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원의 가치

1. 주택 문제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유산이 많은 집에 태어나지 않았다면 결혼문제와 함께 골치아픈 문제죠.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는 것은 흔하게 있는 경우이고 이를 좀 따져봅시다.

부산은행 주택담보 대출 이자계산기입니다.

http://www.busanbank.co.kr/WEBF/WEBF090801_i.aspx

대출을 2억 연리 6%로 받고 거치기간 없이 바로 갚으면서 10년동안 갚는다고 칩시다. 위의 기준대로 넣고 계산하면 한달에 갚아야 하는 금액은 266만원 정도입니다. 10년동안 260만원 정도 값으면 집이 내것이 됩니다. 이 때 지불하는 이자는 6천만원입니다.

조건을 좀 바꾸어 보죠. 같은 조건에 30년 동안 갚는다고 칩시다. 그러면 30년 동안 150만원 정도를 갚으면 2억을 갚을 수가 있습니다. 이 때 지불하는 이자의 총액은 1.8억입니다.

물가상승률 감안하면 실제 가치는 저 정도에 못미치겠죠. 하지만 10년 동안 대출원금과 이자로 260만원이나 155만원을 갚으면서 살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어지간한 연봉으로는 불가능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계산해보면 2억 대출을 6%로 받아서 집을 사는 사람은 은행에 150이나 250 정도 내면서 월세를 사는 셈입니다. 이런 사고 방식이 넓게 퍼지면 집값이 내려가든 월세가 올라가든 둘이 만나게 되겠죠. 다른 선진국들처럼.

2. 다른 관점에서 2억원을 봅시다. 연봉 3천을 받는 사람이 있고 생활비로 2천을 쓴다고 가정합시다. 1년에 천만원씩 모아서 2억을 만드려면 20년짜리입니다. 모으는 것도 만만치 않고 상환도 쉽지 않은 돈입니다. 억단위 대출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닙니다.

주택 문제는 아마 이제 집을 물려받는게 대세가 되기 시작하겠죠 -ㅅ-;

아마 우리나라에서 서울 시내에 집을 내 손으로 사는 것은 이제 불가능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부동산거품이 빠지지않는다면 10년뒤 집값이 2억원금이랑 이자는 가뿐히 뛰어넘음..
게다가 대출받지않고 어떻게 집사나요 ㅋㅋ 월급 올라가는거보다 집값올라가는 폭이 더큰데

주택에 대한 수요는 항상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두 자기집으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쉬움이 있지만 전세든 월세든 어디선가에서는 살고 있죠. 주택 구매는 생활개선 욕구의 실현입니다.

주택 구매의 현실화 여부는 욕구는 항상 있으므로 실질적으로 구매할 재력이 되는가에 달려있습니다. 고도 성장기에는 소득이 계속 올라가고 있었고 그것이 지속될 것이라고 모두들 예상했기 때문에 대출로 미래 소득을 끌고와서 구매를 했었습니다.

고도 성장기에서 저성장기로 넘어가면 대출금을 갚을 수 있는지가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누군가에게 자기 집을 자기가 산 가격보다 비싸게 넘길 수 있다면 대출받아 살만 합니다. 그게 힘들고 대출받은 금액을 갚기 힘겨워진다면 문제가 발생하죠. 은행입장에서 채권회수가 안될 것 같으면 대출해준 집을 경매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기 때문에 명의가 내 앞으로 되어 있어도 대출금을 다 갚기 전에는 그 집은 은행 소유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집값이 계속 올라가는 것은 누군가가 집을 계속 사고 있다는 것이고 여유가 있는 투기꾼들이 사재기를 하고 있거나 소득이 오른 누군가가 집을 사고 있다는 뜻인데 그럴 것인지는 각자 생각해봐야겠죠.

집값이 오르는 것을 막으려면 투기꾼들의 사재기를 막는 한 편 30년짜리 임대 주택을 적정한 가격에 내놓으면 잡힙니다. 가수요를 막고 공급을 늘이는 교과서적인 처방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