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vertical_probe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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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5-11-01 20:00:39 KST | 조회 | 160 |
제목 |
스타1 스토리 간략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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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리지날
오리지날의 장르는 기본적으로 비질란테입니다(저그만 빼고).
당신은 마 사라에서 펜대나 굴린 행정관이었지만 저그의 침공을 겪었고, 그것을 막기보다는 억압의 도구로 쓰려는 테란연합이 횡포를 겪었죠. 결국 당신은 스스로 들고 일어나 싸우게됩니다. 외계의 침공에 대항하기 위해, 그보다 더 큰 위협이 되는 정부의 압제를 이겨내기위해 자경단이 된 것이죠. 그 끝은 좋지 않았습니다. 악과 싸우려던 자경단의 도덕적인 타락이 당신의 모든것 빼앗아가고 말았죠.
아이어에서 당신은 신임 집정관입니다. 유래없는 혼란의 시기에서 정의를 세워야하는 어려운 임무를 수행해야하죠. 당신은 이것을 보다 어렵게 만드는 것이 저그의 침공이 아닌 눈먼 대의회라는걸 깨닫습니다. 당신은 무엇이 진실인지 알아야했으며, 그걸 위해 기존에 믿은 모든 신념을 스스로 버리고 대의회의 반대편에 섭니다.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자경단이 되어, 대의회에 쫓기면서 침략자를 물리쳐야하는 고된 길을 걸어가죠.
당신이 테란이든 프로토스이든 오리지날의 스토리는 명확합니다.
기존의 법과 정의로는 처단할 수 없는 악이 있고, 그 위험을 이겨낼 영웅은 당신밖에 없습니다. 어떤 이유로 당신이 이 가혹한 세계에 뛰어들었건간에 당신은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고, 모든 이에게 공격받으며 세상을 위해 고독한 싸움을 계속해나갑니다. 이 자체는 진부한 스토리이고(외국인들은 이런걸 엄청 좋아하는것 같아요), 같은 플롯이 E번이나 반복되지만 게임은 이걸 꽤 매력적으로 버무렸습니다. 당신이 보는 시각의 차이, 그리고 그 노력이 거둔 결과의 차이가 흥미롭게 버무려지도록 꾸며졌죠.
당신은 테란에서 거대한 적과 맞섰습니다만,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싸운 당신의 투쟁은 좌절당했습니다. 믿었던 자경단이 타락해버렸고, 예전의 압제자와 똑같이... 아니, 훨씬 악랄한 악이 되는걸 보았고 거기에 일조하기까지 했었습니다.
시점이 외계인인 프로토스로 넘어가면서 당신은 프로토스가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것을 -어쩌면 당신과 훨씬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특히나 추방자로 낙인찍힌 테사다와 마주치게 되면서 더 그렇습니다(오리지날의 가장 영리한 부분이 여기입니다. 테사다와 레이너라는 공통된 인물을 두개의 플롯에 연이어 등장시킴으로서 두 종족의 이야기를 하나로 묶었거든요. 레이너의 '그건 나에게도 일어난 일이지'는 전혀 다른 두 종족의 두 자경단을 하나의 자경단으로 묶어줍니다)
당신은 당연히 이전에 벌어진 결과와 다른 결과가 나오길 바랄 것이고, 테사다가 맹스크와는 다른 지도자이길 바랄 것입니다. 형식으론 전혀 다른 두 종족의 이야기지만, 플레이를 하는 당신의 심리에선 이것은 하나의 이야기, 하나의 자경단이 되었으니까요. 엔딩에서 테사다의 희생에 감동할 수 있었던 것은, 테란에서 당신의 노력이 최악의 형태로 돌아왔던것이 프로토스에선 당신이 바랜 이상으로 돌아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2. 종족전쟁
종족전쟁의 장르는 서스펜스입니다.
사람은 안정을 추구하지만, 서스펜스는 그것을 깸으로서 긴장을 불러일으킵니다. 서스펜스가 미스테리에서도 특히 어려운 것은 일탈과 위험이 항상 가까이 있어야하며, 결코 멈추지 않고 새로운 일탈이, 위기가, 불안정성이 계속 나와야 한다는 점입니다. 종족전쟁은 케리건을 내세우고, 또 다른 적대감을 일으킬 UED를 내세움으로서 이것을 영리하게 극복했습니다.
종족전쟁의 모든 부분은 오리지날을 이어가고 싶어하는 플레이어의 의사를 철저히 부정하고, 오리지날이 쌓아온 모든 것을 헤체시키는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과정 하나하나는 -모든 서스펜스가 그렇듯- 믿음과 불신, 그리고 배반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왜 호칭을 '당신'에서 '플레이어'로 바꾸었냐면... 아르타니스나 칼로스 따위를 저 자신이라고 인정하기 싫기 때문입니다. 크리스티 골든은 오래살 겁니다. 저도 운전대 잡으면 수명이 늘어나는걸 확연히 느끼니(주고받는 욕설중에 늘어나는 평균수명) 크리스티 골든은 거의 장생불로하겠죠)
프로토스에서 플레이어는 수많은 희생끝에 파괴한 초월체가 다시 태어났다는 것을 알게되고, 가장 위험한 적수인 케리건과 손을 잡습니다. 그 뿐 아니라 우주 저편에서 UED가 나타나 프로토스의 모든 영토와 함대를 몰수하겠다는 적대적 인간세력의 오만한 도발까지 받게됩니다. 서스펜스의 시작으로서 이보다 더 완벽할 수가 없습니다.
이후의 행보도 플레이어에게 큰 충격과 위기를 가져다 주는데, UED는 종족전쟁의 또다른 영리한 아이디어라는게 밝혀집니다. UED자신이 이 서스펜스의 또 다른 주인공이기 때문입니다
(미리 말하지만 전 종족전쟁의 주인공은 케리건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서스펜스에서 주인공은 배신자가 아니라 배신당하는자거든요 - 반대가 되면 극의 힘이 약해집니다. 킹핀은 서스펜스의 핵심이 되는 주역이지만, 주인공은 데어데블인것처럼 말이죠)
UED는 천하의 개쌍... 악당이지만, 주인공이 됨으로서 플레이어는 UED에 감정을 이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로인하여 플레이어는 듀갈-스트코푸-두란이란 일탈-위기-불안정성이란 서스펜스의 문법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죠. UED는 참 엿... 마음에 안드는 집단이지만, 서스펜스의 중대한 축임과 동시에 또다른 주인공인 UED야말로 종족전쟁의 서스펜스를 한단계 복잡하고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마지막 저그, 케리건의 배신은 모든 것에 마무리를 짓는 서스펜스의 끝에 해당합니다. 가장 필수적이지만 동시에 진부해질 수 있는 부분인데, 종족전쟁은 썩 매끄럽진 않지만... 나름대로 점수를 줄만합니다. (사실 서스펜스의 마지막 부분은 뭘해도 진부함을 피하긴 어렵습니다. 모든 복선을 회수해야 하기때문에 훌륭한 극이 설명문으로 변하는 일이 허다하거든요). 마지막에 케리건에 대한 복수에 불탄 적들의 함대를 물리치고 저그의 정점에 서는 엔딩은... 영리하다고 평가하긴 어렵지만 중박은 친 좋은 엔딩이라고 봅니다.
3. 스타1 스토리의 전체적인 평
결론은 한국의 운전문화는 글로벌 미풍양속 스타1은 무척 훌륭한 스토리입니다. 근본이 RTS다보니 스토리 역시 RTS의 문법으로 제약됨에도 불구하고 가능한한 많은 표현을 하기 위해 노력했고 또 성공했습니다. 특히나 감탄스러운 부분은 오리지날과 확장팩이 전혀 다른 장르를 소화하고, 그 장르적 문법을 RTS의 문법으로 표현했단 점입니다. 이런 영리함에는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습니다.
RTS에 있어서 스토리의 중요성은 큽니다. 훌륭한 스토리는 작품의 세계관을 열어주고, 유저로 하여금 그 세계에 빠져들게 만들어주기 때문이죠. 따라서 훌륭한 스토리로 시작한 스타크래프트는 그 시작이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RTS에서 세계관과 게임의 질이 보다 중요한 요소이긴 합니다. 그러나 세계관은 전작에서 물려받고, 게임의 질은 발매 후에도 향상시키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고려하면(그리 좋은 예는 아니지만 레드얼럿3를 들 수 있죠), 스토리는 명작이 될 필요까진 없지만 일정 수준 이상까진 반드시 갖춰져야합니다(그래서 스토리를 개망으로 만든 CnC4가 폭망한 겁니다.... 잘나가는 프렌차이즈를 끝장내다니... 네놈들의 피는 무슨 색이냐!!! EA!!!!).
따라서 팬들의 관심은 후속편의 스토리에도 큰 부분이 가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후속편은.... 이 이야긴 또 다른 게시글로 작성하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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