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WG완비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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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7-03-16 14:58:12 KST | 조회 | 1,075 |
제목 |
미녀와 야수 2017 보고 왔음 ( 감상평 + 스포일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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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박스 코엑스 M2관에서 ATMOS 사운드로 3D 자막판 봤음
10점 만점에 7점 드립니다
로튼 토마토는 67%, 메타크리틱은 66점이던데 대충 비슷하게들 생각하는 것 같음
단, 영화 자체는 2017년 첫 십억 달러 돌파 영화 후보로 꼽히고 있는 대작인 것은 확실하며 실제로 흥행도 그만큼 몰아치고 있음
점수가 생각보다 낮은 것은 원작이 이미 있는 영화고,
원작의 스토리를 살리는 쪽으로 갔음과 동시에 원작이 너무 넘사벽이기 때문인 것.
※'원작'이라고 하면 진짜 미야수 오리지널 원작이 아니라 91년 미야수 애니메이션을 말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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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처음에 디즈니 캐슬이 등장하고 디즈니 로고가 뜨는 장면에서
익숙하던 그 디즈니 성 대신에 왠 이상하게 생긴 처음 보는 성이 등장하길래 ????? 하고 있었는데 (제가 트레일러를 안 봤음)
그 성에서부터 화면이 점점 줌 아웃되고 붉은 장미 덤불이 보이는 거리까지 시점이 땡겨지면서
디즈니 로고 테마가 끝남과 동시에 미녀와 야수 프롤로그 테마가 흘러나오는데
와 ㅅㅂ ㅅㅂ ㅅㅂ !@%$$#
진짜 몇 년 만에 느껴보는 리얼 개 씹 소름과 전율을 느낌
아! 야수의 성을 통째로 로고씬에 사용했구나! 야 이 영화 참 갓-무비다
이거를 시작부터 느낌 (물론 디즈니 골수팬들이나 느낄 그런 감동이긴 함)
2. 아시다시피 미녀와 야수는 프랑스의 이야기이고 따라서 배경도 프랑스인데
91년의 애니 원작에서는 '여기 프랑스에용 오홍홍 조와용' 이런 묘사와 고증이 좀 부족했던 것에 비해
실사 영화라서 그런지 로코코 시대 쯤의 프랑스의 고증이 끝내주게 잘 살아 있어서 디테일에 많이 감동받았음
벨이 사는 시골 마을의 풍경은 물론이고, 성의 양식이나 성 안의 사람들이 지내는 모습, 차려입은 의복 등등
하긴 실사 영화에서 이런 부분에 감동 안 받으면 어디서 받겠어
3. 야수에게는 '아담'이라는 본명이 있는데 이건 언급 안 하고 넘어감(Prince Adam), 걍 생략한 듯
첫 장면부터 이 아담 왕자가 백성들 세금을 걷어들이며 성에서 잔치를 벌이고 주지육림을 이룩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요것은 원작에선 묘사되지 않았던 매우 고오얀놈스럽고 샹넘스러운 모습임
원작에선 그냥 왕자 인성 스레기다 하고 내레이션으로만 설명하는데 영화에서는 직접 배우들이 연기하는 씬으로 보여줌
이렇게 시작하는 것을 보아 야수가 21세(스물 한 번째 생일이 되기 전까지)라는 설정은 생략되거나 없어진 듯
4. 왕자와 성의 하인들에게 저주를 내린 마녀/요정은 원작에서는 프롤로그에서만 등장하고 땡인데
실사 영화에서는 '아가타'라는 독자적인 캐릭터로 등장함, 근데 이게 제가 생각하기에는 조금 악수인 것 같음
왜냐면 이 아가타라는 캐릭터는 영화 내내 플롯을 넘기는 '장치'로써의 역할만 하고 '캐릭터'가 없음.
얘가 왜 그렇게 성격이 베베 꼬여서 아담 왕자가 인성질 좀 했다고 하인들에게까지 저주를 내렸는지,
왜 가스통한테 당한 벨 아빠 모리스를 구해주는지, 왜 마지막 씬에 등장해서 장미에 샤라라∼ 빛을 뿌리고 바로 퇴갤하는지
아아아아아아무것도 설명도 없고 연관성도 없고 접점도 없고, 관객들은 아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야만 함
마치 워크래프트 실사 영화를 처음 본 사람이 '막고라가 뭐에요?'라는 의문을 가지니까
미친샹넘들이 '막고라에서 승리하면 명예로운 자다'라고 대답하는 걸 보는 거 같음
이게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기분인지는 봤으면 잘 알 거임
5. 가구로 변한 하인들의 CG는 정말 끝내줌
하인들 움직이고 말하는 모습을 보는게 영화에서 제일 대단한 눈요깃거리가 아닌가 싶은데,
걔네들 진짜 너무 인상 깊어서 장난감이나 굿즈로 내면 불티나게 팔릴 거 같을 정도
콕스워스 시계 같은거 실제로 나오면 바로 지갑 엽니다
6. 보컬 OST가 원작보다 많아졌음. 오홍홍 조와용
벨 아빠 모리스도 짧지만 한 곡 받았고, 아담 왕자도 벨을 떠나보내고 그리움에 사무쳐서 부르는 싱글 스코어가 생겼음
본인은 내심 Human again을 기대하고 갔는데 딱 그 곡만 없어서 살짝 아쉬웠음. 그치만 다른 곡들의 볼륨이 대단해서 만족함
뮤지컬 영화 답게 거의 8분마다 터져나오는 곡들에 푹 빠질 수 있음
7. 메인 OST인 Beauty and the Beast는 여러가지 이유로 아쉬웠다는 평이 조금 보이던데
이건 원작에서도 화면 기법과 씬이 아름다웠지 곡은 그냥 그랬음, 아마 추억 보정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게 아닐지?
무도회 장면은 원작에서의 3D 빙글빙글 구도를 사용하지 않고 좀 더 정갈한 구도로 보여줬는데 나는 마음에 들었음
8. 반대로 Be our guest는… '야 이거는 미쳤다'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정말 정신나간 걸작이 나왔는데
작품 내 최고라는 수식어로도 모자라서 거의 모든 뮤지컬 영화를 놓고 경쟁시켜도 압도적으로 1위할 것이 나와버림
애니메이션 원작 그 이상의 황홀함을 제공하고, '영화를 보면서 감격한다'라는게 뭔지를 깨닫게 해주는 명곡 & 명장면임
가장 최근에 그런 기분을 느꼈던게 닥터 스트레인지 우주관광 씬이었는데 그거 뺨을 왕복으로 세 대는 칠 수 있을 듯
9. 배우들 연기는 정말 좋았음 짝짝짝짝짝
엠마 왓슨의 경우에는 헤르미온느 이미지도 심하고 그래서 사람들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리겠지만, 아무튼 나는 좋았음
야수는 요약하자면 꽤 좋았음, 야수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아서 자세한 건 밑에서 다룸
개스톤과 르푸는 최고였다 광광 우럭따 8ㅅ8 영화를 캐리한다
가구 하인들도 두말할 것 없이 A+급 특히 르미에는 S+++
나머지 조연들도 굳굳 (아가타의 애매모호한 입지만 제외한다면)
10. 야수의 성격이 원작에 비해서 조금 변했음
좀 더 인간미가 강조됐고 캐릭터에 깊이가 있어졌음, 긍정적으로
상영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서 야수의 개인적인 캐릭터를 보여줄 기회가 많아져서,
실사 영화 버전의 오리지널리티가 생겼다고 해야할런지? 그런게 있음.
일단 원작은 늑대들에게서 벨을 구해주고 바로 일사천리로 사랑에 빠지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그러기 전에 서로 썸을 타는 장면이 많이 추가됨
그리고 그 과정에서 벨과의 접점을 키우기 위해서 공통점을 많이 집어넣음
일단 이 아담(야수) 놈이 벨과 마찬가지로 중증의 노답 책벌레가 됐음
두 사람 모두 밥 먹는데 (그냥 식사도 아니고 프랑스식 정찬) 옆에다 책 두고 독서하면서 먹을 정도로 책벌레임
벨한테 자기 도서관을 보여주는 씬에서부터 이 기질에 발동이 걸리는데 원작에선 그냥 도서관 보여주고 땡이었지만
실사판에서는 거기에 더해 각종 소설과 셰익스피어 작품들로 Geek, Nerd스러운 대화를 주고 받기 시작하며
혼자 정원에서 로맨스 소설 읽다가 벨한테 들키니까 부끄러워하는 장면도 있음
그리고 후술하겠지만 둘 다 아주 어렸을 때 어머니를 잃어서 편부모 가정에서 자랐다는 슬픔을 공유함
11. 벨의 경우에는 원작과 달리 직업이 발명가로 설정되어 있으며 공돌이 속성이 좀 생겼음
문제는 벨이 '여자는 공부할 필요가 없다'라는 편견이 가득한 시골 마을에서 산다는 점이고
이 때문에 마을 꼬마 여자아이한테 글을 가르치다가 마을 이장하고 싸우기도 함
이 장면을 보면 직접 설계도까지 그려서 당나귀로 돌리는 세탁기를 만들어
남들 다 빨래하고 있을 시간에 여유롭게 책 읽을 시간을 버는 모습도 보여줌
근데 이건 초반에만 반짝하는 모습이고 후반에 딱히 이 설정에서 뭘 뽑아내진 않음
그래도 '너무 수동적인 여성상이다'라는 평가를 받던 원작에 비해 나아진 부분이라고 볼 수 있을 듯
12. 우리의 꽃미소 까스통 성님은 원작보다 더 악랄하고 인성 스레기에 인간 말종이 됐음
원작에서는 벨한테 직접적으로 악담을 하거나 그러진 않는데 실사판에서는 면전에다 대고 하기도 하고
앞에선 꽃미소를 보여주다가 곧바로 얼굴만 돌리면 뒷담화를 쏟아내는 무슨 싸이코패스 악한이 되었음;
게다가 분노조절장애까지 생겼는지 르푸가 옆에서 브레이크를 안 걸어주면 폭발할라고 함 (모리스한테는 폭발함)
결혼에 미쳐있는 건 원작과 똑같긴 한데 정도가 더 심해짐
그래도 개성이 강하고 배우도 연기를 너무 잘해서 캐릭터로써의 가치는 원작보다 훨씬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13. 가구로 변한 하인들은 원작에 비해 외모를 제외하면 크게 변한 것은 없지만
서로 사랑하는 관계인 캐릭터들이 많아져서 좀 더 사람사는 곳 냄새를 풍겼고 마지막 씬에서 감동을 불러일으킴
특히 성에 걸린 저주로 인해서 성에서 하인으로 일하던 사람과
성 밖에서 그들을 잊어버렸던 가족이 재회하는 모습은 원작에는 없는 감동이었음 8ㅅ8 이 부분 최고
14. 르푸도 굉장히 잘 뽑힌 감초 캐릭터이고, 마지막엔 깨스통에게 실망해서 선역 비스무리하게 변하기도 하는데
놀랍게도 이 캐릭터, 게이 코드가 들어가 있음, 심하진 않은데…
가 아니라 디즈니가 이걸 시도했다고 하면 기절초풍할 만큼 심하게 들어가 있음
러시아에서 상영 금지당했음
영화 초반부에 딱 보면 '왜 난 여자들에게 인기가 없는 걸까?'라면서 은근히 암시하는 장면도 있고
엑스트라 걔랑 아 그렇고 그런 관계네 하고 눈치 까게 만들어놓은 장면도 있고, 다소 놀라웠음
끝나고 나서 생각해보니까 개스톤 OST 부를 때 개스톤한테 껴안기는 장면도 개그씬인 줄 알았는데 그 암시 중 하나더라
15. 원작은 84분짜리 영화고 실사판은 129분짜리 영화라 45분의 추가 내용이 있단 말임
그래서 나는 '이 부분에 뭔가 원작과 다른게 있지 않을까?'하고 궁금했었는데
감독이 원작의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가는 길을 택했기 때문에 뭔가 색다른 그런게 있진 않았고
원작의 개연성과 캐릭터들의 상호작용, 감정선 등을 더 매끄럽고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씬들이 추가된 거였다
추가 OST 세 개로 15분, 야수의 부모에 대한 얘기로 5분, 벨의 엄마에 대한 얘기로 10분 (파리로 가는 씬),
벨이 모리스를 구하러 갔다가 함께 갇히는 장면에서 5분, 후반 전투씬 추가 5분, 엔딩 부분 추가 5분
말 그대로 부족했던 내용들이 보강된 거라서 허전했던 한 끼를 곱빼기 사이즈로 만든 느낌이다
16. 후반 전투씬하니까 생각난 건데, 여기다 은근히 많은 요소를 집어넣어놨다
저주로 성에 대한 기억을 잊고 있던 사람들이 가구와 투닥거리다 자기 반려자인 걸 알아보는 장면도 있고
르푸가 깨스통에게 배신을 당해서 실망하고 돌아서는 장면도 있고, 예상했던 대로 성 외곽을 배경으로
말레피센트 실사 영화처럼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격렬하게 싸우는 씬도 있고… 종합적으로 좋았다
17. 가장 울컥했던 장면은 역시 야수가 죽고 마지막 장미 한 잎이 떨어지면서
하인들이 서로한테 작별 인사를 하며 영원히 가구로 변해버리는 씬이었다
이 장면 정말 좋았는데…
정말 좋았는데 그 쉬부럴 아가타가 쉬벌… 몰입을 오지게 방해하네 진짜 왜 넣은 건지 하나도 이해 불가능한 캐릭터
18. 저주가 풀리며 가구 하인들이 인간으로 돌아오는 장면은 CG로 보여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만들기 까다로웠는지
화면을 잠깐 다른 데로 돌리거나 안경에 비치는 등 간접적으로만 표현해 보여주는 걸로 땡쳐서 살짝 아쉬웠다
뭐 근데 실제로 만들었으면 그 짧은 씬에 비해서 노력이 엄청 많이 들어갔을테니 그렇게 땡처리한 건 이해할 수 있음
19. 야수 ㅅㅂ 너무 잘생김 (그리고 사람 같음)
아니 ㄹㅇ루다가 내가 봐서 그런게 아니고 객관적으로 너무 잘생기게 만들어놨음
원작의 야수가 좀 괴팍하고 예측하기 힘든 타입의 성격이었다면
실사판 야수는 '얘가 좀 삐뚜러진 애인데 그러케 된 것에는 다 이유가 이써요… 원래는 고결함…'하는 느낌이 강했음
20. 3D 효과가 꽤 괜찮음
실사 영화로 동화 속 세계의 느낌을 냈습니다! 한 번 보세요!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을 수준
21. 엔딩 크레딧 개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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