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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개념의극한
작성일 2018-03-25 23:01:23 KST 조회 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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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소녀: 불황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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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녀가 편지 다발을 들고 왔을 때 용은 여느 때와 같이 서재에서 고서를 읽고 있었다. (용은 이 취미에 대해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시대가 바뀌어서 국왕과 귀족들이 평민 부자들로 바뀌자 이런 고상한 문화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물론 자산가들은 옛 귀족들처럼 콧대를 높이 세우고 문명인처럼 행동하는 것을 좋아하긴 했다.)

 

"우편이 왔나 보구나. 거기다가 놓거라." 

 

하녀는 말없이 편지 봉투에 붉은색으로 "긴급" 도장이 찍힌 것을 보였다. 

 

"긴급? 한번 읽어 보아라."

 

하녀는 편지를 뜯고, 헛기침을 한번 한 후, 읽기 시작했다.

 

"친애하는 주주분께. 경영난으로 인하여 우리 "주식회사 순더-휘플린 중공업"은 사업을 정지하였으며 전 자산에 대한 청산 절차에 들어갔음을 알립니다. 자산의 대부분은 채권자에게 담보로서 약정되었으며 그들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남는 자산은 법적 절차에 따라 주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조치하겠으며..."

 

순더-휘플린은 꽤나 큰 기업이었다. 약간 의아했지만 용은 걱정하지는 않았다. 그가 투자를 시작한 이래로 많은 회사들이 세워졌고 성공했으며 몰락하기도 하였다. 그의 친애하는 소녀는 이를 "자본주의의 섭리"라고 불렀다. 용은 다음 편지를 읽으라고 몸짓했다.

 

"친애하는 주주분께..." 열 개 이상의 편지가 같은 내용으로 반복되었다. 용은 걱정되기 시작했다.

 

"친애하는 고객님께. 저희 국립 중앙은행은 정부의 법적 조치로 인하여 모든 거래를 정지하였음을 안내드립니다. 이는 예금 및 대출 거래를 포함합니다. 여러분의 자산을 안전히 보관되어 있음을 강조 드리며..."

 

용은 어안이 벙벙했다. 방금 그의 자산 상당수가 날아갔고, 은행에 묶여있는 돈마저 꺼낼 수 없게 되었다. 이럴 때 불러야 하는 사람은 한 명밖에 없었다. 용은 하녀에게 지시했다.

 

"지금 즉시 우체국에 가서 전보를 보내라. 내용은 '가장 빠른 시일 내로 찾아올 것'. 수신자는 소녀로." 

 

하녀는 허리를 숙여 인사 후 뒷걸음질로 서재를 나왔다. (용은 이 모습을 보고 나름 흡족해했다. 예전 같았으면 등을 보이며 나가거나, '소녀'가 누군지 몰라 했을 것이다. 교육은 인간을 성장시킨다더니, 그 말이 맞았다.)

 

*     *     *

 

"이 나라는 지금 불황을 겪고 있어요." 소녀가 말했다. 그리고 브랜디 잔을 들이켰다. 

 

"신문을 보시지 않아서 모르시겠지만 예전부터 상황이 악화되고 있었어요. 발한트 왕국(그녀는 이 단어가 마치 입에 담기 더러운 욕설인 마냥 말했다)이 저희 중공업 수출품을 점점 수입하지 않게 되었죠. 그래서 열심히 일하는 근로자들은 실업자가 되고 말았죠! 아마 국왕의 중공업 산업 장려 정책인지 뭔지 그거 때문일 거예요. 비교우위도 모르는 더러운 놈들! 절대왕정 따위에게 뭘 바라요 참."

 

소녀는 기분이 매우 언짢아 보였다. 용은 하녀에게 브랜디를 더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왕정이라니 아직 이 세상에 문명은 살아 있었구나." (소녀가 용을 째려보았다) "그런데 이를 어찌하면 좋지?" 용이 소녀에게 물었다.

 

"이 정부는," 소녀가 천천히 대답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정부는 계획이 있어요. 원대한 계획이죠. 우리나라의 경제를 살릴 뿐만 아니라, 수천만의 억압받는 사람들을 해방시킬 계획이에요."

 

소녀는 용의 눈을 응시했다.

 

"우리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해요. 당신의 애국적 의무라고 생각하세요.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할게요."

 

*     *     *

 

3개월 뒤 소녀의 공화국은 왕국을 침공했다. 용은 공화국의 전차 부대를 앞서서 화염으로 모든 것을 정화했다. 국왕의 대전차포와 기관총들은 녹아내렸고, 참호 속의 보병들은 흘러내리는 용화 속에서 스러져갔다. 국왕의 그 어떠한 병기도 용에 맞설 수 없었다.

 

용은 정말 오랜만에 자신이 진정하게 살아있음을 느꼈다. 하늘에서 포효하며 지상을 불태우고, 자신의 날개 아래서의 온도풍을 느끼며 상공을 활보했다. 국왕의 요격기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기 1주일 전, 용은 왕국의 208mm 대공포에 직격으로 맞고만 말았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왕국의 기술자들이 전함의 함포를 떼와 대공사격용으로 개조한 것이다. 용은 짓이겨져 지상으로 추락하였고, 그를 아군 전선으로 끌어가기 위해 공화국의 구난전차가 두 대나 동원되었다.

 

다행히 용은 생존하였다. 그러나 오랜 기간을 요양하며 보내야 했다. 소녀는 그를 격일에 한 번씩 방문하였고, 0%에 육박하는 실업률과 되살아나는 중공업에 대하여 이야기해 주었다. 용은 대통령으로부터 훈장 또한 받았으며, 국가 유공자로서의 세금 감면 혜택에 대해 매우 흡족해했다. 

 

공화국은 전쟁에서 전략적 목표를 모두 달성하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확실하게 불황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꺼져가던 제련소와 정유소의 불꽃들은 다시 활할 타오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다시 일자리를 되찾았다.

 

또한 정치적으로도 큰 성공이어서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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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기라졸 (2018-03-25 23:04:20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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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콘 Kaboom (2018-03-25 23:06:00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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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꺼 후속작인가요? 그렇담 용은 이미...
아이콘 개념의극한 (2018-03-25 23:10:07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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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은 자살하지 않았습니다 ㅁㄴㅇㄹ
아이콘 아이덴타워 (2018-03-25 23:12:25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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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감면 혜택...
아이콘 Kaboom (2018-03-25 23:14:40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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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죠 거목에 목을 맨게 정식 엔딩으로 채택된게 아닌가요?
아이콘 개념의극한 (2018-03-25 23:15:57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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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그 엔딩 저도 맘에 들었는데 그럼 후속작이 못나오잖......
아이콘 Aris (2018-03-25 23:26:31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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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결말이 다른데
아이콘 기라졸 (2018-03-25 23:28:3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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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노어의 용이라고하자
아이콘 WG완비탄 (2018-03-25 23:33:25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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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을 용에 감정이입하여 쓴 글인가요?
아이콘 이동사격 (2018-03-25 23:45:27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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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타개를 위한 전쟁이라니 이거 완전 히틀러 아니냐
아이콘 Kaboom (2018-03-26 00:16:5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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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렇다면 저도 후속작을 위해 수긍하겠습니다
drakegogo (2018-03-26 06:56:52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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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게 무슨?!
아이콘 기라졸 (2018-03-26 07:56:49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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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하고 용에 박을 준비나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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