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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아이덴타워
작성일 2017-04-01 17:29:42 KST 조회 385
제목
[대량 스포] 공각기동대 봤음.

킬링 타임 영화. 원작을 보고 온 사람에게는 복창이 터지고 객관적으로 봐도 각본에 심하게 문제가 많음.

 

1. 비주얼

 

블레이드 러너나 제 5원소 같은 21세기 초반 사이버펑크의 향수가 물씬납니다. 오색찬란 유치한 네온사인과 홀로그램으로 도배된 도시를 장면 하나 넘어갈 때 마다 끝 없이 쿼터뷰로 보여주는데 눈요기로는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영화 끝이 가까워질 때까지도 저 아이캔디를 계속 들이미니 지겨워집니다.

 

중간 중간 구룡성 같은 쇠락한 빈민가들도 나오는데 풍경 하나 만큼은 아트워크를 그대로 현실에 옮긴 것처럼 근사하긴 합니다.

 

싸움 장면은 심하게 개폼을 잡기는 하는데 크게 트집 잡을 건 없습니다.

 

아무튼 영상은 화려해서 생각 없이 볼 수준은 됩니다.

 

2. 화이트 워싱에 대해서

 

쿠사나기 모토코가 백인인 이유가 영화 종반부에 반전으로 작용합니다. 솔직히 모토코가 백인인 거 별 신경 안 썼는데 이렇게 써먹히는 군요. 자세한건 아래에서.

스칼렛 요한슨의 연기는 좋습니다. 다만 원작의 모토코를 기대하지 말고 블랙 위도우가 잠시 출장 나와서 옷 갈아입었다고 생각하세요. 다른 배우들 연기도 트집 잡을 건 없는데 각본과 대사가 너무 끔찍해서 각자 받은 출연료 값만큼 일해야만 했던 배우들에게 동정심이 갔습니다.

 

3. 원작 반영

 

일단 감독이 오시이 감독 버전하고 이노센스, 그리고 티비 시리즈까지 보고 영화를 만들었다는 건 확실합니다. 원작에서 나온 인상적인 장면들은 이것저것 다 끌어왔음.

 

세뇌 당했던 트럭 운전수를 심문하면서 사실 너한테는 아내도 딸도 없고 혼자다. 너가 알고 있던 건 다 허상이다. 라는 걸 알려주는 아는 사람 다 아는 첫 극장판의 그 내용도 나오기는 하지만 장면 전개가 너무 날림이라서 아무 감흥이 없음. '자 어서 이 장면 끝내고 바로 다음으로 넘어가자'라고 서로 상의한 것처럼 쓱 지나갑니다. 작품 주제하고 깊이 연관된데다가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깊게 남기는 명장면인데 이렇게 대충 써먹었다는게 너무 빡침.

 

정리하자면 진부하기 짝이 없는 플롯에 지금까지 영상화된 프랜차이즈의 인상적인 부분만 골라 잡아가지고 사이사이 스까버린 총 집합체가 오늘 본 영화네요.

 

4. 플롯에 대해서.

 

처음 시작은 인간 상태의 모토코가 의체로 두뇌를 이식하는 장면인데 그 뒤로 수술대에서 의식 찾은 모토코가

 

숨을 헐떡입니다.

 

아니 쉬바 전신 의체잖아. 호흡을 왜 하는데. 유기조직으로 만들어진 안드로이드도 아니고.

 

물론 뇌는 사람의 그것이고 감각이 있으면 일어나자마자 당황해서 생리적으로 자연스럽게 그럴 수도 있겠지만.(원작에서도 의체들은 감각을 느끼게 해주는 센서가 있다고 함)

 

그 다음 대사가 '왜 제 몸에 아무 느낌도 없죠?' 입니다. 몸에 감각이 없으면 숨이 찰수가 없잖아. 애초에 허파가 없잖아.

 

너무 과한 트집 같으니 넘어갑시다. 그냥 놀라서 뇌가 기억하고 있는 대로 몸이 움직인 걸로.

 

아무튼 영화의 모토코는 원작처럼 군인도 아니고 난민 수용 선박에 있다가 테러 공격에 휘말린 민간인으로 나옵니다. 민간인, 거기에 난민에게 이런 돈 겁나 들어갈게 뻔한 전신 의체 시술까지 해가면서 모토코를 왜 구해줬는지는 설명 안 해줍니다.

 

어차피 뻔한 반전이니까 미리 말하는데 모토코는 테러 공격에 휘말린게 아니라 아나키스트+러다이트 성향을 가진 가출 청소년 집단에 있던 동양인이었고 납치 당해서 실험체로 쓰인 겁니다.

 

관객들 입장에서는 처음 수술 장면부터 모토코 손목에 '프로젝트 어쩌구'하는 숫자가 적혀 있어서 저거 거짓말이겠구나 하고 알 수 있지만.

 

왜 모토코한테는 그 설명을 안 해주는 건데. 인권 단체의 후원을 받았다던가 생전에 미리 들어둔 보험이 있었다던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난민한테 전신 의체를 왜 주는 건데. 모토코는 그런 생각이 전혀 안 들었을까?

 

뭐 애초에 사람한테 거짓 기억도 심어줄 수 있는 시대니까 대충 모토코를 납득시켰다고 넘어가봅시다.

 

전신 의체에 두뇌를 완전히 의식한 건 세계관에서 모토코가 첫번째 사례라고 합니다. 이걸 두고 기적이니 인류의 미래이니 하고 수술해준 박사와 기업 사장이 떠드는 걸 보고 아 이건 내가 알고 있던 공각기동대가 아니구나 하고 위장이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회사 사장은 모토코를 섹션 나인. 그러니까 공안 9과에 배속시켜서 테러리스트를 잡게 합니다.

 

?

 

????

 

아니 그냥 민간인에다가 그것도 난민한테 대테러 부대에 배속.

 

그것도 지휘관을 시켜준다고?

 

박사는 모토코.. 아니 그냥 요한슨이라고 할게요. 요한슨에게 그런 짓을 할 수는 없어요라고 반대합니다. 당근 빠따죠 쉬바.

 

'그녀는 기계가 아니에요. 그런 짓을 시킬 수는 없어요'

 

아니 지적하는 부분이 이상하잖아.

 

'우리는 그녀의 뇌를 완전히 이식했지만 그녀의 인격... 기억, 마음. 고스트는 살아남았어요. 그녀는 단순한 인공지능 이상이에요.'

 

저 고스트는 살아남았어요 하는 자막의 저 작위적인 느낌에서 미칠 것 같았습니다. 차라리 영혼이라고 할 것이지. 그렇게 작품 제목에 맞춰줘야겠니.

 

나 더는 버티지 못하겠어요. 나머지는 저녁에 쓸게요.

 

차마 내용은 궁금한데 극장가기는 싫거나 토렌트로 풀릴 때까지 기다리기 귀찮으신 분들은 나중에 올리실 게시글에서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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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Ashen_One (2017-04-01 18:28:3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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