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프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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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0-12-31 06:18:13 KST | 조회 | 26,044 |
제목 |
브론즈리거들을 위한 스타크래프트 개념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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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가다 보면 게임 정말 열심히 하고 잘하고 싶어하는데 하위 리그에서 벗어나지 못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열심히 하면 그만큼 보상이 주어져야 하는데 정말 안타까운 일이죠. 하지만 똑같이 10시간 공부를 하더라도 더 잘하는 쪽과 못하는 쪽의 차이는 생깁니다.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작정 하고 보는 것이 아니라 10게임을 연습하더라도 더 잘 하는 방법이 존재합니다.
제가 이 글에서 말씀드릴 것은 한 문제 한 문제를 풀기 위한 수학 공식을 가르쳐드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공부를 잘 할 수 있는지 근본적인 공부 방법을 가르쳐드리는 것 뿐입니다.
이 글은 브론즈 리거 분들을 기준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웬만한 실력자 분들이 보시기엔 너무 당연한 말만 적혀 있을 수 있습니다. 최대한 예의를 갖춰 조심스런 어조로 쓰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충고와 지적을 하는 글이니만큼 초보분들이 보시기에 자존심이 상하는 내용이 있을 수 있지만 겸허한 자세로 한번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이 글은 대략 6년간의 저의 스타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입니다.
1. 일꾼을 많이 뽑자
스타크래프트는 자원 게임입니다. 병력의 조합과 지형, 컨트롤 등 실제 상황은 여러 변수가 있지만 일꾼이 적을 경우 이것은 상대방보다 자원을 덜 먹고 유닛이 덜 나온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동일한 조합과 동일한 컨트롤의 싸움이라고 했을 때는 일꾼이 적은 쪽이 불리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이건 너무너무 당연한 사실이지만 생각만큼 착실하게 일꾼을 뽑으시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이건 저의 경험에 불과하지만 제가 봐왔던 바로는 거의 모든 초보분들은 예외없이 일꾼 수가 부족했습니다. 때문에 동일한 시간대에 물량이 부족하고 테크가 늦게 되고 결과적으로 게임을 지게 됩니다.
물론 일꾼이 지나치게 많다면 그건 해가 됩니다. 하지만 일꾼을 많이 뽑으면 그 순간 느낌이 올 겁니다. 이상하게 부유하고 이상하게 돈이 남고 이것저것 할 수 있게 되면서 그 자체만으로도 고수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거든요.
하지만 여기서 조심하셔야 할 점은 돈이 많이 남는다고 좋은 상황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초보분들은 돈이 많이 남으면 심리적으로 안정을 느끼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자원이 몇천이 쌓이는데 관문이 5개가 넘지 않고 병영이 4개 뿐이고. 이런 경우는 생각보다 흔합니다. 바로 제가 6년전에 처음 스타를 접할때 그랬기 때문이죠. 돈을 쓰고 생산 건물을 늘리는 것 자체에 저항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이 저항감을 과감하게 탈피하셔야 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스타는 돈이 남지 않아야 잘 하는 겁니다.
2. 정석을 사랑하자
초보 분들 중에 이런 분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난 틀에 박힌 정석이 싫어. 자유롭게 게임하고 싶어. 나만의 빌드를 만들어 보고 싶어."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정석보다는 프리스타일을 사랑하는 비율이 하위리그로 갈수록 높아진다는 걸 아시나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더 실력 있고 잘하는 사람들이 빌드를 만들어내고 자유롭게 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프리스타일에 환상을 가지신 분들에게는 죄송합니다. 그러나 게임을 이기기 위한 왕도는 존재합니다. 상황마다 주어진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은 언제나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런 것은 프리스타일과는 거리가 멉니다. 정석이라는 것은 현재의 플레이 스타일에 가장 보편화된 방식입니다. 즉 게임을 이해하기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프리스타일은 게임에 대해 이해도가 아주 깊은 실력자들만이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선수들과 손스타를 뜰 수 있다는 T1의 박용운 감독이 스타를 잡은지 6개월만에 고수가 된 자신의 경험담을 말하면서 초보가 고수로 되기 위한 가장 빠른 지름길은 정석을 사랑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정석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운영게임을 뜻합니다. 정석을 반복해서 하다 보면 일단 자신의 플레이, 자신의 종족에 대해 이해도가 생기고 자신을 알면 상대방에 대해서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정석이야말로 게임에 대한 이해도를 가장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죠.
물론 그렇게 하면 재미없다고 말하실 분들이 계실 겁니다. 하지만 전 지금 어떻게 하면 게임을 재밌게 하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게임을 잘 할수가 있는지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3. 포인트를 잡자
게임을 정말 열심히 하시는 분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말그대로 막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흔히들 생각하지 않고 손 가는대로 한다고 하죠. 하지만 다야 분들이 손가는대로 한다면 그것은 몸이 기억하는대로 손이 움직이는 것이지만 브론즈 분들이 손가는대로 한다면 그것은 상당한 위험을 동반할 때가 많습니다.
제가 고딩때 전적 수는 저의 몇배나 되는데 실력은 저보다 한참 못미치는, 초보 티를 죽어도 못벗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에게 게임 중에 지금 뭐하고 있어? 이제 어떻게 할건데? 하면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습니다. 게임에 열중해서 대답을 못하는게 아니라 정말로 어떻게 할지를 모르고 막 하고 있기 때문이었죠.
모든 것을 생각하면서 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할 수 있었으면 진작 다이아 올라갔겠죠. 포인트를 잡자는 건 하나를 하더라도 확실히 요점을 잡아서 게임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가령 이번 게임은 인구수 안막히도록 해봐야지, 이 타이밍에 이만큼 물량을 뽑아서 밀어봐야지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본인의 약점은 줄이고 장점은 늘여가는 것입니다.
4. 리듬을 느끼자
이게 뭔 헛소린가 하면, 게임에 익숙해지고 시야를 늘리라는 포괄적인 뜻을 담은 말입니다. 게임을 많이 하다보면 게임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자신의 손놀림은 어떻고, 시야가 넓어져서 생각을 다양하게 할 수 있고 미니맵도 잘보는 등 이런 식의 리듬이 점점 생기게 됩니다.
저는 멀탯의 기본은 빠른 손놀림이 아니라 이런 리듬이 바탕이 된다고 봅니다. 가령 한타 싸움이 일어나는 순간 아직 본격적인 싸움이 일어나려면 1초 가량의 여유가 있고 그동안에 라바 펌핑을 할 수 있다는 계산이 머릿속으로 순식간에 이뤄지면서 손으로는 그 리듬을 느끼며 당황하지 않고 딱딱 움직일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물론 이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지만 게임에 대한 포괄적인 리듬을 느낄 수 있다면 여러분은 이미 고수가 되기 위한 길에 한발 내딛으신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연해서 읽을 가치가 없는 글을 너무 길게 주저리 주저리 쓴 건 아닌지 걱정이 드네요. 하지만 열심히 하는데 실력이 오르지 않는 브론즈 분들을 위해 열심히 썼으니 잘 봐주셨으면 합니다. 이럴 땐 이렇게 해라 저럴 땐 저렇게 해라 하는 식의 주입식 설명은 효율적이지도 않고 머리만 아프다고 생각하여 아예 근본적인 개념 위주로 글을 썼습니다. 갈피를 못잡는 브론즈 분들을 위한 가이드, 지침서 정도로 봐주시면 좋겠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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