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콜라는없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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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8-04-28 19:11:13 KST | 조회 | 2,634 |
제목 |
선우관 분광집정관이 등장하기 전, 안타까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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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조금 가벼운 이야기 하나를 꺼낼까 합니다.
아시다시피 최근 저프전에서 십중팔구 주구창창 써먹는 빌드가 있습니다.
그 이름하여 선우관 분광집정관입니다.
(우관을 먼저 올리고 불사조&예언자로 정찰/견제/수비 모두를 안정화시키면서
그 와중에 올라간 황혼-기사단/로공 테크에서 분광집정관을 뽑아서 견제를 넣는 빌드)
빠른 우관체제로 정찰도 잘 되고, 트리플까지 수비하기도 좋고, 견제는 견제대로 4분대 5분대 계속 들어가며
상대의 간을 보다가 관문 숫자나 제련소 여부 등을 조절하면서 아예 끝내는 것도 가능한
현 저프전 최고의 빌드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헌데, 이 빌드가 처음부터 널리 쓰였던 건 아닙니다.
예전에는 '분광 집정관'이라는 용어가 나오면
암흑 성소를 먼저 올리는 그 빌드겠거니 했었지요.
어쨌거나 암기 빌드가 시도때도 없이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한 용자(?)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빌드를 시도해봅니다.
그 희생자용자의 이름은 바로 '서성민'이었습니다.
때는 지금으로부터 딱 1년전인 2017년 4월 26일,
super 서성민은 조마루에게 간단히 격파당하고
흑령우에게까지 1세트를 내주면서 코너에 몰리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2세트,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는 서성민은 그 누구도 보지 못했던 빌드를 꺼내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암흑성소 대신 기사단 기록보관소를 올리는것!
지금 와서는 '왜 저런게 파격이지?'라고 어리둥절해 할 수도 있지만,
그 때 시점의 해설만 들어봐도 굉장히 놀라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황영재 : 여기서 기사단 기록 보관소를 올리는 빌드가... 나와요? ㅋㅋㅋㅋㅋㅋㅋ,
박진영 : 여기서 폭풍을 누르면 ....(중략)
-2고위기사가 집정관으로 합체-
박진영,황영재 : 집정관??? 오??)
그러나 운이 없게도
박령우는 암기빌드를 카운터칠 '잠복 바링 올인'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바링 다수가 쏟아져 들어오고
당황한 서성민은 F2 눌러서 분광 집정관을 집으로 오게 했는데...
정전된 상황에서 집정관은 어디가고 텅빈 분광기만 귀환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집정관은 분광기에 타지도 못하고,
그 먼~ 지상길을 터벅터벅 걸어서 오고 있었다(...)는 것이지요.
하여간 본진이 초토화될대로 되고, 유일한 희망(?)이었던 집정관이 겨우 입구까지 왔는데...
아아...
그놈의 승차거부때문에 귀환도 늦었는데
이젠 입구컷까지...
사실 본진에 분광기가 있었기에 제정신만 차렸다면 곧바로 태워왔겠지만
본진-뒷마당에서 아직도 깽판치는 저그 병력때문에 무참히 버려졌습니다.
결국 문열라고 깽판치다 다수의 저글링 무리와 마주친 불쌍한 집정관은
죽기살기로 싸우다가(28킬) 한 많은 생을 객사로 마감하게 됩니다(▶◀).
이후 경기양상은 후속 집정관 드랍으로 일벌레를 다수 잡으며 조금은 따라가는데 성공하나
결국 벌어진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그대로 밀려버리며 토스의 패배로 끝맺습니다.
실험은 신선했으나, 초반의 불안정성을 극복하지 못하여
1년이 지난 지금에 와선
아무도 떠올리지 않는 '잊혀진 실패작'이 되었죠.
하지만 그 시도가 완전히 헛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로부터 4달 뒤인 2017년 8월 21일
철저하게 고기집정관 빌드를 부수었던 박령우는
변형된 신무기를 완벽하게 체화시킨 백동준에게 일격을 맞게 됩니다.
고기집정관 이전에 '선우관'을 집어넣음으로써 공수 양면에서 안정성을 확보하는 개념이
확실하게 성공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지요.
그렇게 우관스타트에 3테크를 다 확보하면서 고기를 희생하고 분광집정관을 써먹는 빌드는
내외적인 변화를 겪으면서도 꾸준히 발전하면서
2018년 4월 현재 '정석' 혹은 그 이상의 절대적 지위를 누리고 있습니다.
...
굳이 별 관계도 없을듯한 과거의 경기까지 가져온 이유는 분명합니다.
지금 유행하는 이 선우관 분광집정관 빌드도
프로들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시행착오 끝에 나왔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들(암흑기사)과는 다른 고위기사 출신으로써
끝내 염원을 이루지 못하고 쓰러져간,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용맹했던 이름모를 집정관 1기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분광기를 타며 사이오닉 충격파를 맘껏 휘두르길 원하던 당신의 꿈과 의지가
지금은 수천 수만의 고기 출신 집정관들에게 이어져
피로 점철된 처절한 복수를 해내고 있다는 후일담이 전해져 내려온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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