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가 생각보다 빨리 마무리되어 심심...허니 심심풀이 글 하나 풀어봅니다.ㅎㅎ
제게는 5~6살부터 같이 지내던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물론 그 친구 이외에도 다른 동네친구들도 많았지요.
헌데 그 여자아이 어머님은 가끔씩 저희집에 오셔서 간식과 친구를 함께 맡겨 놓고 어딘가 가시곤 했어요.
그리곤 만화영화가 끝날 때쯤에는 다시 오셔서 데리고 가시는 일이 잦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친구들보다는 더 친해지게 되었지요.
나이를 먹고 같은 지역에서 자라면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같이 다녔어요.
그런데 9년동안 같은 학교를 다니면서 같은 반은 어쩜 한번도 안되더라구요.
고등학교는 갈려서 같은 재단의 남고 여고로 갔어요.
헌데 집도 가깝고 엄청 친하게 지냈기에 그 아이에 대해서 엄청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저한테 와서, 내기 게임을 하자고 하더라구요?
그것도 스타크래프트로요. ㅋㅋ 기가 막혔죠.
저는 학교에서 아주 잘하는 축에 들었었거든요.
게다가 걔는 컴퓨터도 잘 모르는 애인데 웬 스타크래프트.
겜방으로 가자고 했더니, 담배냄새 나서 싫다고 집에서 들어온다 하더라구요.
어뷰징 냄새가 났지만 걱정은 없었어요. ㅎㅎ 남자형제도 없었거든요.
그러면서 자기 친구 한명 옵을 봐도 된냐고 묻길래 그러라 했어요.
귀맵 당해도 당연히 제가 이길거라 생각했었으니까요.
저는 주종이 저그인데 저보고 패널티로 테란을 해달라고 해서 시작했죠.
로템 12시 2시
초반에 끝낼까 하다가 뭔가 내가 모르는 친구의 면이 있다는 점이 흥미롭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해서 초반에는 정찰도 안가고 냅뒀어요.
그리고 대충 15분쯤 되었을까. 중앙으로 나가는데
와. 생각했던 것보다 병력이 너무 많은거에요.
아직도 생각나는게 저 그날 탱크를 하나도 안 뽑았거든요 ㅋㅋ
팩토리 올리고 애드온도 안했었어요 ㅋㅋ
양쪽으로 저글링 오고 러커 박고 뮤탈로 견제도 하고
제법 하더라구요?
당연히 제가 이기긴 했는데, gg 치고 바로 나가 빅토리가 뜬 화면을 보고 있자니
아니, 너무 잘하는거에요. 그냥 남자애 같은 느낌. 그것도 깨 잘하는?
의아해하면서 채팅 로비로 나오니
막 키역으로 도배를 하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요.
그러더니
나 잘하지? 막 이러길래
그래 너 진짜 잘한다 막 그랬죠.
근데 그게 알고 보니까 당연히 제 친구는 아니였고
1학년 올라가서 친해진 친구라 하더라구요.
근데 걔내 학교는 여고거든요.... 아하?
-_-;; 제 친구는 아니였지만 진짜 여자였던거에요.
그것도 apm 150이 나오는 ...
역시 옵저버가 제 친구였구요. 예상대로 걔는 스타의 스자도 잘 몰랐구요.
근데 짝궁이 자기 게임 엄청 잘한다고 남자들도 다 이긴다고 막 이러니까
제 친구가 장난겸 내기겸 해서 저랑 붙인거였어요 -_-
여튼 그래서 msn 아이디 따서(?) 가끔 2:2도 하고 놀았죠.
학기초였으니 반년쯤 지났을까...
전혀 예상치 못한 부탁을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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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한게 뭐였냐면
대리게임을 해달라는거에요. -_-
그래서 제가 그랬죠.
아니 너 정도면 충분히 잘하고 여자애들은 적수가 없을텐데 무슨 대리게임이냐 했더니
어떤 클랜에 들어가고 싶대요. 그런데 실력이 안된다고.
ㅋㅋㅋㅋ 제가 그랬죠.
야 어느게임 클랜 가봐라 여자보고 실력안된다고 안 받는데 있냐고.
그러니까 제 친구가
아 자기도 자기가 이쁜거 안다(지랄;). 근데 자기는 여자인걸 숨기고 싶지도 않은데
실력으로 들어간 케이스가 되고 싶다.
이러는거였죠 ㅋㅋㅋ 여자인걸 숨기고 싶지도 않지만 아무튼 뭐
여자버프로 들어가긴 싫었던거 같아요.
그래서 제가
아 뭐 그래 어려운 것도 아닌데 해줄게 라고 했더니
저한테 그러더라구요. 근데 이젠 자기 스타가 아니라 워크래프트를 한다고...
그때가 프로즌쓰론, 그러니까 확장팩 나온지 얼마 안되었을때 였는데
저는 워크래프트를 오리지날때는 컴퓨터랑 몇판해보고 안했었거든요.
컴퓨터가 너무 잘하더라구요 -_-;
여튼... 그래서 제가 그랬죠. 아니 난 또 스타라고...
난 워크래프트 잘 못한다 이러니까
그건 자기는 상관없고 -_-;; 연습해서 자기를 넣어달라는거에요.
아니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ㅋㅋㅋ 이러면서
그날 테크노마트로 가서 워크래프트를 샀죠 그것도 오리지날+확장팩 -_-..
그땐 여친이 없었어요...
근데 해보니까 꽤 재밌고 레벨제여서
레벨 올리는 맛이 있더라구요.
열심히 하다보니까 한 2달쯤 지났을 때는 래더 페이지에 들어갈 정도가 되었어요.
공부를 안했으니 가능한;; 쿨럭쿨럭
그 들어가려던 클랜은 W모 클랜으로 명문으로 아주 유명했어요.
명문이라 그런지 -_- 들어가기 전에 홈페이지에 테스트 신청을 했어야 했는데
뭐 아이디 성별 사는 곳 이 정도 적는거였어요.
근데 제 친구는 사진까지 올리더라구요 ㅋㅋㅋㅋㅋ 무슨 심보인지
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워크래프트는 레벨이 아이디에 붙어있어서 대강 실력 가늠이되지요.
제 친구는 대충 한 20렙쯤 되었나. 테스트 제한에 택도 없는 레벨이였는데
여자기 때문에 그냥 볼수 있게 해줬어요.
정확히 말하면 여자는 테스트 필요없고 여자인 것만(-_-;;) 확인되면 가입 시켜주었거든요. 대다수 클랜이
W클랜도 예외는 아니였죠.
근데 제 친구가 테스트를 본다고 하니까 그 쪽에서도 재밌었나봐요.
결국 대망의 날. ㅋㅋㅋㅋ
그 쪽 클랜 마스터인지 테스트인지가, 어차피 클랜은 가입되셨으니까 마음 편히 보세요~
이랬는데
그날 저희집에서 했거든요. 친구랑 ㅋㅋ 지 아이디로 로긴하더니 저보고 하래요 -_-
3선승제였는데
첫판 끝나고 나오니까
클랜 채팅로비에서 사람들이 또 키역을 엄청 치더라구요 대박이라고 ㅋㅋㅋㅋ
대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 이렇게요.
왜냐면 제가 이겼거든요 -_-;;
그리고 두 번째판 했는데 두 번째판은 거의 호각이였다가
제가 겨우 이겼어요. 원래는 저보다 잘하시는 분이였던걸로 기억하는데
템운이 좋아서 이겼어요.
그러니까 그때부터 사람들이 술렁이더니, 클마가 귓말로 여자분 아니시면
그만해달라고 하더라구요. ;;
제 친구를 쳐다보니까, 자기를 왜 쳐다보냐고 막 그러더니
귓말을 제 친구가 답하는데
자기 여자 맞다고ㅋㅋㅋㅋㅋ 그러더니
전화 해보시라고 막 -_-;
근데 진짜 했어요... 물론 목소리 듣고 바로 끊으셨지만
클랜 몇분이 확인 하셨는지 웅성웅성
갑자기 위아더 월드 되어서 친추 요청 막 들어오고 ㄷㄷ
그 다음에 제 친구랑 클랜분들이랑 2:2나 3:3하면
와 ~ 어떻게 그렇게 잘하냐고 ㅋㅋㅋ 막 이랬대요
제 친구는 그 레벨 수준으로만 했겠지만;;
이미 콩깍지가 씌여서 클랜분들이 눈이 하트가 됐나봐요
... 큼큼;; 어쨌던 어뷰징은 나쁜 일이지요.
혹시 워크래프트 하셨던 분들 중에서 길드에 너무 잘하던 여자가 있으셨다면...
아마....... ...... 아마....... ㅋㅋㅋㅋ 여자가 아닐겁니다.
원래는 되게 재밌는 추억인데 글로 쓰다보니 좀 재미 없어졌네요.ㅋㅋ
아무튼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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