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김원기 선수의 특성에 대해 제가 잘못 파악한 경우 전혀 의미가 없음을 전제로 합니다.
김원기 선수는 판을 자신이 알고 경기하는 스타일입니다. 무엇이냐하면 맵따라 많은 연습을 통해 상대에게 자신이 원하는 플레이는 강요하는 편입니다. 인상적이었던 김성제 선수와의 경기를 기억해보죠. 잃어버린 사원과 쿨라스 협곡에서의 당당한 부화장, 이는 '나 선부화장이긴한데 올인은 하지마, 나 올인 막는건 자신 있다니까? 그냥 언덕에 탱크 올리면 되겠네.'라고 말하는 위치죠. 결과적으로 김성제 선수는 탱크를 올리고, 그 탱크에 준비가 완벽했던 김원기 선수는 피해 없이 막아내면서 경기가 많이 기울게 됩니다.
'올인엔 자신있다.' 이 말이 김원기 선수를 상대하는 상대에게 많은 압박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 이에 상대가 초반 카드를 꺼내면 아주 극단적인 올인인 경우가 많죠. 이 경우엔 정찰을 통해 확인되고 발업저글링으로 손 쉽게 막아냅니다. 사실 선부화장 상태에서라도 상대가 올인이라는 것을 안다면 꽤나 수월하게 막아내집니다, 여왕 2기 나오고 저글링이 뛰쳐나오니까요.
말 길게 할꺼 없이 이런 김원기 선수의 스타일을 전제로 밀림분지 경기를 보겠습니다. 물론 김원기 선수의 리플레이 노출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도 있지만요.
밀림분지에서 김원기 선수의 배짱의 의미는 '나 뒷마당 먹었다. 근데 이 맵 뒷마당 먹기 쉽잖아, 지키기도 쉬워, 뒷마당 그냥 먹어, 어차피 나 제2멀티 먹긴 힘들어, 그냥 같이 뒷마당 먹고 한타 하자.' 이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보통 김원기 선수의 이런 플레이에 상대 선수들은 자멸에 가까운 올인 혹은 김원기 선수가 원하던데로 같이 자원을 먹고 시작합니다. 하지만 일벌레 생산속도를 절대 따라갈 수 없죠. 보통 이렇게 패배하는 시나리오가 많습니다.
하지만 김원기 선수의 패배를 기억해보죠. 상대는 막히면 자신이 패배하는 극단적인 올인을 하지 않았습니다. 김원기 선수는 그래서 상대가 뒷마당을 가는 줄 이해했습니다. 보통의 선수는 위에서 말한 2개의 선택중 하나를 했으니까요. 그러니까 일단 김원기 선수가 원하는 판이 나오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리고 한번 당한 이후엔 정말 좋은 대처를 했지만 분위기가 그다지 좋지 않았죠. 시간 끌기를 위해 반드시 뮤탈을 확보하는 다른 선수들과는 다르게 특정 상황이 아니면 뮤탈을 늦게 가는 김원기 선수의 특성도 이용당했습니다. 그래서 의료선 견제에 맹독충 둥지가 날아가고 뒷마당도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정말 대단한 수비를 해낸 것을 보면 그런 피해 없이 맞 뒷마당을 돌렸으면 판이 어떻게 되었을지 눈에 보이시겠죠…….
물론 김원기 선수의 리플레이 노출이 영향을 미쳤겠지만 이런 김원기 선수의 특성을 파해진 이정훈 선수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세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래더 실력자답게 많은 경험이 있을 것이고 어떤 타이밍에 상대가 무엇을 할 것이라는 예측은 대단할꺼라고 생각합니다. 다전제가 아닌 단판제인 래더에서는 이 예측의 실패가 패배를 불러오니까요.
그러니까 김원기 선수를 따라하는게 일반인들에게 힘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유저들은 '올인은 절대 당하지 않는 김원기'를 상대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상대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