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marine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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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7-11-26 23:24:36 KST | 조회 | 398 |
제목 |
외모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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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내려갔다고 올리오는 버스 중에 인터넷을 뒤적이다 굉장히 인상적인 글을 발견했다.
https://m.blog.naver.com/CommentList.nhn?blogId=smoker3&logNo=220703477605
외모 지상주의에 관한 글인데 주인장이 첨부한 글에 구구절절할임 절실히 느껴지더라. 문뜩 내 자신도 돌아본다. 뿔테 안경 심한 곱슬머리 적은 머릿숱 운동하다 다쳐 구부러진 콧대 지저분한 피부 까맣게 탄 피부까지. 어릴 땐 몰랐다. 솔직히 초딩때는 그저 운동하는 게 좋았다. 수영은 내 유일한 취미이자 즐거움이자 놀이었디.(곧 스타크래프트로 바뀌긴 했지만) 덕분에 말레이시아로 유학을 빙자한 친척에게 얹혀살 때 원없이 야외수영장에서 수영만 했었다. 하루에 6시간 가까이...
덕분에 놀고먹는 지금까지도 큰 병치레 없이 살아왔지만 흉측하게 커진 떡대와 다신 돌아오지 읺는 뽀송했던 피부 소독약에 빠져버린 머리털은 돌아오지 않더라.
솔직히 말해야겠다. 난 못생겼다. 그것도 조온나게 못생겼다. 울아버지도 못생기셨으니 똑닮은 내가 못생긴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리라. 어머니의 외모는 형에게 갔으니. 내가 외적으로 남들에게 뒤떨어졌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직시한 것은 고등학교 때였다. 내 별명은 고릴라, 꼬질이였다. 뭐 별 상관은 없었다. 내가 못생기든 말든 내 친구가 잘생기든 말든 내 옆엔 항상 따듯했으니까. 난 못생긴걸로 사람들을 어찌 웃길까 고민하는 별난 놈이었다. 고등학교 샘이 날 보고 '딴 놈들은 못생겼다 하면 주눅드는데 이 새퀸 어쩌라고 ㅆㅂ하는 놈'이라고. 쌤 솔직히 쌤 말이 맞았어요. 웃겼거든요. 대학에서는 좀 더 절절히 느꼈다. 그제서야 커트도 좀 비싼데서 해보고 옷도 좀 잘입으려고 해보고 별 발광을 해봤지만 원판 불변의 법칙이 어딜 갈까? 게다가 내 옆의 친구놈들은 이상하게 항상 잘생긴 놈들이었다. 평범한 놈들 사이에서도 오징어가 되는데 그놈들 사이에 껴 있으니 쉰 오징어나 더 되려나. 군대 갔다 온 뒤 일 년이 지난 지금은 더 심각해졌다. 근데 머 별 수 있나. 그냉주낭 살아야지.
더 이상 쓰려니까 눈도 침침하도 찌질해질 것 같아서 이만 줄여야겠다. 그럼 다들 좋은 주말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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