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WCB_Take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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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1-07-21 01:35:18 KST | 조회 | 2,279 |
제목 |
여성 선수의 등장과 Esports에 관한 주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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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playxp.com/sc2/bbs/view.php?article_id=3193803
(김가연씨의 입장. 이것이 팀 슬레이어스 전체의 입장인지는 알 수 없지만, 글에서는 슬레이어스 팀으로 통칭하겠습니다. 아래 글을 읽기 전에 정독해주십쇼.)
최근 각종 스타크래프트2 커뮤니티에서 다뤄지는 뜨거운 감자는 단연 여성 프로게이머 김시윤 선수이다. 이 문제가 불거진 까닭은 슬레이어스 팀에서 정한 가입 기준을 무시하고 단 한차례의 온라인 대회 수상경력만으로 선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물론 선발기준은 팀의 사정에 따라 유동적일수 있으나, 문제는 이후 슬레이어스 팀의 태도이다.
다이아~골드리거 수준의 게이머, 거기다 단 한차례의 온라인 대회 수상경력이 오매불망 연습생이 될 기회만을 찾아 미친듯이 래더를 달리는 유저들의 노력과 비교가 될 수 있을까? 필자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한다. 이미 여기서부터 일반적인 상식선에서는 이해 할 수 없게 되었지만, 그래도 대다수의 팬들은 이해 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슬레이어스의 합리적인 설명, 아니 하다못해 감정에 호소하는 양해라도 괜찮았다. 어떤 방식으로든 팀에 보탬이 된다면 팬으로서 기꺼이 수긍해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슬레이어스는 입을 다물었다.
물론 기본적으로 게이머는 게임으로 평가받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다시피 객관적인 실력을 검증할 방법이 없는 상황(승급이 막혀있으며 과거 수상경력과 리그밖에 알수 없는)에서 게이머에 대한 평가는 힘들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분별있는 네티즌들은 미심쩍고 마음에 차지 않았음에도 일단 두고 보자는 식의 의견을 가지고 지켜보게 되지만 몇몇 분별없는 악플러들의 무차별적 인신공격과 도를 지나친 비난은 결국 법적 잣대까지 개입하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야기하게 된다. 상황이야 어찌되었든 도를 지나친 그들의 행동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는데에 이견은 없다. 하지만 문제는 이를 이용해서 팬들의 부정적인 피드백과 정당한 비판마저 막아버리려는 슬레이어스 팀의 의도에 있다. 단순한 일벌백계의 차원이 아닌 여론을 자신들이 듣기 좋은 쪽으로 유도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팬의 역할이 무엇인가? 단순히 박수갈채와 주먹구구식 신봉인가? 우리가 흔히 비판의 대상으로 삼는 속칭 '빠'로 불리는 무분별한 집단들이 팬의 본질이라는 건가? 아니다. 지지의 형태가 어느 한 방향으로 고착화되는 것은 기형적인 모습이며 결코 '좋은게 좋은거'라는 식의 이야기로 넘길 수 없는 큰 문제다.
팬들은 그들의 성공에 기뻐할 수 있고 그들의 실패에 눈물을 같이 흘려 줄 수 있으며 그들이 결코 주저앉지 않게 힘을 줄 수 있다. 또한 팬들은 그들의 실수에 진심어린 충고를 할 수 있으며 잘못된 행동을 비판하여 바른 길로 향하게 할 수도 있다. 말하자면 좋은 친구, 동반자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잘못된 것을 보고도 가만히 있거나 무작정 감싸주기만 하는 친구는 결국 벗을 망치게 된다. 그런데 슬레이어스 팀은 눈앞의 문제들을 처리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친구마저 나쁜 모습으로 변모시키는 시도를 하려한다. 단기적으로 봤을때는 악플러들을 잠재울 수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때 악플러들이 사라질리 만무하며, 더불어 올바른 비판과 피드백으로 팀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마저 저버리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우리를, 팬들을 그저 감탄고토 할 수있는 덧글 셔틀로밖에 보지 않는 것인가? 우리는 팀이 어찌되든 박수치고, 설명 따윈 필요없는 단순한 군중에 불과한가? 감히 그러한 반응으로 팬들의 사랑과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바라는 것인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몇몇 정신질환을 가진 인간들이 컴퓨터 앞에 앉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권리는 아무에게도 없지만,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하지만 상식적인 비판과 그에 대한 답변을 바라는 팬들마저 적으로 돌릴 경우, 미래는 불투명하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겠지만 Esports는 온전히 팬들의 힘으로 여기까지 성장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각종 이해관계와 돈을 떠나서 순수하게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뭉쳐서 만든 것이 Esports의 본질이자 정체성이며, 이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팬이 선수이며 선수가 곧 팬인, 일심동체의 관계로 Esports는 성장해왔다.
시련이 있을때마다 관계자들과 팬, 우리는 함께였으며 그렇기에 큰 산들을 넘고 넘어 지금 이 위치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다. Esports가 햇수로 10년을 넘어섰지만 스타크래프트2는 이제 갓 1년을 넘긴 상황이다.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팬들과 관계자들의 행동은 아직까진 안일하고 서투를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첫 단추를 더욱 더 잘 꿰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팬과 팀 양측 모두 좀 더 진지하고 성숙한 고민을 할 필요성이 있으며, 각종 논란 속에서 바쁘게 걸어왔던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면서 서로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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