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방랑시인 짐삿갓이 전투순양함을 타고 토수 양반의 집 근처를 지나갈 일이 있었다.
헌데, 대문 밖에서는 태란(太爛)과 저구(齟龜)가 하루가 멀다 하고 굶어 죽어나가고 있는데 토수 양반은 그런 일은 신경도 쓰지 않고 연일 잔치판을 벌이는 것이 아닌가.
짐삿갓은 이런 인두겁을 쓴 짐승들을 더는 두고 볼 수가 없어서 바로 떠나려 했으나, 먼저 그의 모습을 알아 본 토수 양반이 말하기를
"우리 토수 가문이 하루가 다르게 크게 번창하고, 게다가 이번에 내 자식들 중 김유진이라는 아이가 장원 급제를 하여서 이리 축제를 여는 것이니, 짐삿갓께서는 부디 이 잔치에 어울리는 멋진 시를 한 수 써 주시게."라고 하지 않겠는가.
이에 짐삿갓은 참을 수가 없어서 후안무치한 토수 양반들에게 이렇게 한 수 올렸다고 한다.
흙을 빚고 바다에 그물을 치니 번성함이 머물게 되어 놀라 나팔을 불고.
젊은이와 노인이 서로 벼이삭을 치자 굶주린 배를 먹일 만큼 많아지니 기쁘기 그지 없다.
아무리 아름답고 사랑스러워도 처음부터 엄하게 어린이를 조릿대로 다스리니
인륜의 꽃봉오리는 멋진 노래가 되어 어찌 날개 치며 옮겨 퍼지지 아니하겠는가.
이 시를 들은 토수 양반들은 크게 부끄러워하며 누구 하나 그 긴 턱을 들 수 없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