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vertical_probe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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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04-17 20:59:10 KST | 조회 | 1,845 |
제목 |
스타는 어느 순간 치명적으로 잘못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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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윤영서대 주성욱 경기를 다시 봤는데... 거기서 엄청난 문제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체 무슨 전략 게임이 일꾼만 쳐잡고 게임이 끝날 수 있나요?!
아마추어리그도 아닌 프로경기인데도요.
비단 그것만이 아닙니다.
단 몇초만 화면을 놓쳐도 게임은 순식간에 기울어버립니다.
게이머들이 원하는 것은 군대와 군대가 자웅을 겨루는 게임입니다.
세세한 컨트롤도 보는 사람들에게 쾌감을 선사해줄 수 있습니다만, 전략게임이면 전략을 강조해야죠.
플레이하는 사람이 전체 군대를 일일이 통제하지 않으면 안된다는건 전략게임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대체 어떤 군대가 지휘관이 일일이 싸우는 법을 지시하지 않으면 안되나요?
사실, 스타 초기만해도 이런 방향은 아니었던게 분명합니다.
슈퍼웨폰과 에픽 유닛 - 핵과 모선이 있으니까요.
슈퍼웨폰과 에픽 유닛이 있는 게임의 공통점은 명확합니다.
게임 자체가 물량과 조직을 강조하는 경우가 그런 종류입니다.
예를 들어 듄, CnC, 슈프림 커맨더처럼 자원이 무한하거나, 허용된 자원하에서 큰 물량이 나오는 경우죠.
이런 게임들은 적의 군대를 파악하여 적확한 상성으로 적을 정복하지 못하면 지리한 소모전 양상이 되고, 그걸 뒤집는 수단으로 슈퍼웨폰과 에픽 유닛이 동원됩니다.
자날 베타시절 모선의 압도적인 힘은, 실제로 그만한 압도적인 대군세에 맞서기 위함이 명백합니다.
아니, 스1보다 강조된 상성관계만 봐도 스2가 소소한 전술적 유불리는 중요치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뚜렷한 상성'이란 시스템 자체가 전투가 지리한 소모전 양상으로 가는걸 방지하고, 전략과 심리전 요소를 강조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니까요.
그런데 베타를 넘어가 정식출시 시점에서 스타는 예상과 매우 엇나가버렸습니다.
구체적인 변화는 다들 겪었보셨을테니 넘어가고, 진짜 실망스러운 부분은 그 다음입니다.
게임의 디자인이 개발자의 의도를 벗어나는건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게이머가 개발자가 생각치 못한 양상을 만들어내는 것도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구체적으로 저그 맹독충을 해불 허리돌리기로 극복한 다음부터 스타는 이상한 방향으로 변했습니다.
개발자가 제정신이라면, 해병과 불곰의 버그를 잡아내고 맹독충을 제압할 테란의 테크를 강화해야만합니다.
...개발자는 이 시점부터 잘못된게 분명합니다.
명백히 이 시점부터 게임은 해불 허리돌리기를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테란은 물론, 저그와 프로토스의 밸런스도 해불 허리돌리기를 전제로 밸런스가 짜여져버렸습니다.
이기고 싶은가? 그럼 컨트롤을 해라! 라고 개발자가 게이머에게 빠른 손질을 요구한 것입니다.
그 결과...
스타2는 처음 시작할때는 쉬워도, 고수가 되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라는 스타2 초기의 개발사상과 백만광년은 떨어진 게임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래서야 아무리 인터페이스가 개선되고, 인공지능이 게이머 친화적으로 되어도 어쩔 수 없습니다.
개발자들부터가 초기의 개발사상을 잊어버리고, 처음 접하는 게이머에게 친절한 게임을 배제해버렸으니까요!
덕분에 지금 게임은 소수의 군대끼리 겨루는 국지전마저도 상성의 영향으로 순삭겜이 되었습니다.
다수의 군대가 겨루는 웅장한 대결도 게이머가 순간 한눈팔면 초토화되는 노잼 전투가 되었습니다.
그러라고 강조한 상성이 아닐텐데?!! 라는 울분이 솟구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아... 정말 한탄만 나옵니다.
스타크래프트 베타부터 지금까지의 유닛 성능과 패치 내역을 보면 게임 개발 흐름이 보여요.
초기에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게임, 그러나 고수가 되려면 연구가 필요한 게임'이라는 개발진의 웅대한 포부가 보였고, 바로 이것이 제가 원하는 게임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스타2에 엄청난 기대를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게임은 이기고 싶니? 그럼 컨트롤을 해!라는 게임이 되어버렸습니다.
대체 어쩌다 개발진은 스타2를 시작할때의 야망을 잊게된 것일까요?
이제 게임은 너무나 멀리서부터 길을 벗어난 탓에 이제와서 길을 바로잡기도 어렵습니다...
...그저 스타3에선 개발진이 자신들의 초기의 설계와 야망을 되살리기만을 바랄 수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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