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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fendercat
작성일 2011-08-08 02:49:48 KST 조회 2,691
제목
스1과 스2의 공존이 어려운 이유.

요즘 여러 커뮤니티에서 스1 리그의 미래에 대한 어두운 전망을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그런 글들이 '스1vs스2' 구도의 감정 싸움으로 번지는 듯 합니다.


그런 와중에 자주 등장하는 논리가 스1과 스2의 관계는 야구와 축구의 관계와 같기 때문에, (1) 시간이 지난다고 스1리그가 망할리는 없다 (2) 스1과 스2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니 어느 한쪽을 희생해서 다른 쪽으로 이행하는 건 불가능하고 그럴 이유도 없다 정도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e스포츠를 야구나 축구의 동일선상에 놓고 이야기를 하는 것은 상당히 무리한 주장입니다. 따져보진 않았지만 아마도 박지성 선수 한 명이 받는 연봉으로 우리나라의 브루드워 전체 프로팀과 리그를 1년 동안 운영하고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차이는, 야구나 축구 규정은 어느 사기업의 소유가 아니고 시간이 지난다고 '야구 2.0', '축구 3'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즉, 애초에 e스포츠와 기타 인기 스포츠와는 시장규모부터가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다르고, 또한 일반 스포츠와 다르게 e스포츠의 종목은 그 종목이 기반하는 게임 타이틀의 수명에 좌우된다는 것입니다. 이를 무시하고 단순히 e스포츠도 스포츠니까 브루드워 리그도 야구처럼 영원히 할 수 있다는 식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이러한 e스포츠의 특성 때문에, 만일 e스포츠가 일반 스포츠와 같은 지속성을 획득한다면 그건 브루드워 같은 특정 종목이 10년이고 20년이고 지속되는 형태가 아니라, 아마도 RTS, FPS와 같은 식의 큰 장르 구분 안에서 그 때 그 때 인기를 얻는 게임타이틀을 중심으로 길게는 10년 안팎의 시간을 주기로 종목이 교체되는 형태로 가능할 것입니다.


그런 구조라면 이상적으로 하나의 종목의 수명이 다해도 다른 인기 종목을 활성화 시켜서 e스포츠 판 자체는 생명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브루드워 리그의 수명이 다해가는 전조를 느끼는 지금 급작스럽게 브루드워 리그가 붕괴하면 e스포츠가 그런식으로 지속성을 확보할지는 장담하기 힘듭니다.


스1 리그의 선수와 구단을 스2로 체계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흔히 스1 팬들은 "왜 자연스럽게 공존하면 될 것을 왜 억지로 망하게 하려하느냐, 축구가 어려우니 야구 그만하고 축구하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하는 식의 반응을 보이곤 합니다.


하지만, 그런 주장이 간과하고 있는 점은, 현재 e스포츠는 야구나 축구같은 인기 스포츠와는 달리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입구조에 겨우 매달려있는 상황이고, 그 수입을 좌우하는 팬층과 방송국과 같은 인프라는 브루드워 리그의 수명이 급격하게 한계에 다다르는 과정에서 함께 작아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스1, 스2가 야구와 축구 처럼 서로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는 주장은, 지금 GSL의 선수들과 팬들의 구성만 봐도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축구선수가 과거 야구선수 출신이었거나 사실상 모든 축구팬들이 한 때는 야구팬이었거나 야구와 축구를 같이 보는 경우가 아니라면 말입니다. 아니, 모든 것을 떠나서 축구는 '야구2.0'이 아닙니다. 그런 현실에서 스2와 스1의 이해관계는 상당 부분 겹칠 수밖에 없고 경쟁 양상을 띄는 것이 불가피합니다.


초원에 먹을 것이 많고 물이 풍족하면 맹수들 끼리는 싸울 필요없이 각자 입맛에 맞는 사냥감을 사냥하며 잘지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후가 변해서 물이 말라가고 먹이감이 줄어들면 결국 적자생존의 원칙하에 맹수들 끼리도 물고 물리는 싸움을 벌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사자와 하이애나가 분류상 같은과니 아니니 하는 논쟁은 의미가 없습니다.


확실 한 것은, 지금 현재 브루드워 리그를 중심으로하는 e스포츠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요소들, 즉 선수, 방송사, 팬, 구단을 운영하거나 스폰을 하는 기업등은 상당수 스2리그 입장에서도 생존과 확장을 위해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리소스라는 점입니다. 스1리그가 중단되면 그 때까지 게임만 하던 선수들이 모두 학업에 전념해서 다른 일자리를 구할 것도 아니고, 아무리 브루드워에 충성심이 높은 팬들이 많아도 '택뱅리쌍' 같은 선수들이 전향하는데 스2리그로 팬들의 유입이 없을리도 없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이행이 필요한가, 혹은 바람직한가에 대한 부분이지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이 아닙니다. 축구선수가 야구한다고 1년만에 최고가 될 수 없지만 스2로 전향한 스1선수는 다릅니다. 그리고 설사 축구가 오늘 당장 망한다고 해도 야구도 같이 망할리는 없습니다만, 브루드워 리그가 급격하게 소멸되고 그 과정에서 양대 방송사와 구단들, 그리고 구단에 소속된 선수들까지 같이 안고 사라지면 e스포츠 판 자체가 사라지거나 잘해야 초창기 시절로 회귀하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e스포츠 안의 종목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일이고 어쩌면 그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e스포츠가 영원히 살아남는다면 그것은 그 때 그 때 인기있는 게임 타이틀이 후속작이나 경쟁작에 자리를 물려주면서 생명력을 이어가는 형태이지 결코 한 가지 타이틀이 10년, 20년씩 리그를 독점하면서 가능하진 않을 것입니다.


얼마전 발표된 게임방송사의 케이블 시청률 순위를 봐도, 설사 이번 프로리그 결승 취소 같은 악재가 없이 단순히 지금처럼 시청률 감소만 이어진다 해도 브루드워 리그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은 익히 짐작할 수 있는 일입니다. 반면, 브루드워 리그의 수명이 다해가는 지금 시점에서 그동안 종목 다변화를 게을리한 케스파와 방송사의 실책으로 인해, 그리고 저작권 분쟁으로 팬들을 '스1vs스2'의 극한 대립으로 몰고가는 과정에서 브루드워 리그가 무너졌을 때 그 뒤를 이을만한 제대로된 후계 종목을 찾기 어려운 것도 현실입니다.


브루드워 리그의 소멸은 피할 수 없고, 어쩌면 생각보다 더 빠르게 시작될 지 모릅니다. 그리고 확실한 것은 리그 붕괴가 시작되면 순식간에 구단이 연이어 해체하고 방송사가 게임중계를 포기하게되어 선수들과 방송 관계자들은 졸지에 은퇴나 전직을 강요받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브루드워 리그의 붕괴는 단순히 스1 선수와 팬들이 떨어져나가는 것을 의미할 뿐 아니라 'e스포츠'라는 것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분야인지에 대한 회의가 확산되어 결국 스2를 포함한 전체 e스포츠 판의 심각한 위기로 번질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1과 스2은 같은 이해관계를 두고 운명을 같이하고 또 경쟁을 하는 관계일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브루드워 리그가 외부의 영향으로 급속하게 붕괴되기 이전에 체계적이고 점진적인 방법으로 선수와 관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e스포츠 판 자체를 지속시키기 위한 '연착륙'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시점에서, 브루드워와의 연속성을 보거나 리그 활성화 수준으로 봐도 사실상 유일한 대안은 스2 중심의 리그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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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감사도사 (2011-08-08 03:06:38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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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1판은 이미 수명 다했다고 보고 스2판도 그리 희망적이지 않습니다. 아마 국내 이스포츠판은 조만간 몰락할 것이라고 보거든요.. gsl은 살아남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결국은 이스포츠판의 중심지는 해외로 넘어갈 것이라고 봅니다. 애초에 종교채널보다 못한 방송국에서 송출되는 스포츠판에서 연봉 2~3억얘기부터가 말이 안 됬어요.. 말그대로 버블이죠.
아이콘 미루자 (2011-08-09 12:06:49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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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L이 한국에 있는 이유는 현재 한국 선수들의 능력때문이지 시장이 크고 작음의 문제가 아니죠 ㅇㅇ...

그리고 큰 시장에 좋은 선수들이 몰리는건 당연한겁니다...

결국 E스포츠 시장은

워3 중국 VS 스2 북미로 갈껍니다.... 거기가 돈이 되니까요.... 한국 선수들도 점차 많이 빠져나갈것이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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