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알았는데 역시갓..
STX 김구현 미국서 큰 사고 당할 뻔, “이영호가 내 생명 구했다”
STX의 간판 프로게이머인 김구현이 미국 체류 도중 물에 빠져 죽을 뻔한 위험에서 주변 동료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위기를 모면한 것으로 밝혀졌다.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린 WCG 2010 그랜드파이널 스타크래프트 종목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에 머무르고 있던 김구현은 경기 일정이 모두 끝난 5일 새벽(현지 시간), 같은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인 이영호(KT), 이제동(화승)등과 함께 숙소인 윌셔 그랜드 호텔의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겼다.
기대했던 금, 은, 동메달을 사이 좋게 싹쓸이한 3명의 국보급 프로게이머들은 공식 일정이 모두 마무리된 상태에서 다음 날 13시간 정도 걸리는 비행 시간을 감안해 모처럼 밤을 지새우며 친목을 다졌고 오전 6시경 호텔 내의 수영장이 개장하자마자 수영장을 찾았다.
실컷 물놀이를 즐긴 뒤 수영장을 빠져 나오려는 찰나 예상보다 수심이 깊었던 탓인지 발이 땅에 닿지 않은 채 갑자기 당황하게 된 김구현은 크게 허우적거리며 순식간에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같이 있던 미국 심판 한 명과 나머지 선수들은 김구현이 수영을 할 줄 알았고 계속 수영 중이었기 때문에 사태의 심각성을 쉽게 알아채지 못했다고.
김구현이 10초 이상 물을 마시면서 계속 허우적대자 곧 사고가 났다는 것을 알아챈 미국인 심판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해라”고 외치며 물에 뛰어들었으나 수영 실력이 미숙했던 탓인지 당황한 김구현의 힘을 이기지 못해 오히려 같이 빠져 허우적댔고 사태는 순식간에 악화됐다.
바로 이 때 옆에 있던 이영호가 물 속으로 뛰어 들었고 어렸을 적부터 수영을 배웠다는 이영호는 김구현이 자신을 잡게 만든 다음 간신히 손을 뻗어 수영장 바닥을 짚어 김구현을 구해낼 수 있었다. 같이 빠졌던 심판 역시 수영을 하지 못해 밖에서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이제동의 필사적인 도움으로 가까스로 빠져나오는데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모두 목숨을 건지며 가슴을 쓸어 내리는 해프닝으로 마무리됐지만 사람이 없는 새벽 시간에 일어난 일인데다가 지켜 보는 사람도 없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사건이었다. “이렇게 죽게 되는구나”하는 생각마저 들었다는 김구현은 “영호가 수영 실력이 조금만 더 모자랐더라면 우리 모두 어떻게 됐을 지 모른다”며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이야기했다.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한국에 돌아온 뒤 이 같은 사실을 직접 밝힌 김구현은 “영호가 생명의 은인이 됐다.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앞으로 새로운 삶을 얻었다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며 진한 동료애를 발휘한 이영호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