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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ement
작성일 2018-10-20 19:20:48 KST 조회 499
제목
로드 투 블리즈컨 2018 #2 - 토비아스 시에베르: 거대한 장벽의 재건



2016년, ShoWTimE은 거대한 장벽이라는 이름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그의 빈틈없는 수비, 견고한 플레이와 날카롭고 지칠 줄
모르는 행동은, 그를 승리와 상대를 갈라놓는 정복 불가능한 장벽으로 만들어주었다. 그는 2015년부터 조짐이 보였지만,
다음 해, WCS Spring에서 우승하고 Copa Intercontinental에서 준우승해 Neeb을 뒤이어 WCS 3위(최성훈이 BlizzCon 출전권을
포기하고나선 2위)로 한 해를 마무리하며 명성을 쌓아올렸다. 그 후, ShoWTimE은 WCS Global Finals 8강전을 마지막으로
한 해를 마쳤다. 비록 상승세인 Elazer에게 1대3으로 패배한 것이 아쉽긴 했지만, 그런 권위 있는 대회에서 높은 곳까지
진출했다는 결과는 그에게 밝은 미래를 예시해주었다.

하지만, 슬프게도 ShoWTimE은 성공하지 못했으며, 결국 공허의 유산 첫해가 여태까지 그의 커리어 중 최고의 시기가 되었다.
2017 IEM World Championship에서의 아쉬운 행보는 WCS Valencia 그룹 스테이지 탈락 등 Circuit 여러 대회에서의 이른
탈락으로 이어졌다. 이 비참한 이야기는 2017년 11월, 결국 BlizzCon에 진출하지 못하고 집에서 대회를 시청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2017년이 시작할 때는 이런 결과를 예상하기 힘들었다. 우리는 ShoWTimE의 성과로 밝은 미래를 예상했지만,
결국 현실은 그 예상과 현실의 괴리에 의문을 품게 했다.

2018년의 첫 WCS Circuit 대회가 열리는 Leipzig의 하늘에 한겨울의 태양이 떠오를 때, ShoWTimE은 다른 선수들보다도
더 멋진 결과를 기대받았다. 그의 조국, 열렬한 팬으로 가득 찬 대회장에서, 거대한 장벽은 자신의 품위를 되찾을 준비를
하였다. Elazer와 Serral이 도전자로 떠오르며, 3회 Circuit 챔피언 Neeb이 또다시 우승할 것이라 예상되었지만, ShoWTimE 역시
돌아온 Circuit 챔피언이었다. 해외 스타크래프트2 팬들은 그가 Korhal Carnage Knockout에서 불사조-사도 조합으로 Nerchio를
굴복시켰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또다시 그런 결과를 볼 수도 있지 않을까?

ShoWTimE은 자신에게 걸린 기대를 틀림없이 느꼈을 것이다. 그는 힘차게 출발하여, 한 경기도 패배하지 않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였다. 그는 16강전에서 과거 2년 전에 만났던 친숙한 상대인 Namshar를 만났다. Namshar가 2년 전에는 ShoWTimE에게
시시하게 무너졌을지 몰라도, 지금은 하락세에 있는 그를 발목잡기엔 충분했다.

그들의 결투는 ShoWTimE의 지구력과 안정성을 시험할 기회가 되었다. 거의 두 시간 동안 진행된 경기의 마지막은 Acid Plant로
치달았다. Namshar는 일꾼 생산을 72마리에서 멈추고, 나머지 보급품을 히드라/맹독충 조합으로 가득 채웠다. 하지만,
ShoWTimE은 끝없는 공세에 굴복하길 거부했다. 19분 즈음이 되어서, 상대에게 항복을 받아내기 위한 우주모함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 때 관중들은 모두 확신했다. 거대한 장벽이 다시 세워졌다고.

다음 날, 그는 8강전에서 방태수와 상대했다. 하지만, 그는 한국의 저그 선수를 마치 아마추어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그건 압도적이었고, 벽을 향해 내달리는 바이크와도 같았다. 환호하는 독일 관중에 힘입어, ShoWTimE은 지난날의 영광을 간단히
탈환했다. 그는 전성기 시절과 같았으며, 작년의 상심감이 씻긴 것만 같았다. 8강전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순간이었다.

ShoWTimE이 정말로 필요로 했던 건, 앞날에도 커뮤니티에 회자될 만한 위대한 성명서와도 같은 것이었으며, 부활을 완성하기
위한 단 한 번의 완벽한 승리였다. 1월 28일, ShoWTimE은 무대에 섰고, 차가운 독일의 밤엔 긴장과 가능성이 흘러넘쳤다.
모두가 곧 임박한 Neeb과의 경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이전까지의 기록을 보면, Neeb은 ShoWTimE에 언제나 앞서있었다. Ting의 프로토스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KeSPA Cup의 우승을
거머쥐며, ShoWTimE에게 몰렸던 시선을 빼앗았다. 그다음 해, ShoWTimE은 기대 이하였던 반면에 Neeb은 WCS Circuit 대회에서
세 번이나 우승하면서 ‘최고의 외국 선수’라는 달성하기 힘든 영예를 얻었다. 오프라인 상대 전적을 보아도, 그는 ShoWTimE을
완벽하게 압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ShoWTimE에게는 최고의 기회였다.

운명에 맞서는 용맹한 도전은 순조롭게 시작하였다. ShoWTimE은 Neeb의 6관문 압박을 손쉽게 막고, 첫 번째 게임에서
승리하였다. 하지만 다음 두 게임에서는 Neeb이 손쉽게 따라잡았다. 첫 게임에서는 초반 불사조 견제로 승리하였고,
다음 게임에서는 ShoWTimE이 빠른 확장을 가져갈 때 자신은 본진 자원만으로 압박하여 승리를 가져갔다. Neeb의 Acid Plant와
Catalyst에서의 연승은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WESG 2016과 IEM Shanghai, WCS Austin 등 패배의 기억을 끌어내는 것이었다.
1대2의 스코어에서 탈락을 앞두고, ShoWTimE은 남은 두 게임을 모두 이겨야 한다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믿을 수 없게도, ShoWTimE은 Circuit의 Big-game King을 압도하였다. Neeb의 성급한 불사조 컨트롤을 완벽하게 제압한
ShoWTimE의 인내심이 경기를 평정했다. 아무런 속임수나 술책 없이, 단지 자신의 시간을 기다리며 더 많은 불사조를 모을
뿐이었다. 그는 Eastwatch에서 끝을 내버렸다. Neeb이 빠른 황혼 의회와 풍부한 광물 기지를 가져갈 때,
그는 돌진과 공격력 1단계 업그레이드가 된 더 많은 불멸자 조합으로 공격하였다. 그의 광전사 무리는 Neeb의 추적자 부대를
손쉽게 짓밟았다. ShoWTimE은 힘들게 얻어낸 안도의 미소와 함께 열광하는 관중들을 향해 무대에 올라섰다.

“제가 두 게임을 졌을 때, 저는 ‘아, 다신 안 돼. Neeb한테 다시 질 순 없어.’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서, 다시 집중하고
정석적인 게임을 해보자고 생각했죠. Neeb이 이겼던 게임에서 그의 전략은 약간 도박수 같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정석적인
게임을 했고, 먹혀들었죠.”

여러 번 우승한 챔피언을 상대로 정석적인 게임과 자신의 것을 한다? 결승전을 앞두고 있었지만, ShoWTimE이 돌아왔다는 것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결국, ShoWTimE은 결승에서 Serral에게 패배하였다. 모든 준우승자들처럼, 자신의 손아귀에서 기회가 빠져나갈 때는
매우 쓰라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또한 자랑스러워할 이유가 있었다. 그 결과로 안정적인 WCS Circuit 순위를 기록하였다.
작년만 해도 ShoWTimE은 겉잡기 힘든 배에 탄 것 같았지만, 마침내 그 배의 돛이 순풍을 안았다.
작년에 어둠이 드리웠던 그의 미래에, 다시 빛이 내리쬐었다.



긍정적인 시작과 더불어, 기대치도 높이 올라갔다. 하지만, 그의 행보는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했으며, 또한 올 초의
긍정적인 결과를 우승으로 바꾸지도 못했다. 그는 다시 한번 만난 Neeb에게 풀 세트 접전 끝에 겨우 승리하여,
간신히 WCS Valencia 준결승전에 진출하였다. 결승 진출은 간단해 보였다. 다른 사람도 아닌 Has에게 패배하기 전까진.

이후의 결과도 선망의 대상이 되지는 못하였다. 2018년 WCS는 ShoWTimE과 Serral의 결전으로 시작되었으나, 자신보다 기대를
받지 못했던 MaNa와 Has가 핀란드 저그에게 도전할 때 그는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또한, GSL vs. the World의 결과로
큰 기대를 받았으나, WCS Montreal에서는 팬들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Lambo에게 탈락하였다. WCS Austin에선 조별 리그를
통과하지도 못하였다.

ShoWTimE은 Leipzig에서의 성과를 다시 얻어낼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올해를 WCS Circuit 2위로 마쳤다. Serral의 절대적인
지배와 상위권 순위의 급변은 다른 선수들을 굶주리게 했다. 아주 낙관적으로 예상했던 사람들은 실망했겠지만, 어쨌든 그는
(Serral을 제외하고, Nerchio와 HeRoMaRinE과 함께) 올해 세 번 이상 8강전에 진출한 세 명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이러한 만성적인 성과는 몇몇 사람들을 ShoWTimE의 성적이 2016년보다 2017년에 더 가깝게 여길 수 있지만, 진실과 멀어질 수는
없었다.

그는 Serral에 밀려 최고의 외국 선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인천 서쪽에선 최고의 프로토스이자 한국인들을 상대로
의미 있는 승리를 따낸 몇 없는 외국 선수이다. GSL vs. the World에서 Neeb이 박령우를 상대로 한 게임도 이기지 못하고,
SpeCial은 허무하게 김대엽에게 패배할 때, ShoWTimE은 확실한 방법으로 주성욱을 이겼다. (그 후 한 달 동안, GSL에서
조성호와 김준호, 김대엽을 꺾은) GSL 결승진출자를 상대로 한 승리는 해외 씬의 팬들에게 ‘만약 ShoWTimE이 8강전에서
조성주를 만나지만 않았다면 다른 누군가가 그의 제물이 되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안겨주었다.

WCS Leipzig에서의 성과를 뛰어넘거나 그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그 후에 얻은 결과들은 그에게 WCS Circuit 2위와
Global Finals 진출권을 안겨주기엔 충분했다. 그는 2년 전 영예로운 성과로 해외 씬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임을 증명했지만,
WCS Global Finals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기엔 아직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실력을 갈고닦으며 최고의 영예를 향한
기회를 계속해서 노린다면, 꿈은 현실이 될 것이다.

올해, 그는 해외 씬이 내놓은 차선의 위협으로서 애너하임으로 향한다. Serral이나 조성주, 이병렬, 김대엽 등과 같은 빛나는
성과는 없지만, 그는 명백히 가치 있는 BlizzCon 출전 선수이다. 그는 충실하고 변함없으며, 돌풍이 몰아쳐도 우직하게 서 있는
거대한 장벽이다. 그는 2017년을 견뎌내고 더 강해졌으며, 2018년에 다시 태어났다. 2018년 1월 28일, 그날이 바로 우리가 알던
ShoWTimE이 돌아온 날이다. 그가 정말로 돌아왔는지, 이번 BlizzCon에서 지켜보자.

[teamliquid, dcinside_ㅇㅇ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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