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릭키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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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10-22 12:15:50 KST | 조회 | 2,278 |
제목 |
스타2는 현재 딜레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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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쉬운 게임과 어려운 게임 사이
나는 개인적으로 유저가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쉬운 게임을 요구하는 한국 유저들의 바람과
여기저기서 이루어지는 견제와 소규모 교전, 컨트롤로 대변되는 이른바 실력에 의해 뚜렷한 성과를
드러내는 경쟁적이고 도전적인 게임을 만들기를 원하는 개발진의 개발방향 어느 한쪽도 잘못된건 없다고 본다.
즉 둘 다 맞는 얘기고 각자 추구하는 방향에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다는 것.
스타2의 인기가 왜 사그라드는걸까? 스타2는 충분히 너무나 잘 만든 게임이고 여전히 프로들의 경기는
볼거리가 넘치는 훌륭한 E스포츠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기가 줄어들고 있다.
이는 아무리 잘 만들고 훌륭한 E스포츠로써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라도 결국 즐기는 유저가
적으면 인기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작정 게임을 쉽게 만드는 것이
스타2가 부흥하는 가장 올바른 방법일까?
내 생각에 그것은 아니다. 스타2는 이미 충분히 수명이 오래된 게임이고 유저들은 충분히 많은 게임을 경험했으며
또 프로들에 의해 수없이 많은 경기들이 치루어진 게임이다. 사람들은 스타2라는 게임의 흐름과 운영에 이미
익숙해졌으며 때때로 어떤 경기들은 매우 비슷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쯤해서 다른 게임들과 비교해보도록 하자. 롤이나 오버워치, 히오스는 팀플레이 게임이라는 특수성 하나만으로도
수없이 많은 변수가 탄생한다. 아군 팀원이 하는 픽, 운영, 컨트롤, 선택들은 내가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의 영역이며
이는 게임이 반복되어 펼쳐지더라도 비교적 지루함을 덜 느끼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하스스톤은 특유의 운적인 요소가 강하게 도입된 게임으로 매판 달라지는 손패와 카드 효과들로 인해 반복되는
게임 속에서도 완전히 똑같은 흐름은 여간해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스타2는 기획단계부터 운적인 요소, 확률적인 요소를 완전히 배제하고 순수한 1:1 실력게임을 표방했기 때문에
팀원이나 행운에 의한 변수를 고려할 수 없다. 때문에 스타2라는 게임을 보다 오랜시간 흥미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유저 스스로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유닛들이 필요했고 그로 인해 탄생한 유닛들이 바로 한국 유저들이
극혐하기 이를데 없는 지뢰, 부료선, 예언자, 맹독충, 궤멸충, 사도, 분열기 등의 유닛이다.
스타1의 예를 들어 생각해보자. 스타1은 중후반기 들어 프로와 일반인의 경기를 가릴것 없이 모두 같은 빌드와
같은 유닛들만 뽑는 획일화된 흐름이 오랜 시간 이어졌고 유저들은 이에 지루함을 느껴 하나둘씩 떠나가게 되었으며
이로인해 결국은 게임 자체의 수명이 끝장나게 되었다. 스타2를 단순히 쉽게 만들고 견제 유닛을 없에고 게임속도를
늦춘다면 결국엔 스타2도 획일화된 경기 운영만으로 점철된 채 스타1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다.
게다가 스타2가 스타1보다 더 어려워졌다는 말도 스타1을 제대로 접해보지 않은 유저들의 궤변에 가깝다
현재 스타1 개인방송을 하고있는 이영호와 정윤종은 이런 말을 한적이 있다.
'스타2는 너무 인터페이스도 편해지고 게임이 쉬워져서 실력차가 뚜렷하지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스타1이 그토록 장수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게임이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까?
하지만 그렇다고 게임을 더더욱 어렵게만 만드는것 역시 결국 게임 수명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것을
현재의 스타2가 걷고 있는 행보로 설명할 수 있다. 도대체 어떤 방법이 최선일까?
2. 남탓과 운빨, 그리고 그럴듯한 보상을 이용해라
스타2는 너무나 정직하다. 하스스톤은 10등급인 유저가 운빨만 잘 터져주면 전설 등급의 유저도 잡아낼 수 있지만,
스타2는 절대로 그런 일이 가능하지 않다. 실력이 높은 유저가 거의 모든 경우에 승리를 쟁취한다.
이는 장점으로 볼 수도 있지만, 단점으로 볼 수도 있다. 유저 스스로의 실력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거기에 어떤 변명거리도 허용하지 않는다. 때로는 밸런스 탓을 하기도 하지만 그러면서도 우리는 알고 있다.
스타2의 밸런스는 결코 실력보다 우선시될 정도로 형편없지는 않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기에 유저들은 민낯처럼 드러난 자신의 실력에 짜증과 당혹감을 느끼고 게임을 쉽게 그만두어 버리는 것이다.
때문에 스타2는 적절한 남탓과 운빨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 인간이란 자신의 결점을 인정하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스타1 역시 게임이 절정의 인기를 달릴 때도 순수한 1:1 래더(혹은 게임아이 등의 외부 프로그램) 유저는 많지 않았다는
것을 참고해야 한다. 그렇기에 나는 팀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4:4는 게임엔진이 감당하지도 못하는 연산처리를 요구하는 과부하의 원인일 뿐더러 유저 분산마저 초래하므로
과감하게 삭제하고, 3:3 정도의 하나의 팀플레이 모드만을 유지한채 1:1 못지않게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팀플레이에는 1:1과는 다른 밸런스 패치를 시도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맵도 시즌마다 바꿔주고
지루하지 않도록 자주 변화를 줘야 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스타2에는 한가지 너무나도 부족한 요소가 있다. 바로 게임을 반복적으로 플레이함으로써
유저가 얻어내는 보상이다. 히오스와 하스스톤은 플레이할수록 계정에 골드가 모여서 차후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디아블로3의 경우 시즌이 새롭게 시작될때마다 새로운 캐릭터를 다시 1부터 키워야 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여러가지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에 유저들로 하여금 시즌 캐릭터를 생성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스타2는 열심히 래더를 달려봐야 기껏해야 초상화 테두리 뿐이다. 이것만으로는 게임을 꾸준히 플레이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없다. 시즌마다 스킨, 초상화, 문양, 동작 등의 추가적인 요소의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
아니면 아예 스타2도 골드 시스템을 도입해 래더를 플레이할때마다 모아서 수집품 요소를 구매할 때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3.7 패치로 추가된 수집품 탭은 앞으로 이런식으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아오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져서 확 지치는데 아무튼 스타2를 아끼는 유저로서 주말아침에 주저리주저리 써봤습니다.
요새 xp에 너무 망글이 많아져서 참 보기 안타깝기도 하고 저도 안타까움을 호소하는 글을 쓴적도 있지만 암튼
스타2가 꼭 부흥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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