 사람들이 절대로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모습을 보여줄 때인 것 같다. 나무 막대기를 휘둘러서 공을 150미터 날려버리는 일 같은 것 말이다. 이스포츠는 바로 그 지점에서 약점이 있다. 화면으로 보이는 건 실제 사람이 아니라 게임 화면이기 때문에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은 프로 선수의 플레이가 얼마나 멋지고 어려운 일인지 알기가 어렵다. 어떻게 하면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감탄이 나올만한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 과연 서양에서 E-sports가 어느 정도까지 커질 수 있을까?

일단, 서양에서 스타 플레이어가 나와야한다. 압도적인 플레이어까지는 아니더라도 한국인들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정도의 선수는 있어야된다. 지금까지 Naniwa, Stephano, 기사의 주인공인 Scarlett 등이 있었지만, 지금은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WCS 글로벌 파이널에서 봤듯이 너무 한국인 판이다. 2015년 WCS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아메리카와 유럽을 통합한 리그를 신설하고 참가자격을 특정 비자 보유자로 제한했다. 하지만 해외 선수 보호가 지나치면 실력도 없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결국 가장 좋은 건 해외 선수들 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인데, 이를 어떻게 가능하게 할 것인지 블리자드나 관계자들이 좀 깊게 고민해봐야할 것 같다.


반대로, 한국 선수들이 영어를 잘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결국 선수는 팬이 있어야하고, 팬을 늘리는데는 게임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 사람에 대해 개인적으로 알게 되어야 감정이입이 되고 팬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의 뉴요커 기사만봐도, 사실 실력으로만 따지면 Scarlett보다 뛰어난 선수들이 20명은 될텐데 한국 선수들은 그냥 엑스트라로 나온다.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 서양의 언론에 노출되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통역사는 대안이 될 수 없다. 한국 선수들은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그리고 더 크게는 E-sports의 흥행을 위해 영어를 공부할 필요가 있다. Polt가 ‘Captain America’로 불리는 건 단순히 게임을 잘해서만은 아니다.


  • 스타2의 딜레마

다들 알겠지만, E-sports로서, 그리고 게임으로서의 스타크래프트2는 하향세다. 대세는 LOL, Dota2와 같은 AOS 게임들로 넘어갔다. 게임 이용자 수나 트위치의 시청자 수를 봐도 상대가 안된다. 


 LOL, Dota2는 모두 잘 만든 게임이다. 그렇다고 스타2가 못 만든 게임인가? 브루드워를 재밌게 플레이했고 브루드워 리그에 열광했던 많은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실제로 스타2는 상당히 잘 만든 게임이다. 게임 매체들의 리뷰가 전부라고 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게임 매체에서 스타2는 AOS 게임들에 준하는, 혹은 그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럼 왜 스타2는 LOL에 밀렸을까?


가장 큰 이유는 LOL이나 Dota2가 무료 게임이라는 점일 것이다. LOL은 게임을 무료로 풀고도 돈을 벌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냈고, 이는 유저층을 훨씬 더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스타2는 게임 특성상 그런 모델이 쉽지 않다. Legacy of the Void는 오리지널이 없어도 플레이할 수 있고, 친구가 구매를 했다면 무료로 멀티플레이를 할 수 있다. 이렇게 블리자드도 나름 노력을 하고있지만, 몇 만원을 주고 게임을 사야만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스타2의 가장 큰 어려움은 이게 아니다. 스타2는 역사상 처음으로 ‘스포츠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게임이다. 직업으로서 이 게임을 할 사람들을 고려해 만들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프로의 능력이 충분히 발현될 수 있도록 게임이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 방식은 E-sports로서는 좋을 수 있어도, 게임 자체로서는 방해물이 될 수 있다. 그만큼 일반인들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게임이 되기 때문이다. 위의 기사에서 Naniwa는 이런 말을 남겼다: “솔직히 말해보죠. 스타2는 시작하기 어려운 게임입니다. 1:1를 하기 시작하면 게임에 대해서 배우기까지 아마 20게임 연속으로 지고 시작할 거에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경험을 견딜 수가 없죠.”


블리자드는 어려운 숙제를 안고 있다. 프로들이 출중한 기량을 뽐낼 수 있을만큼 어려운 동시에,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쉬운 게임을 만들어야한다. 두 가지 상충되는 목표를 동시에 이룬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스타2의 헤드 디자이너인 데이비드 킴 또한 이번 블리즈컨 인터뷰에서 이런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LotV에 추가될 ‘집정관 모드(2명이 한 팀을 이뤄 다른 2명의 플레이어와 1:1로 플레이하는 것)’는 아마도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한 블리자드의 노력일 것이다.


결코 쉬운 상황은 아니지만 블리자드와 E-sports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같이 고민을 해봤으면 좋겠다. LoL이나 Dota2를 넘어서는 건 어렵겠지만, E-sports로서 스타2가 이어질 수 있게 만드는 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2015년 스타2와 스타2 E-sports의 흥망성쇠를 가를 중요한 한 해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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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토스테란종빨사기 (2014-12-01 15:19:26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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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무료게임......
아이콘 EVERGREENZ (2014-12-01 15:24:24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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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고 갑니다 ㅊㅊ
아이콘 백가쟁명 (2014-12-01 15:44:17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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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기사는 뉴요커 잡지에서 쓴 거고, 이 칼럼은 누가 쓴 건가요?
로그스 (2014-12-01 15:58:45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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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제가 쓴거에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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