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Love.of.Tear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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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5-10-21 07:54:05 KST | 조회 | 447 |
제목 |
아프리카 TV의 결정을 존중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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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실 개인방송 콘텐츠를 즐기진 않습니다. 수익 때문에 별 해괴한 행동을 하는 BJ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것이 재미를 위한 것이고, 또한 이것은 저만의 생각일 수 있으므로 이 부분은 넘어가도록 하고요.
저는 아프리카 TV의 이같은 결정을 존중할 수 없습니다. 자연인으로서의 방송은 막지 못한다고요? 자연인의 경계가 어디까지입니까? 전 프로가 은퇴하고 나서 방송하면 자연인입니까? 진짜 자연인이라면 이렇게 봐야 하지 않을까요? 첫째 프로무대에 몸담은 적이 없는 자. 둘째, 아마추어이면서 아프리카 TV 방송에서의 인지도가 낮은 자. 뭐 물론 비유가 너무 억지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예시로 든 프레임을 놓고 생각하면 소위 조작 게이머들은 자연인이 아닙니다. 그들은 프로라 불리던 자였고 그로 인해 인지도가 높습니다. 한 번 떴다 하면 크게 한 탕 하는 자들입니다. 그러므로 그들을 자연인이라 생각할 수 없습니다. 어떤 면으로도 말이죠.
그런 이들을 가만히 놔두는 건 별로 모양새가 좋지 않습니다. 물론 죄를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혹시 아프리카 TV에서 “저희도 그런 생각이 있어서 이같이 조치한 것입니다.”라고 하신다면 저는, “아. 그렇습니까?” 하고 고개를 끄덕일 겁니다. 그러나 저는 이 동의와 더불어 이 말씀을 덧붙이고 싶습니다. “저 또한 죄를 미워하는 겁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짓는 죄는 엄청난 수일 겁니다. 그 죄들을 다 포용하지 않고, 모조리 단죄하면 어떻게 흘러갈지 모릅니다. 하지만 대회입니다. 대회 관전의 목적이 무엇인가요? 프로들의 실력을 가늠하는 것도 있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랜덤한 실수 역시 프로 스포츠를 관전하는 또 하나의 묘미 아닐까요? 상대의 실책을 빠르게 캐치해서 승기를 제 쪽으로 끌어오는 것은 스포츠의 참 재미죠.
조작은 이처럼 결과가 정해져 있다는 것 또한 문제지만, 더 화나는 것은 그들이 프로이기를 거부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자들에게 겉으로만 프로의 탈을 벗었다 하여 면죄부를 주고 그들에게 활동할 수 있는 땅을 허락한다는 건 용납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아마 그들은 마당에 입성하게 되면 지난날의 추억에 취해 금기해야 할 단어를 또 다시 쓰겠죠. 전(前) 프로, 프로게이머.
역겹지 않습니까? 제 발로 싫다고 떠난 이들이 눈 하나도 깜빡 안 하고 예전 직함을 쓰는 것이요. 저는 “당신들이 그 행태를 막지 않으면 당신들의 플랫폼을 이용 안 해!” 같은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혹 그들이 방송하더라도 보지 않으면 그 뿐이니까요. 그리고 백 번 이해해서 죄인이라 할지라도 개인의 자유의지를 막진 않겠다는 취지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새로운 GSL을 준비하게 됩니다. ‘글로벌 스탠더드 리그’를 표방하는 GSL이 개최되는 곳에서, 순수와 열정이 가득 차 있다고 말하는 이곳에서, ‘중계하다 쓰러지겠다.’ 말하는 곳에 한 편에선, 불법과 편법에 합류했던 이들의 방송이 양립한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그리 된다면 마치 조작한 녀석들이 “너희들이 보고 즐기는 거. 다 진짜 같지? 그거 짜고 치는 거야.”하고 비웃는 것 같아 보일 지도 모릅니다. 부디 모두를 속인 자들에게 피난처를 주지 마십시오.
다들 아시는 것처럼 e스포츠는 겉으로 보면 다른 스포츠에 비해 빨리 발전한 것 같지만 들여다보면 많은 이들의 공이 함께 서려 있습니다. 농작물은 어느 정도 키워냈다고 방심할 게 못 됩니다. 물의 양과 일조량, 그리고 각종 해충의 범람으로부터 구해내야 하듯 e스포츠 역시도 하나의 건실한 열매가 될 때까지 방심하면 안 됩니다.
그러니 “자연인으로서의 방송은 막지 못한다.” 딱 잘라 말씀하지 마시고, 더 큰 이득과 보람이 어디 있는지 보셨으면 좋겠고. 또한 아프리카 TV의 비전이 혹 글로벌 게이밍 브로드캐스팅이라면 다시 이 결정을 재고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다소 정돈되지 않은 글 보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e스포츠 팬
러브오브티어스 드림
본문은 PgR21.com의 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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