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게임이 어렵고 하는 문제는 사람마다 의견이 다른 것이고 스타2가 비교적 어려운 게임이면서 생각해야 할 것이 많은 것은 인정합니다.
그런데 꼭 보면 제 주변 사람들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스타2는 스타1보다 어렵다고 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저는 이 말이 이해가 가지를 않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써 보자면 저는 스타1이란 게임을 초등학교 5학년 때 접했는데 이미 게임을 하던 친구들에게 많이 배워 봤지만 도저히 그 친구들만큼 잘하지 못해서 주눅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스타1이 재미있었고, 어떻게든 잘해보고자 하는 생각에 주말마다 피시방에서 연습해 보았지만 그때마다 든 생각은 어렵고 답답한 면이 없잖아 있단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중학교 때 스타2가 나왔는데, 자날은 브론즈부터 시작해서 골실까지 올리고 군심때 쉬었다가 공유는 플다야 정도 찍으면서 지금까지 하고 있네요.
다시 말해 배우는 과정에 있어서는 저는 스타2가 스타1보다 훨씬 쉬웠다고 느껴집니다.
얼마 전 오랜만에 스타1을 켜 보았을 때도 적응을 못하고 금방 다시 돌아오게 되더라고요.
그때와 과거에 느낀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인터페이스가 지나치게 어렵다
스타1은 시작할 때 일꾼이 가만히 있죠. 이걸 펼쳐 주면서 일꾼을 찍어가야 하고 이 새로나온 일꾼도 자원에 직접 찍어야 합니다. 초반에야 일일히 할 수 있지만 멀티를 한두개 먹어가면 불편한게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교전도 해야 하고 다른 유닛도 뽑느라 정신이 없는데 신경을 조금만 안써도 일꾼은 놀게 됩니다. 이건 건물을 지을 때도 마찬가지고요..
싸울 때도 12마리밖에 선택할 수 없고 부대지정도 표시를 안해주는데다 이 약점 때문에 컨트롤도 어려워졌지요.
생산 면에서도 건물을 다수 선택할 수 없다보니 일일히 눌러줘서 생산해야 하고 불편한 게 너무 많더라고요.
물론 오래된 게임이라 당연한거 아니냐 소리를 하실지 모르겠지만, 스타2보다 불편하다는 건 변하지 않습니다.
2. 유닛들의 인공지능
용기병의 극악무도한 인공지능은 모두 잘 아실 겁니다.
하지만 스타1 유닛들은 기본적으로 똑똑하다곤 할 수 없습니다. 골리앗도 유명하고, 유닛을 어디 움직여 보려 하면 탭댄스 추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결국엔 컨트롤을 해야 하지만 위에서 설명했듯 컨트롤도 절대 쉽지 않습니다.
스타1 유닛들은 컨트롤하는 게 아니고 운전하는 것이란 말이 있지요. 얼마나 난이도가 높으면 이런 말이 나오겠습니까?
3. 번외편, 유저들의 수준
사실 재미있는 것은 생각해 보면 초중학교 때 스타1 잘한다고 하던 친구들도 객관적으로 봤을 때는 글쎄올시다 할 수준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스타1 해 보았자 대다수는 유즈맵이었고 그나마 헌터나 파이썬에서 팀전을 하거나 빠른무한에서 컴까기나 하는 수준이었지요. 여기서 실력을 보이던 친구가 잘 한단 소리를 듣는 것뿐이었고요.
그 잘한다는 친구들도 포톤러시같은 빌드를 쓰거나 스타2처럼 견제를 보내면 "빼! 빼!" 소리나 하덥니다.
즉 실제로 배틀넷에서 1대1 래더를 파던 친구는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다시 말해, 스타1도 제대로 해보지도 않은 친구들이란 얘기였죠.
그냥 이런 사람들이 스타2 접하면서 불곰이나 바퀴, 추적자 등 새로운 유닛들 추가와 달라진 게임 양상, 상성 등에 적응하려 들지 않고 스타1 하듯이 하니까 지기를 반복하고 게임이 어렵다면서 징징대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스타2에서는 상성이 명확해졌기에 멸자 소수가 추적자 다수를 상대해 이기고 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서 단순히 초반 빌드싸움 후 후반 물량싸움이 대부분이었던 전작의 양상대로 하다간 망하기 일쑤이고 스타1 하던 사람으로선 화나겠지요.
하지만 스타1도 상성이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게임이던가요? 저글링만으로 공성 전차와 지뢰 라인을 뚫을 수 있던가요?
마이크로가 매크로보다 중요해진 스타2에서 마이크로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은 스타2를 어렵게 생각할 수 있고, 스타1의 매크로가 쉽다 생각하던 사람들이 "스타2 어렵습니다" 하는 건 인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재 만연한 스타2가 스타1보다 어렵단 말은,
그냥 스타1 제대로 해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이상한 핑계 대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오죽하면 전 프로게이머들은 반대의 소리를 할까요?
스타1은 분명 재밌고 위대한 게임이었고, 스타2가 갖지 못한 장점들과 영광을 가진 게임이란 건 맞습니다.
하지만 이 추억보정과 행복회로가 이상한 핑계로 이어져 스타2가 폄하되는 쪽으로 가는 것 같아 안타까워 적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