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번도 밸런스로 징징댄 적이 없는데 이 궤링링 스타일은 사기다. 어서 한국 저그가 사용했으면 좋겠다."
"이번 경기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위권 한국인도 이걸 래더에서 쓰는데 나는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Snute나 Neeb도 프로토스가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모른다."
NSL 8강에서 Snute에게 0:3으로 패배하고 난 뒤 해외 프로토스 프로게이머 PtitDrogo의 발언.
저프전만큼 다채로운 조합이 통용되는 매치업은 없을 겁니다. 최근에야 다양화가 진행되고 있는 저테전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바멸충 이후 빠른 울트라를 제외한 모든 플레이가 사장되다시피 했지만, 저프전의 경우는 모든 유닛에 쓰임새가 있고, 한 번의 다전제 안에도 수많은 전략들이 빛을 봅니다.
저테전 만큼이나 저프전 역시 해외와 국내의 플레이스타일이 많이 갈렸습니다. 올해 초에는 한국이 가시지옥이 아닌 링링 위주로 게임을 풀어나갈 때 해외는 히드라-가시지옥을 조합하는 플레이가 대세였고, 지금 역시 빌드와 카운터빌드들이 발전해 한국에서는 히링링 한방뚫기를 필두로 여러운영들이 생겨난 반면 해외에는 궤링링으로 들어오는 병력을 싸먹으면서 링링으로 난전을 거는 형태가 되었죠.
해외의 궤링링은 기존 링링의 역장과 사거리에 대한 취약점을 개선하기 위해 궤멸충을 추가한 단순한 형태입니다. 궤멸충은 주 딜러가 아니기 때문에 업그레이드도 근접공업과 방업을 눌러주고, 궤멸충 역시 다수를 양산하지 않고 한 줄 언저리에서 숫자를 조절합니다. 링링의 난전능력이 뛰어난 상태에서 정면 교전 역시 섣불리 들어가다가는 역장이 궤멸충에 부서지고 링링에 싸먹히거나, 아예 역장으로 자신을 가뒀는데 자기 머리 위로 담즙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죠. 거기에 공2업 맹독충은 탐사정이 한방이다보니 근접공업을 빨리 눌러서 일꾼테러를 다니는 것도 까다롭습니다. 또한 궤멸충을 다수 생산하지 않고 맹독충 역시 상대가 공격을 올 때나 눌러주기 때문에 가스를 4가스까지만 파고 광물과 병력에(가스 최적화를 안하니까 그만큼 일벌레를 적게 찍어도 됩니다) 집중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병력의 기본 베이스는 링링이기 때문에 정면교전에서 무적인 조합은 아닙니다. 잘 쌓인 집정관과 폭풍이면 한타교전을 질 수밖에 없지만, 기존의 링링과 마찬가지로 궤링링 역시 군락을 빨리 타기 때문에 약점을 상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링링의 큰 취약점이었던 다수 파수기를 동반한 점멸자 푸시가 궤링링을 상대로는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 엄청난 강점입니다.
궤링링의 특성상 가시지옥으로 체제전환하는 일은 잘 없지만, 대부분 저글링을 위주로 생산하기 때문에 생각 외로 가스의 축적이 빨라서 추가 가스의 확보가 늦어도 사진에서처럼 울트라리스크나, 혹은 뮤탈리스크 등으로의 체제전환을 꾀하기가 쉽습니다.
과연 이 궤링링 체제는 해외 프로토스 게이머들이 말하는 것처럼 약점이 없는 'OP'인 체제일까요? 아니면 그저 현재 패치 내에서 대처할 수 있는 운영의 한 갈래인 걸까요? 확실한 건, 아직 저 스타일을 상대로 단단하게 승리를 거둔 프로토스가 나오지 않았다는 겁니다.
경기 몇 개 링크합니다.
https://www.twitch.tv/wardiii/v/82052873
트위터의 C발점이 된 Snute vs PtitDrogo. 1:55:10부터.
https://youtu.be/GHnS-1EPCmc?t=39m58s
Stephano vs 김준호. 얼마 전 화제가 되었던 한국vs외국 연승전에서의 경기.
https://www.youtube.com/watch?v=Ut8mcT1_Z-k
Stephano vs pucK.
* 제가 알기로는 스테파노를 필두로 이 플레이스타일이 확산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혹여나 이게 잘못된 정보라면 지적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