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돈두댓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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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8-03-06 21:55:37 KST | 조회 | 1,123 |
제목 |
일본어 배우면서 느낀 점(쓰다보니 장문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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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작년 8월부터 해서 요번달까지 대충 8개월째 공부하고 있읍니다.
대학에서 교양으로 대충 카나 떼고 데수웅~마수웅~ 하면서 기초적인 건 해놓고 작년부터 학원 다니는 중임.
당연히 먼저 공부하던 건 영어였는데 하면서 점점 느꼈던 게
허미 쉽펄 이거는 인간의 레베루가 아닌데스; 세레브한 내 지능 수준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데스;
싶어서 영어는 이제 영 지겹고 하니 잔머리를 막 굴리기 시작했는데
않이 내가 생각해보니까 좀 말도 안 되는 게 뭐든지 처음 시작할 땐 좀 쉬운 것 부터 시작하는게 너도 알고 나도 아는 common knowledge 아니겠냐 근데 이거는 뭐 조선말이랑 어순도 다르고 문법도 다르고 관습적인 언어사용법 등 기초적인 개념부터가 완전히 다른데 그런 것 부터 배우게 하다니 이 뭐 시작부터 고행10으로 때리고 달리는 격이네 내가봤을땐 일본어가 우리말이랑 비슷한 게 많고 머 문화적으로도 비슷하고 또 뭐 암튼 걍 만만해보이니까 일단 일본어부터 공부하고나서 어느정도 유창해지면 그 공부한 노하우를 가지고 영어를 하든 해보자 그럼 좀 쉽겠지 으헤헤헤헿
이렇게 일본어를 공부하게 된 겁니다..
그래서 여태 배우면서 느낀 점
팩트1) 확실히 영어보다 훨씬 쉽다
어순 같고 문법 비슷하고 어휘 상당수 공유되고 발음도 크게 어렵지 않고 등등 암튼 영어할 때 우리말과 괴리감이 커서 이해 안되고 조-옷같게 느껴지는 그런 부분이 없다. 물론 무조건 쉽기만 하지는 않고 어려운 부분도 많은데 상식적인 수준에서의, 혼자 공부를 통해 극복 가능한 정도의 어려움임.
근데 한자에 알러지 반응 일으키는 사람은 안 하는게 나을듯 한자는 어쩔 수가 없다 걍 영어하셈.. 본인은 일단 한자부터 떼고 들어간 거라 훨씬 쉽게 느꼈을 수도 있음.
팩트2) 영어보다 쉬워도 외국어
문법이 비슷한 거지 같은 거 ㄴㄴ 어휘도 같은 거 ㄴㄴ뭐 같다 하더라도 안 외움 어떻게 쓸겨
한자뿐 아니라 단어 문법 전부 다 암기, 결국엔 암기다 외국어=암기
처음 일본어 시작할 땐 책으로 접하니까 한국어랑 꽤 비슷하게 보여서 좀 만만히 보는 경우가 많은데, 현지 네이티브들 상대로 직접 대화를 해보면 아 이게 외국어긴 하구나 하고 분명히 느끼게 됨. 현지인들이 말할 때 보면 확실히 언어 자체의 습관적인 부분에서 우리말과 크게 차이가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음. 그 사람들이 사용하는 표현, 발음, 억양, 속도, 말하는 사람 감정까지 직접 겪어보면서 확인하고 나면 비로소 내가 닿아야 할 최종 목적지가 어느 지점인지 대충 알게 되는 느낌?
뭐 그런 게 있더라구여..
팩트3) 한국어랑 비슷한 게 사실은 함정
처음 시작하면 올 한국어랑 개똑같네 걍 1대1로 대입해서 함 됨 개꿀ㅋ 하는데, 처음 시작할 땐 그렇게 느낄 수 있는데 사실 같은 게 아니다. 겉 모양새만 같지 의미가 다르거나 사용법이 다른 경우가 셀 수도 없이 많음.
예시)
1.같은 단어라도 의미 자체가 다름
愛人: 우리 말하는 애인이 아니라 세컨드의 의미라 캄. 우리가 쓰는 애인의 의미는 恋人로 쓴다.
貪欲: 탐욕인데, 한국에선 완전히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것과 달리 긍정적인 의미로도 쓰임. 貪欲に勉強してください。하면 공부에 더 빠져들어서 열심히 해라 뭐 이런 뜻이라 캄
이런 거 엄청 많은데 당장 쓰려니까 떠오르질 않는다.. 사실 써놓고 보니 3번이랑 차이 없는 것 같기도 한데 대충 뭐 그렇슴.
2.의미의 범위가 더 넓거나 혹은 좁음
~てみる,~てみたい。 ~해 `보다`, ~해 `보고` 싶다 하는 표현이 똑같이 있는데 `실험 삼아서, (아직 해 본 적이 없으니)경험 삼아서 해 보고 싶다`는 의미임. 즉 이미 경험해 본적이 있으면 이렇게는 못 쓰는가 봄. 福岡にもう一度行ってみたいです。후쿠오카 함 또 가보고 싶어용~~ 하고 말하니까, 예전에 이미 가본 적 있다는 거 아님? ㅇㅇ. 그럼 行って`みたい`하면 좀 맞지 않는다더라. 걍 行きたい라 해야한다캄. 우리는 그냥 습관적으로 붙여서 쓰는 것과는 달리 좀 더 엄밀한 의미로 쓰이는 듯한 느낌인듯.
3.의미는 비슷한데 쓰는 방식이 다름
貯金が多い。혹시 `저금`이 많다 라는 표현 본 적 있는지?
우리말에서 저금이라 하면 내 개념으로는 `저금해둔 돈`이 많다 하는 식으로 표현하면서 약간 돈을 모으는 행위 자체를 의미하는 단어라 볼 수 있는데, 얘넨 모아놓은 돈 자체도 이르는가 봄. `저축`이 많다 정도로 치환해서 읽으면 대충 이런 느낌이구나 하고 이해가 되는 것 같기도.
예문 읽다가 뭔가 좀 이상해서 애들이 전부 띠용? 하고 있으니까 센세는 이게 어디가 문제인가 싶어서 띠용?? 한 적이 있는 부분임.
4.같은 단어가 존재하고 의미랑 쓰는 법도 대충 같은데 그 단어 자체의 사용 빈도가 다름
(레스토랑의)메뉴 `목록` 하고 썼더니 단어가 어렵다 캄.. 한국어에선 일상적으로 쓰이는 단어인데 일본어에선 거의 안쓰이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5.조사 쓰는 법
일본어 조사 몇 가지만 간단하게 써 보자면
は: ~은/~는
が: ~이/~가
を: ~을/~를
で: ~에서/~로
に: ~에/~로
정도가 있음 딱 봐도 한국어랑 거의 1대1로 대응될 거 같고 실제로 순식간에 익혀서 모국어마냥 쓸 수 있다. 영어권 애들 조사에서 피똥 싸는 거 생각하면 축복받은 부분. 근데 막상 활용되는 모양새를 보면 우리랑 다른 부분이 꽤 있는데,
会う(만나다)라는 동사는 앞에 に를 붙여서 友達に会う 이런 식으로 쓰는데 직역해보면 `친구에 만나다`쯤 될테니 우리 감각으로 보면 아주 요상함. 이거는 관습적인 부분이라 그냥 그런갑다 하고 외워야 한다. 住む(거주하다)도 に住む로 써야하지 `~에서 살고 있어요` 하고 생각하고 で住んでいます 해버리면 틀림.
이외에 を를 넣는 게 맞아 보이는 걸 が로 쓰는 경우도 있고 여러가지로 우리 느낌이랑 다른 부분이 많은데, 한국어에도 똑같이 조사가 있으니 일본어 조사를 외울 때 바로 1대1로 대응시켜서 이해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일상적으로 틀리게 됨. 머리론 알고 있어도 입으로 알아서 나오도록 교정하는 게 영 쉽지 않음.
(당장 떠오르는 것들 위주로 예시를 써봤는데 여기 자버게 일본어 마스터들이 봤을 때 만약 아 이건 좀 아니지 않나요? 싶은 게 있으면 정정해주셈 사실 센세들끼리도 조금씩 말이 다른 것도 있고 해서 나도 100% 확신은 없으요)
쓰다보니 예상보다 많이 길어졌는데 암튼 공부하다 보면 띠용~~~?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센세가 일본인이다 보니 단어 사용에서 미묘한 의미차가 있을 때 서로 띠용?? 할 때가 종종 있음.
쭉 해보니 확실히 영어 때려치우고 일본어 배우길 잘했다 싶은 게, 영어는 워낙에 학습에 요구되는 시간이 기니까 공부해도 내가 어느정도 수준까지 온 건지 확인하기 힘든 것에 비해 일본어는 익히는 속도가 훨씬 빨라서 뭐랄까 전체적인 외국어 공부법을 속성으로 체험해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
뭔가 확실히 나중에 영어 할 때 도움이 될 것 같은 것이 아! 내가 잔머리 잘썼다 아이고 기특하다 싶은 생각도 듭니다 가봐야 알것지만.
일본어도 물론 의미상 애매한 부분들이 있어서 외우는 게 쉽지는 않지만 공부하면 딱 공부 한 만큼 마치 유물력 올리듯이 실력 상승이 이뤄져서 딱 의욕만 생길 정도로 적당히 어려운 느낌임.
올해까지는 일본어 쭉 해서 어느정도 클리어하고 영어도 이런 식으로 해서 20대 지나가기 전에는 영알못 신세좀 벗어났으면 좋겠다는 뭐 그런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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