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부족한 실력이지만 최지성vs이영한 선수의 경기와 이신형vs한지원 선수의 경기를 보면서 뜨거운 감자였던 10병영 플레이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지뢰, 토르 없이 뮤링링을 상대하는 모습에서 깊은 인상을 받아 [10병영]이라고 부르기는 합니다만 이 체제의 가장 중요한 것은 10병영이 아니라고 봅니다. 가장 중요한 건 10병영을 세우기 위한 포석, 1병영 트리플에 있다는 것이라고 봅니다.
최지성 선수는 이영한 선수와의 경기에서 1세트에서는 병영 더블 이후 트리플을 지으면서 반응로를 붙였고, 3,4세트에서는 노병영 더블이후 병영에 트리플을 지은 후 전차를 뽑아줬습니다. 1세트에서는 링링에 찢겼지만(...) 3,4세트는 우월한 물량으로 압도해버렸죠. 그에 비해 이신형 선수는 1세트는 벙커링 이후 트리플이었고, 2세트는 밴시 트리플이었죠. 결과적으로 저그에게 끌려다니다가 패배하고 맙니다.
10병영이란 1병영 트리플이라는 체제의 연장선에 있는 빌드로 보입니다. 극도로 올인에 취약하지만 위험한 타이밍을 넘길 수만 있다면 미친듯이 물량을 찍어 낼 수 있고, 테란의 물량이 저그를 상회하는 순간에 밀어붙이는 타이밍 러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체제에서 굳이 지뢰를 섞지 않는 이유는 스캔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지뢰를 섞을 경우, 천공 발톱업이 되지 않는 이상 테란은 지뢰의 위치 선정에 시간을 들여야 되고, 지뢰가 좋은 자리를 잡게 하기 위해서 점막을 지울 필요가 있게 됩니다. 하지만 10병영은 저그가 테란의 물량을 따라잡기 전에 물량으로 밀어붙이는 만큼 조금이라도 시간을 앞당길 필요가 있고, 물량을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즉 모든 마나를 지게로봇에 투하하게 된다는 거죠.
정리하자면 최지성류 10병영의 본질은 [1병영 트리플 - 지게로봇 최적화 - 10병영] 이라는 일종의 연계되는 빌드라는 겁니다. 애초에 1 병영 트리플이 무사히 활성화 되는 순간 테란의 회전력이 무시무시하기 때문에 뭘 해도 테란이 좋습니다. 그러나 10병영은 1병영 트리플에서 연계되어 절대 저그가 막을 수 없는 타이밍에 공격을 가는 일종의 필살기 체제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소견에는 이미 10병영이 갖춰진 상황에서의 파훼법은 딱히 없다고 봅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10병영은 1병영 트리플 이후에 들어가는 필살 콤보이기 때문에 테란이 조공을 해주지 않는 이상 회전력에서 저그가 떨어져나갈 수 밖에 없거든요. 그냥 간단하게 정찰을 통해 1병영 트리플을 확인하고 올인으로 찢어버리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링링에도 쉽게 찢기고, 바퀴 찌르기에도 당할 수 있는 체제인 만큼 빠르게 테란의 의도를 파악하여 초반에 끝을 내버리는 것이 최고의 카운터라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