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어려움 때문에 고통받는 집단은
해체되기 보다는 하나로 뭉쳐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집단의 해체는 곧 개체의 위험이라는 것을 본능으로 아는 것이다
물론 자존심을 버리고 다른 강한 집단에 흡수되는 길도 있지만
그러한 선택은 대부분 소규모 집단에서 일어나며
국가 단위의 거대 집단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어쨌든, 집단이 뭉치기 위해선 어떤 구심점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며 그 구심점에 권력을 집중하는 정치형태가 나타나는것
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구심점은 하나의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당이 될 수도 있으며
그(혹은 그들은) 어떤 실현 가능해보이는 위대한 목표를 제시하여
사람들에게 희망과 목표를 심어주려고 할 것이다.
다만 이것이 정말 옳은 것일지는 의문이며
역사적으론 대개 위대한 목표처럼 보이는 악행일 것이다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 놓인 집단은 대개 독재정치의 길을 걷고
독재정치는 곧 악행을 저지르게 되며
이러한 악행은 곧 다른 집단에게도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따라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몇 가지 방안이 있다면
첫째, 다른 집단들이 어려운 집단을 도와 상생하는 것이다.
도덕적으로도 옳고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세계 경제공황같은 큰 위기가 닥치면 현실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둘째, 집단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권력이 한 곳으로 몰리지 않게끔 방지하는 것이다. 지적수준이 충분히 높은 집단이라면 그만큼 독재정권은 들어서기 힘들 것이며 설사 들어선다 하더라도 거센 반대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적수준이 충분히 높지 않거나, 위기가 너무나 커 지식인들이 체념하며 독재를 받아들이는 경우에는 역시 적용할 수 없다.
셋째, 정치체계에 대한 외부의 정당한 간섭이다. 이미 독재정권이 고착되었고 악행을 더 이상 내부적으로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외부의 압력을 통해 이를 해결해야만 한다.
하지만 외부세력의 간섭을 침략으로 판단하여 오히려 독재정권의 고착을 심화시킬 수 있으므로 해당 집단이 거부할 수 없을만한 어떤 거대한 권위로 정당하게 간섭을 하여야만 한다.
이러한 거대한 권위를 만들고 어떤 집단의 악행으로 인해 인류에 끼칠 피해를 조기에 차단하는 것이 비대해진 인류 집단의 영속을 유지할 수 있는 한 방법일 것이나, 그 거대한 권위 또한 하나의 집단일 것이므로 그 거대한 권위가 악행을 저지르지 않도록 하는 것은 인류의 과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