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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rakegogo
작성일 2017-10-21 23:46:42 KST 조회 2,629
제목
한 13년 만에 아빠랑 대판 싸움.

내가 아빠한테 서운하고 불쾌한 걸 느끼든 말든

 엄마가 아빠랑 싸우든 말든

 동생이 아빠랑 싸우든 말든

 

 아무 내색도 안 하고

 아무 말도 안 하고

 아무 행동도 안 하고

 

 그동안 그냥 가만히만 있다가

 

 드디어 나이 30 먹고 아빠랑 대판 싸움.

 

 뭐, 싸움 자체는 극히 사소함.

 여행 갔다가 집에 왔더니 내 라노벨 책들의 띠지와

 내가 번역해야 할 책의 띠지가 안 보임.

 (정확히 말하면 따로 띠지만 분리해서 책상과 책장에 놓아 두었음)

 

 누가 버렸나? 싶어서 쓰레기통 뒤졌더니 튀어나옴.

 아니,이거 누가 버린 거지? 하고 했더니

 아빠가 '내가 버렸다'라고 함.

 이걸 왜 버리냐고 하니까 

 '뭐 그 종이 쪼가리가 뭐 대수라고, 어쨌든 쓰레기통서 나왔으면 된 거 아니냐'라고 하길래

 그냥 어이가 없어서 한숨을 쉬니까

 아빠는 그때부터 그게 마음에 안 듬.

 

 그 이후로 난 그 내 태도에 대해 갖은 욕설과 어디 감히 자식이 부모에게란 소리와 형편없는 놈 소리를 들어 먹어야 했음.

 옛날부터 이런 분인 건 잘 알고 있었고 말도 안 통하는지라 가만히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오늘따라 나도 빡이 침.

 그 이후로 한 15분 정도 거실에서 고성이 오감.

 

여튼 그렇게 내가 그 동안 못 하고 묵혀왔던 말들을 토해냈는데,

 

지금은 그저 속이 매우 후련하기만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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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아이덴타워 (2017-10-22 00:06:54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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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사람 밑이면 저라도 진즉에 뛰쳐 나왔겠는데요
아이콘 Slania (2017-10-22 00:24:19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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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가족인데
아무리 그래도 가족끼리

이딴 생각은 갖다 버리는게 가족과 본인을 위해 이롭습니다
아이콘 정신병자DIO (2017-10-22 00:49:58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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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번역해야할 띠지까지 버린다니. 얼마나 자식 일에 무관심하신거야
딴것도 아니고 일에 연관된.것인데....

'~~되었으니 된거 아냐'는 보통 어른들이 손밑에게
'미안하다' 란 말 하기가 싫은 경우로 보이는데.
용케 같이 사시네요.
아이콘 Aris (2017-10-22 06:54:12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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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버렸다 - 어쨌거나 쓰레기통에서 나왔으면 다행 아니냐 라는게 납득이 안되는데
drakegogo (2017-10-22 09:25:56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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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제가 이제까지 돈걱정 없이 살게 해주신 데 대한 건 지금도 감사히 여기고 있습니다.
가장으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은 존경 하기도 하고요.
다만 '내가 이제까지 먹여주고 키워줬으니 너넨 찍소리도 하면 안 되고 토 달면 배은망덕한 짓이다'라고 생각하시는 태도와 사고방식이 몹시 마음에 안 들뿐.
수비니우스 (2017-10-22 09:46:52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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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독립된 개인이길 바라는게 아니라 노예이길 바라는것 아닌가요
저희집도 강도만 약할뿐 비슷하긴 하지만요
아이콘 Aris (2017-10-22 10:01:40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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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되면 자녀를 노후대책으로 마련한건지 의심해봐야
drakegogo (2017-10-22 10:15:09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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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그건 아닙니다. 이미 자식 손 벌릴 필요 없이 노후대책을 철두철미하게 마련하신 분이라.


그리고 젊었을 때 하고 싶은 거 못하고 할머니 고모들 뒷바라지 하느라 어쩔 수 없이 은행원으로 일하셨는데
거기에 한이 맺히셔서 그런지 자식들이 하고 싶은 건 군말없이 지원해주시는 분이기도 합니다.
제 진로나 취미를 못마땅하게 여기신 적은 있어도 못 하게 하신 적도 없었고 이 부분은 그저 감사할 따름이죠.

다만 살다가 무슨 불화나 갈등이 생기면 저런 식의 태도로 독불장군처럼 구시는 게 저나 다른 가족들은 싫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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