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핸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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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7-12-30 22:33:38 KST | 조회 | 386 |
제목 |
1987 보고 왔어요. (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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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을 쓰려고 할 때마다 1984를 쓰게 된다.
조지 오웰 센세...
모노산달로스라고 있잖슴?
이아손이나 신데렐라같은.
한쪽 신발을 잃어버린다는 것이 자신의 정체성이나 목표를 추구함을 의미한다는데 관련 글을 읽어도 이해가 될랑말랑 해요.
버려진 한쪽 신발은 자신이 기존에 걸었던 길이고, 남아있는 한쪽 신발로 자신이 추구하는 길을 걷는다 뭐 이런 식일랑가.
쨌든 신발 한 쪽을 잃어버리면 미래가 창창하다는 각이 선다는 의미래요. 나도 잘 모름.
쨌든 일종의 클리셰같은 개념인데 이 영화에서도 모노산달로스 클리셰가 나옴.
작중에서 강동원이랑 강동원에게 반한 연희가 그 대상이었는데요.
아 그런데 강동원 진짜 잘생긴듯 아 영화관에서 강동원 처음 등장했을 때 오우야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는데 오우야
1987에선 주연/조연 구분이 애매한 게 특징이에요.
기자역을 맡은 이희준이 기억에 남긴 하는데
사실 이 영화가 기자들이 캐리하는 내용이다보니 더 그런 느낌이 드는 듯.
요즘 기레기 논란이 있는 와중에 즈엉이로운 기자들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를 보는 게 좀 거시기할 수도 있겠네요.
아니지, 사실 김윤석 아저씨가 주연임. 빌런이긴 하지만 빠짐없이 스크린에 나옴.
근데 모노산달라스 클리셰를 대입해보면 이 영화의 주인공은 연희가 아닐까 싶어요.
연희가 신발을 어쩌다 잃어버렸냐면
첫번째는 하필이면 재수없게 지나가던 길에 데모+진압 상황이 발생하는 바람에 도망가다가
두번째는 자기 삼총 구하려고 항의하러 갔다가
세번째가 있던가? 기억안남.
어쨌든 연희가 모노산달라스가 되는 계기가 처음에는 타의에 의해서(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였다가
차차 그 계기가 자의에 의한 것으로 바뀌어요.
새로운 정치적 사상이나 이상향에 눈을 떴다고도 해석할 수 있겠지만 그냥 인물이 성장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더불어 다른 인물들이 비교적 완고한/확고한 이념으로 행동한다는 점에서
연희같은 사건을 겪으며 성장하는 입체적 인물은 두드러질 수밖에 없고요.
강동원도 모노산달로스인데 작중에서 강동원의 배역이 이한열 열사임을 생각해보면
왜 모노산달로스가 됐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음.
그리고
"어? 저 아저씨 많이 봤는데"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익숙한 단역들이 많이 등장하긴 함.
성당 종이 댕댕댕 울리면서 비둘기가 날아가고 햇볕이 촤악 비치는 연출이나 뭐 그런건 좀 거시기 했지만
전체적으론 무난한 영화였어요.
등장인물들이 많고 개개인의 이야기를 전개해야하는 상황에선
좀 소홀해진 부분도 있고 너무 밀어준 부분도 있을 수 있는데
1987은 그래도 "음 이정도면 괜찮은듯?" 수준.
그래도 하정우 파트는 살짝 빈약한 감이 있음.
맨 처음 등장했고 김윤석 아찌랑 대립각을 팍팍 세우는데
정작 사건이 종결될 즈음에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살짝 얹어놓은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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