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슬레이어스팀에 입단한 김시윤 선수가 화제다.
슬레이어스는 지난 7월 14일 GSTL4주차 경기에서 첫 여성 프로게이머 김시윤 선수를 공개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골드리거" 여성 선수가 등장하자 인터넷에선 환영 인사 대신 비난 여론이 대부분이었다.
여성 선수를 상대로 한 성적 비하나 인신 공격은 그들의 인격 자체를 반영한 것이고 논할 가치도 없는 일이니
여기서 다루진 않겠다.
이번 사건이 큰 문제가 된 이유는 단지 성적인 비하나 인신공격 때문만이 아니다. 실력이 부족한 선수가
( 그 선수가 남이건 여자이건 간에) 유명팀에 입단했다는 것 하나만으로 그녀에겐 수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이제 막 한 걸음을 내딛는 스2판에서검증되지 않은 실력의 선수를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슈로 만드려 하는 행동이 옳은 행동인지 되묻고 싶다.
김시윤 선수를 위해 한마디 먼저 적어놓는다.
일단, 김시윤 선수가 비난받아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이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김시윤 선수가 '나 프로게이머 됬어요!' 라고 자랑하면서 떠벌리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 오히려 이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이다.
앞으로 이런 일련의 사태들을 디딤돌 삼아 '골드리거'가 아니라 진짜 황금빛 빛나는 실력을 가진 프로게이머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그렇다면 그녀를 향한 비판,비난의 이유는 무엇인가?
그녀를 향한 주된 비난 중 하나는 그녀가 골드 혹은 다이아 리그에 속해있어 프로게이머로서의 자격이 없단 것이었다.
PlayXP zelgadiss님의 칼럼에 보면 프로라는 단어의 정의로 '어떤 일을 전문으로 하거나 그런 지식이나 기술을 가진사람 또는 '직업선수' 라고 하셨고, 따라서 프로게이머란, 전문적인 게임 활동을 통해 돈과 명예 등을 목표로 하는 직업이라고 하셨다.
zelgadiss님께서 작성하신 프로게이머의 정의라면, 김시윤 선수는 아직 프로라고 불리기엔 부족한 것 같다.
전문이란 말그대로, 그 방면에 능통하고 다른 누구보다 뛰어나다는 말일 것이다. 연습 많이 한다고 프로가 된다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반박이 있을수 있다. 프로팀에서 뽑았으니까 당연히 프로선수아니냐구 말이다.
하지만, 프로라는 것은 프로팀에서 검증된 선수를 뽑아 프로라는 자격을 주는 것이지 가능성만 보고 뽑는다면 그건 말그대로 연습생이다.
내가 SM엔터테이너먼트 이수만씨에게 캐스팅되서 연습생으로 들어가서 훈련도중에 있을땐 아무도 날보고 가수라 하지 않는다.
정식으로 뮤직뱅크나, M카운트다운 같은 음악방송, 또는 앨범발매를 통해 데뷔할때 그제서야 나를 가수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그런점에서 김시윤 선수를 '프로게이머'라고 칭하며 이번시즌에 출전시킬계획까지 가지고 있다던 김가연 SlayerS단장은 스타2를 지켜보던
팬들에게 비판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을 해보자.
만약 남자 골드리거가 연습생으로 뽑혔다. (애초에 상상이 힘들긴 하다.)
슬레이어스 팀에서 남자 골드리거를 연습생으로 뽑았다면, 이렇게 GSTL현장에도 데리고 나오고 사람들에게 알리면서 홍보를 했을까 의문이다.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서, 진짜로 GSTL에 나올 실력이 됬을때 데리고 나왔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프로의 세계는 실력으로 말하는 곳이다. 프로 선수의 연봉, 명예 모든 것이 실력으로 결정된다.
그런 세계에서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연습생을 GSTL현장까지 데리고 나오고 이번시즌에 출전계획까지 가지고 있었다면,
그것은 스2판과 스2팬들, 그리고 스2프로게이머들까지 무시하는 처사라고 생각 할 수 있다. 그것이야말로 남성에 역차별이다.
중요한 것은 선수의 성별이 아니고, GSTL에 나올만한 실력이 되는 것인지가 중요한것이다.
우리는 실력있는 프로게이머들의 "열정적이고 격렬한" 승부를 보고 싶은 것이지,
김태희랑 한예슬이 스타2 하는 것을 보려는 것이 아니다.
만약 SlayerS 김가연 단장께서 진짜로 김시윤 선수에게 재능을 발견해서 연습생으로 받아들였다면, 이렇게 김시윤 선수를 "이용하는"
(어떻게 보면 이용한 것이 맞다고 본다. 이 사태로 인해 스타2 잘 모르던 내 친구들도 SlayerS팀은 알게됬으니) 것은 절대 아니다.
그것은 김시윤 선수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슬레이어스 팀원자리를 열망했던 프로게이머 지망생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연습생으로 받아들였으면, 꾸준히 팀내에서 연습을 시키면서 데뷔시킬 실력이 됬다고 판단됬을때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만약 그 때가 된다면, 모든 스투팬들은 김시윤 선수를 응원해줄 것이다.
SlayerS김가연 단장께서는 사태 초기의 몇몇 성적 모욕, 인격 모독으로 인해 많이 마음 상하신 건 이해하지만, 이 사태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고찰해보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