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월러스타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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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1-05-19 19:32:38 KST | 조회 | 4,038 |
제목 |
GSL 투어, PGA 투어를 벤치마킹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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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를 지향한다는 취지 하에 야심차게
시작했던 GSL이 어느덧 출범한지 1년을 향해가고 있다. 제작사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존중한다는 방침을 내세워 온 곰티비는 제작사인 블리자드 엔터테이먼트와의 독점계약을 바탕으로 블리자드와
한국 e-Sports협회(이하 KeSPA) 간의 갈등이라는 최악의 악재와 전대미문의 e스포츠 성공을
이끈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 발매라는 최고의 호재를 동시에 등에 업은 상태로 GSL을 진행해 오늘에 이르렀다.
대체적인 e스포츠 팬들 사이에서의 GSL의 흥행성적은 ‘괜찮지만 기대 이하’이며
이를 주최한 곰티비에 대한 평가는 ‘물음표’이다. 블리자드와
KeSPA 간의 지재권 분쟁은 스타크래프트 유저 간의 팬덤 분리현상을 야기했고 이는 갈등으로 이어졌으며 GSL 흥행저조의 외부요소로 작용했다. 인터넷 방송사라는 한계, 리그 운영의 미숙함, 유저들과의 소통문제, CG 등의 연출력 문제, 선수들의 메이크업, 경기 도중의 튕김 현상, 홍보의 부재, 갈수록 떨어지는 화질 등은 수 많은 유저들의 질타의 대상이 된 반면 비교적 빠른 피드백과 빠듯하게 짜인 경기일정에서
보여진 주최 측이 보여준 성의는 많은 유저들을 만족시키기도 했다.
대기업
주도의 협회 중심의 스포츠문화가 일반적인 한국에서 GSL의 모습은 상당히 이색적이다. KeSPA와의 갈등이 GSL의 운영방침에 영향을 준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많은 팬들의 팀 리그 개최에 대한 염원에도 불구하고 곰티비는 4일짜리 GSTL를 확대할 것 같지는 않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GSL Tour라는 이름의 이 개인리그는
당분간 포맷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GSL Tour가 앞으로도 계속 진행된다는 가정하에 유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곰티비의 역량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더 나은 GSL을
위해 지금의 리그운영 포맷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이 모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스포츠리그
흥행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선수들의 ‘기량’과 ‘스타성’이다. 이 두 가지 요소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실력이 뛰어난 선수가 인기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지만 스포츠 세계에서 때로는 이는 반드시 일치하진 않는다. 주최 측은 선수에게 내재된 스타성을 부각시켜 줌과 동시에 실력 있는 선수가 리그에 합류 할 수 있게 끔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 두 요소가 상보적인 관계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는 ‘잘하는 사람이 방송에 나오면 된다’라는 간결한 원칙으로 귀결된다.
즉 리그의 합리성과 안정성이라는 측면이다. 곰티비는 이를 놓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GSL 투어의
구조는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완벽하다. 단판으로 벌어지는 조별리그를 통해 3,4위를 추려내고 코드A 8강 진출자가 승격강등전을 통해 차후 대회에서의
코드S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코드 S 멤버를 가려내는 구조이다. 코드 A는 전 시즌 코드A 32강
패자 16명과 해외게이머 4명, 스타크래프트2 레더 상위 172명이
하루짜리 피씨방 예선 토너먼트를 벌여 구성된다. 이러한 층위적 구조를 통해 코드 S 선수들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더라도 승강전을 통해 기회를 한번 더 받을 수 있고, 코드 A 선수들도 8강에만
들면 승강전 기회를 얻기 때문에 실력 있는 신인들이 쉽게 올라 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이같이 보이는 완벽함에도 이 층위적 구조의 포맷에는 보이지 않는 맹점이 있다. 위에서 언급한 합리성과
안정성의 문제이다. 코드S 조별리그는 단판 승부로 진행되며
조 4위를 하게 되면 승격강등전에서 단 한번의 기회만 받게 되어있다.
이현주 캐스터는 이를 가리켜 ‘선수들에게는 가혹하지만 이것 역시 프로게이머가 감내해야 하는 몫이다’라고 멘트를 했다. 지당한 말이다. 이는 곧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다’라는 식의 곰티비의
방침이기도 하다. 이현주 캐스터의 이와 같은 멘트는 당위성을 확보했고 일부 시청자들은 ‘단판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건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식의 의의를 게시판에서 하곤 했지만 이는 곧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를 더 보고 싶다’ 정도의 펜심으로만
비춰졌을 뿐 그 어떤 당위성도 확보하지 못했다. GSL 출범과 동시에 지금까지 지켜봐 온 입장에서 위와
같은 대의명분이 오히려 GSL 리그 포맷이 가진 본질적인 문제를 희석시키고 있다.
GSL 리그
운영이 가진 가장 큰 본질적인 문제는 이와 같은 구조적인 측면이며 이로부터 발생하는 지나친 외부효과이다. 곰티비는
코드 A 32강부터 승강전과 코드S 결승까지 중계일정을 빠듯하게
잡아놓고 모든 경기를 생중계한다. GSL 스폰서쉽은 약 한달 간 진행된다. 코드 S 조별리그는 1주일
가량 진행되지만 사실상 선수에게 주어진 경기는 단판 2경기 혹은 3경기
뿐이다. 대회기간은 길지만 선수가 가질 수 있는 기회는 지나치게 제한적인 셈이다.
채정원
해설은 이현주 캐스터가 언급했던 것과 같은 대의명분 외에도 토너먼트 예선이 줄 수 있는 긴장감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조별예선 당일의 컨디션, 대진운, 맵 등이 주는 외부요소가 대회 전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이를
훨씬 상회하고 있는 형국이다.
더군다나
스타크래프트는 동일한 라운드를 동일한 조건 하에 진행해 외부효과가 극히 적은 골프 경기와는 달리 선수들 간의 심리전과 이른바 ‘날빌’이 난무하는
‘이기고 지는 게임’이다. 실력 있는 선수가 조별리그에서 조 4위가
되는 것은 의아할 정도로 순식간이지만 그 결과는 당월 코드S 리그는 물론이거니와 차기 리그에 참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코드S 조별리그에서 떨어지는 져 당월 본선 16강에 진출하지 못하게 되는 것 자체는 그다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것은
모든 토너먼트의 공통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GSL 층위적
구조의 특성상 이는 비단 코드 S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승강전과
코드 A도 마찬가지로 대회기간에 비해 작용될 수 있는 외부요소가 크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신인이 코드 A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단 하루짜리 예선
토너먼트를 뚫어야 하는데 이 날 하루 경기를 잘 못하면 그 선수는 무려 한 달을 기다려야 한다. 설령
코드 A에 진입했다 할지라도, 비록 3판 2선승제이긴 하지만 32강
경기 날 한번을 미끄러지면 그 선수 역시 한 달을 기다려서 다시 피시방 예선을 치뤄야한다.
물론
외부효과는 스포츠의 중요한 하나의 축이다. 선수들이 대회 날짜에 맞춰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당일 대회에 배치된 맵과 대전상대에 맞춰 최선의 전략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곰티비가 추구하는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다’라는 명분을 뒷받침해줌으로써 상당한 당위성을 얻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 속에서 ‘정말로 GSL에서 냉혹한 승부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매번 GSL 해설진들이 강조하던 ‘예선 한 경기 한 경기에 부여되는 긴장감’이 주는 이점이, 층위적 구조의 특성과 대회의 기간을 모두 고려했을 때 가져다 주는 부작용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실력 있는 신인을 위한 접근성과 스타플레이어들이 주는 흥행요소,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고 있는 셈이다.
1 코드 S의 수준
GSL
May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예외 없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코드 S 결승의 경기력이
코드 A 결승에 비해 크게 못 미쳤다는 점이었다.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이 있다. ‘리그 출범 초기라 코드S와 코드A 선수 간의 실력차이가 원래 없다’, ‘코드 S 결승 진출자인 송준혁 선수가 대진운이 좋았다’, ‘1월 시즌 우승자 정종현 선수가 운이 나빠서 코드 A로 내려갔다’. 곰티비 중계진들은 ‘정종현 선수가 우승자 징크스로 컨디션이 내려갔지만 이내 회복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실제로
정종현은 코드 A로 내려갔지만 그 바로 직후에 월드챔피언쉽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나서 차기 GSL 스폰서쉽에서는 코드A 선수로 출전하는 아이러니를 연출했다. 비슷한 논란은 오픈시즌3의 박서용과 장민철의 결승전에서도 있었다. 애석하게도 커뮤니티에서의 비난의 화살은 최선을 다해 쟁쟁한 선수들을 꺾고 올라선 송준혁, 박서용에게 쏟아졌다. 그리고 이를 옹호하는 유저들 사이에서 불필요하고
지엽적인 논란은 계속됐다. 결승전의 내용은 부차적인 문제이다. 본질적은
문제는 차기 코드S를 어떤 선수들로 어떻게 구성하느냐의 문제이다. 코드S 리거들이 정말 코드S 리그에 어울리는지에 대한 의문은 비단 몇몇
결승전의 실패에서만 드는 것은 아니었다.
2 승강전에
미치는 외부효과
이동녕
선수가 코드S 급 실력을 가졌느냐에 대해서는 함부로 말 할 수 없지만,
GSL Mar 승격강등전에서의 그의 대진운이 정말로 안 좋았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임재덕과
이정훈을 만났기 때문이다. 대진운이라는
것 역시 스포츠의 한 중요한 요소이지만, 이것은 본선 토너먼트로 충분하지 않을까. 그나마 승격강등전은 3판 2선승으로
진행되어 다행이긴 하지만 여기서 패한 이동녕 선수는 차기 시즌에서 무려 1달 간 기다려야 한다. 물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코드A 32강에서 한번만 미끄러진다면 (실제로 GSL May에서 그는 아쉽게도 패했다) 또 다시 한 달을 기다려야 하는데, 그렇게 된다면 2달을 준비하고 다시 피시방 예선 단 하루에 또 다른 1달을 걸어야
한다.
3 모든
것이 결정되는 코드 A 32강
대회기간을 고려했을 때 경기 당일에 미치는 외부효과가 대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지나치게 크다는 것은 비단 코드S 조별리그에서 3,4위가 가려지는 것과 승강전에서의 당락뿐 아니라
코드A 토너먼트에도 극명하게 나타난다. 코드A는 한판만 이기면 잔류해 차기 시즌에서 1달 동안 활동할 수 있고, 한판만 져도 바로 탈락으로 다음 번 피시방 예선에서 또 다른 1달의
운명을 걸어야 한다.
GSL May 코드A 32강에
진출한 김도경 선수의 기량에 대해서는 일반 유저들이 정확히 재단 할 순 없겠지만, 그가 만난 상대는
바로 전 시즌 월드 챔피언쉽 우승자 정종현이었다. 곰티비 중계진들은 대진운이 나쁘지만 정종현이란 대어를
잡음으로써 이름을 알리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설명하긴 했지만 한판에 모든 것이 달려있는 싸움에서 정종현을 만난 이 선수는 별로
위로를 받지 못했을 것 같다.
4 하루짜리
피시방 토너먼트의 외부효과
물론 단판에 지나치게 크게 좌지우지 되는 외부효과에도 불구하고 예선부터 시작해 본인들의 실력을 입증하면서 곰티비의
의도대로 스타덤에 오른 선수들도 있다. 황강호, 최지성, 양준식이 그들이다. 이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것은 꽤나 오래 전부터
스타테일팀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평가 받고 있는 폭격기 최지성 선수인데 사실 스타크래프트2에 관심이 많았던
유저라면 여기서도 GSL 리그가 가진 맹점이 보일 지 모르겠다.
코드A 진출자는 단 하루 안에 펼쳐지는 토너먼트에 의존한다. 최지성 선수가 GSL Mar 피시방 예선에서 만난 선수가 다름아닌
양준식 선수였다. 섣부른 판단 일지도 모르지만 두 선수는 너무 일찍 만났고, 여기서 떨어진 최지성 선수는 또 한 달을 기다려야 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GSL Mar 코드A에 진출한 다른 선수들보다 최지성 선수가 한 수 위였다고 말하고 싶다.
5 힘빠지는 코드S 조별리그 34위전
GSL Jan, 코드S 32강
전 김원기 대 조만혁의 34위 결정전은 GSL 역사상 가장
힘 빠지는 경기 중 하나였다. GSL 정규리그의 시작을 알리는 매치기도 했고 흔한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이 아닌 중복 매치업을 최대한 피하기 위한 곰티비 방식이 선보인 날이기도 했다. 34위 결정전은 GSL 중계진의 설명대로 엄청나게 중요한 단판 경기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승격강등전 구도에서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34위 전의 모습은 곰티비가 의도한 긴장의 연속이라기보다는
씁쓸한 느낌마저 든다. 그리고 펼쳐지는 12위전은 심지어
아무런 의미도 감흥도 없어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GSL Mar,
32강에서 임재덕 vs 임요환의 34위전을 보면서
같은 생각을 했을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힘 빠지는 매치업은 진입장벽을 낮춰 코드A 8강 진출자에게 2번의 기회를 주어줘야 하는 구조적 특성을 유지한다면, 앞으로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6 별 의미없는 코드A 8강
이후 경기들과 코드 A 12위 승강전 지명권이 주는 아이러니
코드S를 구성하는 방식은 코드S 16강 진출자와 코드S 조별리그 34위와 코드A 8강
진출자들 간의 승격 강등 전에서 1승을 거둔 선수 16명으로
구성된다. 사실 위에서의 언급과 같이 코드A는 32강 한판에 잔류여부가 결정되고 16강 한판에 승강전 진출여부가
가려진다. 코드A 32강과
16강에서의 대진운과 맵, 종족 등의 외부효과가 지나치게 크게 작용함은 앞서 언급했다. 이에 따라 수반되는 부작용 중 하나는 코드A 8강 이후부터는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코드S처럼 대규모의 상금이 걸려있는
것도 아니고 8강이나 4강 진출자가 누리는 차이는 전혀 없다.
곰티비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우승자와 준우승자에게 승격강등전 상대 지명권을 주었는데, 실질적으로 코드A 결승전을 보는 입장에서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많은 시청자들이
우승자에게 코드S 시드를 부여하는 방안 등을 건의하곤 했지만 현재 구조상 불가능에 가깝다.
아울러
여기서 나타난 부작용은 코드A 우승자와 준우승자는 승격강등전 지명 상대로 상대적으로 약체인 선수를 2명 지목하게 되는데, 지목 당한
2명의 선수는 운에 따라 남아있는 기라성 같은 상대들과 맞붙을 수 있는 대신, 자신 외의
또 다른 상대적 약체와 승격강등전을 치를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차기 코드S를 구성하는 선수 중 2명은 승격강등전 대상자
중 최약체로 평가 받는 2명이 올라갈 수 있게 된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이들보다 실력이 좋지만 대진운이 안 좋았던 2명은 코드S에 진출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7 해외선수들의
접근성 문제
GSL은
그 시작부터 글로벌리를 지향하며 화려하게 시작했다. 아직까지 그 명목은 이어져오고 있으며 곰티비는 끝없이
해외대회와의 연계방안을 모색 중이다. 코드A 최종예선 대상자는
한국레더 상위권 (코드B)이지만, 외국인들에게 그 기회를 주고 있으며 아울러 곰티비 숙소를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부단히 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요 해외 메이저대회와의 연계를 통해 GSL 코드S 시드를
부여하는 방안도 떠오르고 있다. 과거 IEM 대회 우승자에게
시드를 부여했다가 궁여지책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던 곰티비가 이 같이 고정된 구조에서 어떻게 해외대회와의 연계를 진행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위와
같은 부단한 노력과 취지는 대단히 값진 것이지만, 적어도 지금 상태에서의 글로벌리는 사실상 허울에 가깝다. 외국인이 코드S에 진출하고자 하면 한국에 와서 단 하루 동안 펼쳐지는
예선에 참가를 해야 한다. 대진운과 당일 컨디션에 크게 영향을 받겠지만 일단 진출에 성공한다면 다시
코드A 32강을 준비해야 한다.
하루짜리
토너먼트, 그리고 한번의 매치업, 이 두 번 중 한번이라도
운이 없거나 삐끗한다면 한 달을 한국에서 체류하면서 기다리거나 혹은 돌아가야 한다. 많은 외국인들이 GSL을 꿈의 무대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런데 정말로 꿈의 무대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team
Liquid와 OGS팀 간의 협력은 GSL에
아주 좋은 선례를 남겼지만, 국내선수를 구성하기에도 빠듯한 국내 팀들이 문화적, 언어적 문제를 건너뛰고 외국선수들과 꾸준히 교류하기는 사실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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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GSL이 가진 구조적 문제점과 함께 이것이 초래하는 부작용을 짚어보았다. 대회기간에
비해 선수에게 주어지는 기회는 지나치게 제한적이고 코드S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 작용하는 외부효과가 지나치게
크게 작용한다는 문제점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스타플레이어들과 실력 있는 신인들의 공존은 ‘잘하는 선수가
방송에 나오면 된다’는 간결한 원칙을 지키면 가능하다. 그를 위해 필요한 것은 리그 포맷의 합리성과
안정성이며 이는 곧 흥행의 열쇠가 된다.
다른
스포츠대회가 이를 위해 마련한 장치들은 무엇이 있는지 대략적으로 살펴보자. 풀리그로 진행되는 EPL은 1부리그 중 최약체 3팀만이
강등된다. 세계인의 축제라는 명목 하에 이미 합리성의 원칙을 위배하고 있는 월드컵에서 조차도 지역예선에서
강 팀으로 분류되는 팀들을 따로 묶어 톱 시드를 부여하며 월드컵 조별예선에서도 강팀은 따로 묶어 다시금 시드를 부여한다. 대진운 등에 따른 외부효과를 최소화 하기 위한 장치라고 볼 수 있다. 우승팀에게
차기 대회 본선 티켓을 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인리그로
진행되는 GSL 투어와 가장 유사한 PGA 투어의 경우 차기
시즌 진출자를 메이저대회 우승자, 스폰서쉽 대회 우승자, 상금랭킹
상위권, 스폰서 추천선수, Q스쿨 통과자와 2부리그 상위권 선수들이 차등적으로 시드를 부여 받아 1부리그를 구성한다. 순위에서 떨어지는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2부리그를 구성하게 된다.
이미
오랜 역사를 가진 PGA 투어를 GSL 투어와 접목시킨다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충분히 벤치마킹 할 요소는 다분히 있다. GSL 투어는 PGA 투어와 달리 메이저대회를 따로 두지 않고 슈퍼토너먼트와 블리자드컵 등의 이벤트성 대회들을 준비해 놓았는데
이를 메이저대회로 놓아 GSL 투어의 일부를 구성하고 스폰서쉽의 코드S
구성을 메이저대회 우승자와 GSL 포인트랭킹 상위권자에게 일부 시드를 구성하게 하고 나머지
시드를 PGA투어의 Q 스쿨과 같은 장치를 통해 걸러내면
된다. Q스쿨은 지금 피시방 예선처럼 하루짜리 토너먼트가 아닌 비방송용으로 몇 단계에 걸쳐 선수들의
기량을 철저하게 검증하는 방식을 통해 최고의 선수들을 추려낼 수 있다.
1
위와
같은 방식을 거친다면 코드S의 선수들은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될 것이다.
GSL 포인트랭킹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평소에 좋은 성적을 거둔 검증된 선수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선수라도 평소에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면 차기 시즌에 다시 나올 수 있게 된다.
슬럼프에
빠져 몇 시즌 동안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면 당연히 밀려나게 될 것이다. 나머지 시드를
구성하는 Q스쿨과 같은 장치는 방송에 나가지 않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과 많은 경기 수를 통해 그야말로
적합한 코드S 자격을 부여할 수 있는 장치가 될 것이다. 대진운
등에 의해 당락이 좌우되는 외부효과가 최소화 될 수 있다.
이렇게
알짜배기 선수들로 코드S를 구성하고 나면 대진운 등의 외부효과가 적용되는 것은 코드S 토너먼트에 제한 시킬 수 있다. 토너먼트에서의 이변과 드라마는 여기서부터
출발해도 충분하다. 적어도 코드S의 경기력 논란이라던지, 코드A 수준이 더 높은 아이러니한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2
Q스쿨과 같은 장치에 누가 참여할 것인가는 더 많은 것을 고려해야겠지만, 일단 코드S와 코드A 리거들
사이에서 GSL 포인트가 차기 시드를 받기에는 부족한 선수와 지금
GSL 기준으로 보면 베틀넷 레더 상위권 선수, 그리고 해외선수들이 되겠다. 단 하루에 모든 것이 결정되는 방식이 아니라 일정 기간에 걸쳐 철저하게 순위를 매길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
될 것이기 때문에 여한 없이 자신들의 실력을 겨룰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면, 대진운이나 피시방 예선 당일 컨디션 등 그 실력에 맞게 대우를 받고 코드S에
진입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신인들의 진입장벽 또한 크게 낮아질 수 있다.
이정훈과
임재덕을 승강전에서 만난 이동녕 선수나, 코드 A 32강부터
정종현을 만나 바로 떨어져서 다시 하루짜리 예선 토너먼트로 돌아가거나, 강자들끼리 피씨방 예선 토너먼트에서
만나 실력에 상관없이 대진운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는 경우를 최소화 시킬 수 있다. 최지성 같은 선수라면
코드S에 단번에 진출 할 수 있었을 것이라 확신한다.
3
알짜배기들로 가득 찬 코드S는 상금뿐 아니라 포인트 경쟁이 될 것이다. (PGA 투어처럼 대규모 상금이 걸려있다면 상금이 곧 포인트가 될 수 있겠지만) 지면 바로 탈락이라는 원칙은 변하지 않으면서도, 꿈의 무대인 GSL 투어 코드S 조별리그에서 기존의 34위전 같은 맥 빠지는 경기는 방송으로 보지 않아도 된다. 차순위
선수들로 구성된 코드A 역시 마찬가지이다. 코드A에서도 상금을 떠나 포인트는 차등부여 될 수 있기 때문에 8강 이후의
경기들이 크게 의미를 부여 받을 수 있다. 코드S 리거 중
최소한 2명이 코드A 우승자가 지목한 상대적 약체 선수가
올라가는 불합리성도 제거할 수 있다.
4
이와
같은 GSL 투어는 해외선수들에 대한 접근성과 권위를 크게 향상시킬 것이다. 해외선수들도 원한다면 곰티비 레어에 머물면서 Q스쿨에 참여할 것이다. Q스쿨은 하루짜리 토너먼트가 아닌, 철저하게 선수들의 실력을 검증할
수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해외선수들이 부담해야 할 당일 컨디션과 대진운 등의 외부효과에 대한 리스크는 감소한다.
Q스쿨에서 성적이 저조해 코드A 조차 진출할 성적을 받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해보게 되는 샘이다.
뿐만
아니라 이는 곰티비의 권위와 역량에 달린 문제겠지만, 포인트 중심의 리그 운영은 권위 있는 해외 메이저급
대회 입상자들에게 GSL 포인트를 부여하게 되면 해외선수들도 GSL 코드S에 쉽게 합류할 수 있다. 이는 해외대회에 나가고 싶어하는 국내선수들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GSL 기간과 해외대회의 기간이 겹치더라도
PGA 투어 선수들 같이 대회를 선택해서 나갈 수 있게 된다.
이는
해외선수들에 대한 접근성뿐 아니라 코드S 선수구성의 유동성까지 한꺼번에 확보할 수 있다. 이를테면 지금의 구조라면 한국에서 코드S 리거로 활약하던 그렉필즈의
경우 한번 코드S를 포기한 이상 다시금 하루짜리 피시방 예선을 위해 한국으로 돌아올 리스크를 감내하진
않을 것이다. 아울러 곰티비는 현재 해외대회 입상자에게 GSL 투어
시드를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미 정우서 선수의 시드 획득 과정에서 한번 홍역을 치룬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부여하게 될지 의문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포인트 등을 통한 차등시드 부여 방안은 코드S 구성의 유동성을 확대시켜 곰티비의 시드부여에 대한 부담을 없애 줄 수 있다.
물론
현재 국내와 해외의 스타크래프트 유저의 수준을 고려했을 때 해외대회에서 우승해 GSL 포인트를 받아
코드S에 진입하는 선수가 오히려 국내에서만 활동한 선수 중 GSL 포인트가
낮은 선수보다 경기력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대회상금규모나 대회의 수준 등을 고려해 GSL 포인트를 차등 부여하는 방식으로 극복 할 수 있다. GSL 투어가
충분한 권위를 확보하고 GSL 포인트의 가치가 높아진다면 GSL에
참여하는 외국선수들이 늘어나고 반면에 해외대회에 참가하는 국내선수들도 늘어날 것이다. 이는 스타크래프트2 저변 확산에도 반드시 크게 기여할 것이며 국내대회에 한정되었던 스타크래프트1과
같은 선례에서 벗어나 곰티비가 추구하는 글로벌리에도 부합하는 리그 포맷이 될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곰티비 GSL 스폰서쉽 방송의 해외시청자 수 증가와 권위 있는 해외대회를 곰티비가 방송 할 수
있게 되는 등의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5
PGA 투어는
스폰서 추천 선수에게도 시드를 주는데, 이 점은 논란의 여지가 많겠지만, 만약 가능하다면 추후 스폰서 유치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골프
뿐 아니라 스타크래프트2에도 팬들이 보고 싶어하는 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이 존재한다. PGA투어 방식의 포인트 중심의 운영과 Q스쿨 등의 장치는 '운'으로 코드S에 오르는
일을 철저하게 배제시킬 것이다. 반면 PGA 투어가 그러한
것 처럼 스폰서 추천 선수에게 시드를 부여한다면, 스타일리쉬하고 재미있는 명경기를 연출하는 선수들 중
일부가 코드S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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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 요약
지금 GSL은 대회기간에 비해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적어서 경기 한판에 1-2달의 향방이 정해지기 때문에 맵, 대진운, 당일 컨디션 등으로 인한 변수가 크게 작용해 코드S 수준 저하, 실력있는 신인 및 외국인의 코드S 접근성 등의 부작용이 있음.
PGA 투어 방식을 벤치마킹해 코드S를 GSL 포인트생위랭커(꾸준한 성적을 올리는 선수)와 Q스쿨(하루짜리 피씨방대회가 아닌, GSL리거 중 포인트랭킹부족 한 선수와 레더 최상위권, 외국인들이 비방송용으로 철저히 순위를 가리는 방식)을 통해 시드를 차등부여하면 코드S 선수들은 알짜배기들이 모일 수 있고, 대진운 등으로 인한 변수를 최소화 시킬 수 있음. 차순위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코드A를 구성하게 됨.
아울러 외국인들이 Q스쿨에 참여할 경우 단 하루짜리 피씨방예선을 위해 한국으로 날아오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포인트 중심의 운영이기 때문에 PGA가 그러한 것 처럼 해외대회와의 GSL 포인트 연동을 통해 외국선수들의 국내진출과 국내선수의 해외진출을 자연스럽게 모색할 수 있어 GSL의 이름 그대로 스2 저변확산과 방송컨텐츠 증가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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