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약지도 안하다시피 하는 약국이 많더니 결국 이런일이..

http://www.medigatenews.com/news/2390319431 

 

요약: 

1. 장 청소 약을 구매하려던 환자(목공 종사자)가 약국에 가서 약을 샀는데 이게 모기 기피제였던 것. 

2. 복용하고 당연히 병원신세, 이후 3개월간 일을 쉼 

3. 약사 책임을 인정하여 손해 배상 결정 

 

총 배상액은 200만원이 채 못 되는 소액인데, 포탈 댓글 보면 판사 욕 일색이지만 사실 판결 뒤져보면 딱히 이상한 건 없음. 

원래부터 한국은 징벌적 손해배상이 거의 없는 나라고, 병원비에 대한 보상은 제대로 판결되었으며, 저 사건이후로 3개월 일을 더 쉰 것에 대한 인과관계는 원고측이 증명해내지 못했기 때문. (약사쪽이 훨씬 비싸고 승률좋은 변호사를 선임했을 테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일.) 저 일을 겪고도 위자료가 꼴랑 50인건 안타깝지만, 그 액수를 판사 맘대로 정할리도 없고. 

 

다만 아쉬운 건 이건 사람이 범할 수 있는 단순 실수가 아니고, 약사로서 명백한 직무유기를 한 것인데 (복약지도를 하지 않았다는 부분이 판사 코멘트에 명시되어 있음) 여기에 대한 처벌이 딱히 없어보인다는 것. 이건 민사소송에서 다룰 내용은 아니겠지만, 각종 기사를 다 훑어봐도 형사나 다른 형태의 징계 얘기는 없는 걸로 봐서 저걸로 끝인 것 같음. 

 

찾아보니 복약지도 제대로 안 하면 과태료 100만원이라는데, 약사라는 전문 직무에서 필수적인 부분 중 하나를 생략해도 자격 정지조차 없이 꼴랑 100만원으로 때우는 것도 이상하지만, "식후 30분에 드세요" 한마디만 해도 복약지도로 인정되니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음. 물론 이 케이스는 이마저도 안했다는 거지만. 

피고는 포장 등을 확인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치아로 롤러를 뜯어낸 다음 이를 복용한 것으로 보인다.
엄.. 이부분 보면 저렇게 판결 내리는 게 이해되긴 하네요.

예 원인이 되는 행위에 상대방 과실이 있었다 해서 그 이후의 행위에 자기 책임이 면제되는 건 아니니까 지극히 상식적인 판단입니다. 그런 장치가 없으면 "오오 너 실수했구나 한번 x돼봐라" 하고 막가는 일이 나와서 결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사건들이 마구 터지게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