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HyperYatagara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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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7-03-11 13:03:40 KST | 조회 | 9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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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은 사실 근본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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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틴 브로더와 데이비드 킴이 자날 개발하면서 이스포츠를 목적으로 스타2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게 빈 말이 아니고 정말 이스포츠만이 목적이었다면 제프 카플란의 오버워치처럼 멀티플레이에만 집중 개발해 멀티플레이 게임성으로만 인지도 탑 10 안에 들어야하고 크리에이티브에서 트레일러 영상과 코믹스 등으로 부가적인 투자를 해야하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RTS게임에 캠페인이 빠질 수는 없으니... 정말 이스포츠(≒멀티플레이)가 목적이였다면 캠페인 싱글플레이를 아무리 잘뽑아도 CNC 3 급에서 분량을 잘라내야했습니다. 그렇게 하는게 맞는겁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러지 않고 RTS역사상 최고의 퀄리티로 찬사받으며 고티를 받아냈습니다. 반면에 래더는 정발된 후에도 전진병영 컵라면사신 사차관 불곰사기론에 매우 휘청거렸죠.
스타2 개발 갈피를 잡은게 2005년부터이고 발매는 2010년인데, 자유의 날개 캠페인과 갤럭시 에디터 퀄리티만 보면 5년이라는 개발 기간이 납득 못할 건 아닙니다. 군단의 심장에선 캠페인 영상용 하이폴리곤 모델 제작 시간이 부족해서 악령의 텍스쳐만 바꿔 유령으로 만들었고 공허의 유산에선 게임 내 로우폴리곤 모델을 그대로 썼죠.
말과 결과물이 다르지 않습니까? 1년만 지나도 고전게임 반열에 들어가는 비디오게임 시장에서, 이스포츠를 목적으로 제작했다는 게임이 5년이라는 긴 개발기간이 필요한지도 의문이고, 그 덕분에 2010년에 나온 게임주제에 쿼드코어 지원도 안되고 발적화인 게임이라는 불명예까지 떠안았습니다.
이번엔 멀티플레이를 봅시다. 초창기 래더에 소개된 맵이 고철처리장, 잃어버린 사원, 사막 오아시스, 젤나가 동굴, 쿨라스 협곡, 전쟁 초원, 폭염 사막, 델타 사분면, 금속도시... 전부 앞마당까지만 겨우 간신히 먹고 트리플은 거의 먹기 힘들죠.
사실 스1때도 트리플은 먹기 좀 부담이 있는 거리에 놓는게 일반적이긴 한데, 이동속도가 4.7이 넘는 저글링과 강한 경장갑과 건물 공격력이 있고 군수공장도 필요없이 바로 속업을 누를 수 있었던 사신같이 전장 장악력이 지나치게 좋은 유닛들, 그리고 수비적 이점을 무시하는 차원관문같은 특이한 것들을 설계해서 내놓고 트리플을 저렇게 먹기 힘들게 만든다?
그리고 전쟁초원을 봅시다. 이 맵은 존재 자체가 '우리는 이스포츠를 목적으로 스타2를 만들었다' 라는 말이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를 계승하는 후속작이자 이스포츠의 황태자'가 아닌 '내가 만든, 나 더스틴 브로더와 데이비드 킴이 만든 이스포츠 게임'이라는 걸 의미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이들이 진정 스타크래프트와 그 프로씬을 계승하고자하는 의지가 있었다면 신주영 등의 태동기 1세대 프로게이머부터 강민 박용욱 김택용을 거쳐 이영호와 정명훈 허영무 등 2010년에 이르기까지 축적된 경기 데이터들을 전부 적극 참조하여 '팬들이 원하는 스타크래프트는 과연 무엇인가'를 관철하는게 최우선입니다. 그것을 최종적으로 짧게 요약한다면 중장기전의 끝없는 물량 소모전과 가끔씩 등장하는 날카로운 빌드의 긴장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임요환이 전성기를 연 1.5세대에선 1베이스에서 테크와 병력을 좀 짜내서 공격해 압박을 준후 천천히 확장을 가져가는게 보통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빌드가 더욱 연구되어 확장을 더 빨리 가져가게 되었죠
더스틴과 DK는 임요환과 그 1.5세대의 경기를 몇 개 보기만하고 분석을 관둬버린겁니다. 그렇지 않고선 날빌을 적극 장려하는 전쟁 초원같은 맵이 나올 수가 없는게 당연하고, 전쟁 초원이 아니더라도 올인전략의 강력함때문에 천하제일날빌대회는 끝이 없었고, 유닛들의 지나친 화력과 그로 인하여 한번의 전투가 가지는 결정력이 너무 강해 중장기 물량전과는 한없이 멀어져만갔습니다. 케스파와의 갈등같은 악재까지 겹쳐 게임 내적인 요소로도, 외적인 요소로도 브루드워와 완벽히 갈라서게 된겁니다.
확장팩이 나올때마다 지적받은 문제점들을 개선해주고 브루드워의 후속작이라는 타이틀에 더 가까이 다가가주겠지 라는 희망을 가지면서 게임을 해왔습니다만, 사람 본심이 변하지 않듯 디자이너가 그대로인 게임도 결코 변할수 없다는 걸 다시 한번 상기시켜줄 뿐이었습니다.
사실 이게 스타크래프트 시리즈가 아니였다면, 게임이름이 차라리 레드얼럿4였다면 이렇게까지 성낼 이유가 전혀 없고 차별화되고 개성있는 하나의 게임으로 간주하면 되지만, 스타크래프트 후속작이란 이유만으로 협회게이머들 종목을 강제전환까지 시켰던 이스포츠의 금수저였던 게임을 이렇게까지 몰락시키는 꼬라지를 보고 깊은 빡침을 느끼지 아니할 수 없었습니다.
어제는 왠지모르게 기분 참 좋은 날이였습니다만 DK도 해고되면 기분 최고로 좋은 한 해가 될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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