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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아름답고큽니다
작성일 2016-06-24 17:11:52 KST 조회 527
제목
DK전

[고]씨는 본래 DK와 잘 아는 사이였다. DK가 당시 밸런스 디자이너가 되어서 [고]씨에게 위항이나 여염에 혹시 쓸 만한 인재가 없는가를 물었다. [고]씨가 초야의 이야기를 하였더니, DK는 깜짝 놀라면서,

 

"기이하다. 그게 정말인가? 그의 이름이 무엇이라 하던가?"

 

하고 묻는 것이었다.

 

"소인이 그분과 상종해서 3 년이 지나도록 여태껏 이름도 모르옵니다."

 

"그인 이인이야. 자네와 같이 가 보세."

 

밤에 DK는 구종들도 다 물리치고 [고]씨만 데리고 걸어서 초야를 찾아갔다. [고]씨는 DK를 문 밖에 서서 기다리게 하고 혼자 먼저 들어가서, 초야를 보고 DK가 몸소 찾아온 연유를 이야기했다. 초야는 못 들은 체하고,

 

"당신 차고 온 술병이나 어서 이리 내놓으시오."

 

했다. 그리하여 즐겁게 술을 들이켜는 것이었다. [고]씨는 DK를 밖에 오래 서 있게 하는 것이 민망해서 자주 말하였으나, 초야는 대꾸도 않다가 야심해서 비로소 손을 부르게 하는 것이었다.

 

DK가 방에 들어와도 초야는 자리에서 일어서지도 않았다. DK는 몸둘 곳을 몰라하며 블리자드에서 어진 인재를 구하는 뜻을 설명하자, 초야는 손을 저으며 막았다.

 

"밤은 짧은데 말이 길어서 듣기에 지루하다. 너는 지금 무슨 벼슬에 있느냐?"

 

"밸런스 디자이너이오."

 

"그렇다면 너는 블리자드의 신임받는 신하로군. 내가 엄옹 같은 이를 천거하겠으니, 네가 더스틴 브라우더께 아뢰어서 삼고초려를 하게 할 수 있겠느냐?"

 

DK는 고개를 숙이고 한참 생각하더니.

 

"어렵습니다. 제이의 계책을 듣고자 하옵니다."

 

했다.

 

"나는 원래 '제이'라는 것은 모른다."

 

하고 초야는 외면하다가, DK의 간청을 못 이겨 말을 이었다.

 

"현 저그와 테란이 경기를 하면 탱료선에 맞고 해방선에 치이고 의료선 견제에 당하며 도무지 게임이라고 볼 수가 없으니, 청컨데 탱료선을 너프하여 저그의 숨통을 틔워 줄 수 있겠는가?"

 

DK는 또 머리를 숙이고 한참을 생각하더니,

 

"어렵습니다."

 

했다.

 

"이것도 어렵다, 저것도 어렵다 하면 도대체 무슨 일을 하겠느냐? 가장 쉬운 일이 있는데, 네가 능히 할 수 있겠느냐?"

 

"말씀을 듣고자 하옵니다."

 

"무릇, 스타크래프트 2에서 경기를 함은 종족과 종족이 맞붙을 때 중요한 것이 전장이니, 이 전장이 균형잡힘은 쉬이 볼 수 없는 것이요, 완벽하지 못한 밸런스도 지도의 패치로 맞아들어갈 수 있는 법이다. 커뮤니티의 의견을 받아들여 현 래더 맵을 벗어나 조금의 생각이라도 담긴 정상적인 지도를 뽑을 수 있겠느냐?"

 

DK는 힘없이 말했다.

 

"하오나 컨셉맵을 사용하지 않으면 만 게이머들이 모두 지겨워 공허의 유산을 그만둘 텐데, 어떻게 밸런스 맞는 지도를 쓰겠습니까?"

 

초야는 크게 꾸짖어 말했다.

 

"소위 밸런스 디자이너란 것들이 무엇이란 말이냐? 모든 사람들이 지도에 만족하지 못하고 그랜드마스터를 달성한 게이머도 이미 이 땅을 벗어난 마당에 밸런스 디자이너라 뽐내다니, 이런 어리석을 데가 있느냐? 모든 지도들이 테란 이외에는 쓸 곳이 없는 사신의 정찰 경로를 본진에 뚫어두며 테란에게만 유리한 언덕과 바위를 덕지덕지 달고 나오며 테란에게만 유리한 각 멀티 지역 뒤 편의 뻥 뚫린 공간을 두어 마치 저그 게이머를 농락하듯 대놓고 보이는 의료선을 잡지 못하게 만드는데 대체 어떻게 밸런스가 맞기를 바란단 말이냐? 이제 스타2의 미래를 위해 밸런스를 맞추겠다면서, 그까짓 옹고집 하나를 아끼고, 유닛 하나하나의 오버스펙에 칼질을 대야 할 판국에 그것도 하지 못할 망정 네 스스로의 좁은 견식에 비추어 지도 조차 수정하지 않으려 한단 말이냐? 내가 세 가지를 들어 말하였는데, 너는 한 가지도 행하지 못한다면서 그래도 신임받는 밸런스 디자이너라 하겠는가? 신임받는 밸런스 디자이너라는 게 참으로 이렇단 말이냐? 너 같은 자는 칼로 목을 잘라야 할 것이다."

 

하고 좌우를 돌아보며 칼을 찾아서 찌르려 했다. DK는 놀라서 일어나 급히 뒷문으로 뛰쳐나가 도망쳐서 돌아갔다.

 

이튿날, 다시 찾아가 보았더니, 집이 텅 비어 있고, 초야는 간 곳이 없었다. 

 

 

 

 

간만에 다시 재탕하네

 

제발 맵이라도 좀 제대로 깔아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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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에씨비고쏠 (2016-06-24 17:37:20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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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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