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망가뿐이었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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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10-28 16:52:26 KST | 조회 | 1,136 |
제목 |
스타2를 쉽게 만든다고 흥행할 수 있는 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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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어떤 분도 비슷한 글을 쓰신 바 있긴 하지만
현재 많은 이들의 불만은 "게임이 좀 쉬워야지 사람이 들어오는데 너무 어렵다" 인데,
과연 스타2를 지금보다 "쉽게" 만든다 해서 유저 수가 늘어날지에 대해선 다소 의문입니다.
우선 장르부터 따져 봅시다. 요새 장르 탓에 인기가 저조하다 하면 그건 그저 제작진 쉴드일 뿐이다 하시는 분들도 많으신데,
저는 애초에 스타2의 문제는 과장 좀 섞어서 단지 이것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머지 단점들은 모두 이것과 연관이 있거나 수렴하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쉽다고 말하는 스타1을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물론 스타1은 당시로써 어마어마하게 흥행한 작품이긴 하지만, 이 스타1을 그대로 현재 가져와서 발매한다고 쳐 보겠습니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저는 아닐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애초에 스타1이 얼마나 쉽든지간에, 지금 현재 2010년대에는 이보다 진입장벽이 낮고 접근성 높은 게임이 널리고 널렸기 때문입니다.
대세가 된 AOS 리그 오브 레전드나 도타 2는 무료인데다가, 하고 싶은 영웅 하나만 잡아서 파도 되고 정 현실적으로 봐서 몇 명만 잡아서 파도 되는 게임입니다. (도타 2를 예전에 즐긴 입장에서 하는 말입니다.) 오버워치의 경우도 마찬가지겠고요.
하지만 스타1의 경우를 들어 보면, 종족 하나만 마스터하려 해도 엉겁의 세월이 걸린다는 것은 해보신 분들은 잘 아실 겁니다.
브루드 워의 밸런스를 선수들과 맵퍼들이 어찌저찌 맞추는 데만 해도 10년이란 세월이 걸렸습니다.
즉 RTS는 아무리 쉬워 봤자 진입장벽이 대단히 높을 수밖에 없는 장르입니다.
게다가 스타2가 스타1보다도 어려운 게임이라는 말에는 상당한 어폐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타2가 결코 쉬운 게임이라는 말은 또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스타2의 게임플레이와 인터페이스는 스타1과 워3의 그것을 합쳐서, 그리고 개선해서 편리해진 형태입니다. 건물을 부대지정해서 유닛을 뽑을 수 있어 손이 느려도 물량을 뽑을 수 있고, 각종 업그레이드의 테크트리를 낮추었으며, 유닛의 AI도 상승해 골리앗이나 드라군 같은 바보 유닛들도 거의 없죠. 군심부터는 일꾼이 처음부터 스스로 자원을 캐고, 공유는 어떻게 보면 일꾼도 다 뽑혀서 나오고요.
유닛을 모두 잘 뽑게 되어 교전 시에 더 컨을 잘하는 사람이 이기는 것은 전작과의 차이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사실 전작도 컨 잘하는 사람이 유리한 건 매한가지긴 하지만요.
이영호 선수와 정윤종 선수는 "스타2는 게임이 너무 쉬워졌다" 라고 말했다고 하죠? 이들이 선수라는 점을 감안하고 스타2에서는 말이 많았다고 해도, 스타1에 적어도 반평생을 바친 사람들인 만큼 이들의 말은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쉬운 게임이라고 또 무조건 흥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히오스를 보면 탈것이 있어 이동 시간도 짧고, 치유의 샘이랑 재생의 구슬도 있어 회복도 쉬운데다 스킬도 궁 빼면 죄다 언락되어 있으며 골드도 없고 팀 전체가 경험치 레벨을 공유하는 등 도타 시스템에 있어서 진입 장벽을 많이 쳐낸 게임입니다.
하지만 결과가 어떻나요? 히오스 좋아하시는 분께는 죄송하지만 게임 자체가 조롱거리가 되는 시점까지 이르렀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저조한 흥행에 대해서는 대인전과 한타 위주로 흘러가는 "단순한" 양상을 이유로 드는 분석이 많습니다.
즉 스타2는 어떻게 보면, 블리자드로서는 진입장벽을 낮추려고 (적어도 자날 개발 시점과 군심에 있어서) 나름대로 노력하였지만 장르의 한계에 부딪쳐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것 같습니다. 심지어 공유에 있어서도, 시간 증폭과 애벌레 펌핑 예약 등으로 매크로 컨트롤을 줄이는 변화가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2010년대에 들어서 신규 유저들이 스타2에 입문해 즐기기 시작한다 해도, 그 수가 그리 많다고 보긴 힘들 것이며 여러 가지로 쉽게 만들었다고 해도 이 장르 자체의 한계와 장벽으로 인해 진입하지 않는 사람이 다수일 것입니다.
이래서 블리자드는 차라리 스타2의 개발방향을 PvP 1대1 대전 게임에서 최고의 게임으로 만드는 쪽으로 바꾸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블리자드의 주시장인 해외에서는 이미 RTS를 코어 게임으로 간주하지요. 게다가 주시장인 해외 피드백에서 게임 속도와 난이도를 높게 해달라고 했다지요.
스타2만큼 개인의 역량을 잘 보여 주는 게임도 없을 겁니다.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견제, 컨트롤, 교전으로 하여금 거의 무조건 잘 하는 사람이 승리하지요. 이것이 마치 시험 점수처럼 실력을 그대로 보여주기에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계속 파고들어 실력을 키우고 승리와 티어를 높여가는 성취감이 대단하다는 장점도 갖고 있습니다.
게임을 쉽게 만들어야 한다는 유저들의 바램과 경쟁적인 게임을 만들려고 하는 개발진의 방향 모두 장단점이 있을 것입니다.
단지 제가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스타2가 현재 대세에서 벗어나게 된 것은 스타2의 게임 내적인 요소에서 찾기는 어렵다는 것이며, 게임의 난이도를 낮추는 것이 이 상황을 해결하진 못할 것이란 이야기입니다.
스타2는 달라지는 게임 취향의 희생양일 뿐입니다. 당장 스타2 주변만 둘러봐도 많은 사람들이 하는 멀티플레이 RTS는 스타2밖에 없을 정도입니다.
분명한 건 스타2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고 하니 대세가 된 팀 게임에서 다시 1v1 게임이 대세가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블리자드가 앞으로 계속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앞으로 e스포츠가 발전함에 따라 다시 흥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만큼 유저들이 발길을 돌리지 않게 캐주얼한 협동전의 지원, DLC 발매 등 다양하게 스타2를 지원하려고 하는 블리자드의 행보를 저는 현재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려고 합니다.
스타2가 대세가 되지 못하는 현재를 안타까워하는 팬으로서 개인적인 생각을 한 번 써 보았습니다. 필력이 많이 부족한지라 횡설수설하였다면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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