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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A-27크롬웰
작성일 2019-09-24 06:09:23 KST 조회 507
제목
안타레스의 43개 왕조

The 43 Antarean Dynasties

 

마이크 레스닉의 1997년 단편. 1998년 휴고상 단편부분 수상

 

 

만물의 창조자에게 장자의 탄생을 감사하기 위해, 황제 말로스 4세는 휘하 건축가들에게 행성에 있는 다른 모든 건물이 영원히 작아 보이게 만들 사원을 짓도록 명령했다. 사원 전체가 수정으로 만들어졌으며, 첨탑으로 덮힌 지붕은 태양을 향해 빛나는 백만 개의 창 끝처럼 보였다. 또한 사원은 황제의 선조 217명을 기념하기 위해 217개의 기둥으로 지지되었고, 이 기둥들을 치면 기둥마다 각기 다른 음계의 소리를 수 킬로미터 밖까지 울려서 신실한 자들이 기도하도록 했다.

이 건물은 영예로운 태양의 신전으로 알려져 있다. 말로스 4세의 후계자는 태양이 중천에 떠 있던 정오에 정확히 태어났기 때문이다. 사원을 짓는 데는 27 표준년이 걸렸고, 은하계 전역에서 만 종족들이 사원을 보고 감탄하기 위해 안타레스 III을 찾았지만, 말로스는 어떤 외계인이나 불신자도 사원에 들어서지 못하게 금하여 그들의 존재가 사원의 신성한 주랑을 더럽히지 못하게 하였다.


남자, 여자, 그리고 아이 하나가 영예로운 태양의 신전에서 일어났다. 여자는 카메라를 눈에 대고 12개의 진부한 천사상들의 똑같은 영상을 찍고 있었다. 입술이 머리카락으로 조금 덮힌 아이는 사춘기에 막 들어서 보였는데, 자기 포켓 컴퓨터에 켜져 있는 경기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또한 남자는 아무도 그를 보지 못하게 주변을 쳐다보면서 발 아래에 있는 무연 시가를 끄고는 일행에 합류하기 위해 걸음 속도를 높였다.

그들은 내게 접근하자 나는 내키지 않게 주변과 하나가 되었고, 그들이 말을 걸기 전에 대리석 벽과 석재 산책로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나는 투명하다. 너희들은 나를 못 본다. 너희들은 나를 지나칠 것이다.
"어이 형씨, 우린 가이드를 찾고 있는데," 남자가 말했다 "관심 있어요?"
나는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 숙여 절했다. "영광입니다." 나는 그들이 안타레스어의 미묘한 굴절 변화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 기뻤다.
"와우!" 여자가 외치고는 카메라를 내게 향했다. "이런 건 처음 봐요! 거의 몸통을 반으로 접은 것 같네요! 다시 해줄 수 있나요?"

내게 옛 전설이 떠올랐다. 야사일지는 몰라도 나는 믿기로 한 것이다. 한 대사도 똑같이 안타레스 인의 몸통이 관절로 되어 있다는 것을 신기해했고, 한번은 38왕조의 창시자인 코마리스 1세에게 다시 한 번 절을 해 줄 것을 부탁했다. 코마리스는 그 대사가 당황해서 슬그머니 자리를 옮길 때까지 그를 처다보기만 했다. 코마리스는 그리고 29년을 통치했고, 다시는 절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코마리스의 시대로부터 지금까지, 매우 긴 시간인 7천년기가 지났다. 그리고 안타레스와 우주도 변했다. 그 여자가 홀로그래프를 찍는 동안 나는 여자에게 다시 절을 했다.
"이름이 어찌 되시나요?" 남자가 물었다.
"발음하지 못하실 겁니다." 내가 답했다. "제가 여러분의 종족들을 대할 때는 헤르메스란 이름을 쓰기로 했습니다."
"헤르만이라?"
"헤르메스" 나는 정정했다.
"좋아요, 헤르만"
마침내 남자애가 위를 쳐다봤다 "헤르메스라잖아, 아빠."
남자가 어꺠를 으쓱인다. "아무튼" 그는 시계를 본다. "이제 시작합시다."
"맞아요" 아이가 끼어들었다. "오후에는 루즈벨트 III에서 경기를 중계할 거에요. 그거 계속 봐야 돼요."
"운동경기는 나중에라도 볼 수 있잖니." 여자가 말했다. "언제 다시 안타레스에 다시 오겠어."
"난 운이 좋은가봐" 아이가 중얼거리고는 다시 자기 컴퓨터에 집중했다.
나는 소개문을 거의 자동으로 암송했다. "안타레스 III과 그 수도, 은하계에서는 백만 첨탑의 도시로 불리는 칼리메트라로 여러분을 안내하겠습니다."
"우주 공항에서 셔틀을 탈 때는 백만 개의 첨탑은 안 보이던데요," 아이가 말했다. 분명히 아이는 듣고 있지 않았다. "천개나 2천개 정도, 어쩌면."
"옛날에는 백만개였던 적이 있었어요." 내가 설명했다. "오늘날에는 오직 16304개만이 남아있죠. 첨탑들은 모두 석영이나 수정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늦은 오후 태양이 하늘에 낮게 지기 시작하면 첨탑들은 햇빛을 통과시키는 프리즘 역할을 해서 도시 사방에 퍼지는 이국적인 색의 홍수를 만들어냅니다. 많은 종족들이 은하계 반대편에서도 이것을 경험하기 위해 찾아오죠."
"만 육천개." 여자가 중얼거렸다. "나머지는 어떻게 됐나요?"

어느 누구도 왜 안타레스인들이 그렇게 첨탑을 미적이라고 생각했는지는 알지 못했다. 첩탑들은 도시 위로 솟아서 사방에 그림자와 변하는 색을 흩뿌린다. 크고, 정교하고, 아름다운 이 첨탑들은 시각의 특출난 장대함과 영혼의 감수성을 반영했다. 안타레스 III의 지도자들이 백만 개의 탑을 짓는 데 거의 38000년이 걸렸다.

2차 침공때, 칸포르 함대가 16304개를 제외한 모두를 파괴하는 데는 2주도 채 걸리지 않았다.

여자는 여전히 멀리서 보이는 첨탑들에 감탄하고 있었다. 마침내 그는 누가 이 탑들을 지었는지 물었다. 마치 안타레스인들이 짓기에는 너무 아름답다는 투였다.
"제 종족의 장인들과 직공들이 여러분이 보시는 모든 것들을 만들었습니다." 내가 답했다.
"전부 여러분의 손으로요?"
"그게 그렇게 믿기 힘드십니까?" 내가 정중하게 물었다.
"아뇨." 그가 방어적으로 말했다. "물론 아닙니다, 그저 저건 너무..."
"칼리메트라는 하루나 한 해, 심지어 천년 동안 지어진 것도 아닙니다." 내가 지적했다. "이것은 43개의 안타레스 왕조들이 누적해 온 업적이지요."
"그러면 지금이 43왕조인가요?" 그가 물었다.

칼리메트라가 영원한 도시가 되리라고 성포한 것은 젤로리안 9세였다. 어떤 전쟁이나 반란도 도시의 안정을 침해하지 못했고, 그의 조상들이 세운 높은 사원들도 영원토록 버틸 것 같았다. 그 때는 황금기였고, 젤로리안은 그게 영원하지 않으리란 생각을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43왕조의 마지막 군주는 거의 3천년 전에 먼지가 되었어요." 내가 설명했다. "그 이후로 우리는 일군의 정복자들에게 통치 받아 왔습니다. 일련의 외계 종족들이 이전 종족에게서 이어받았죠."
"그 사람들이 여기 건물들을 안 부숴서 천만다행이에요." 여자가 말하고는 분수를 감상하려고 돌아섰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신비로운 외계 유물처럼 보였나보다. 여자는 분수를 홀로로 찍으려고 하지만 아이는 여자를 말린다."
"이건 그냥 망할 보글이잖아, 엄마." 아이가 말했다.
"하지만 예쁘잖아." 여자가 말했다. "옛날에는 누가 이런 걸 썼을지 상상해봐."
"목마른 사람들이 썼겠지" 지루해하는 아이가 말했다.
여자는 아이를 무시하고 나를 돌아봤다. "계속 말해 왔지만 은하계에서 이런 걸 훔쳐가는 건 범죄에요."
"그럼, 누가 여기 주변의 건물들을 부수긴 했지." 아이가 마치 누가 틀린 것을 집어내고 싶어하는 것처럼 끼어들었다. "우리가 지나가며서 봤던 구멍 생각나?" 아이는 발자국 방향을 가리켰다. "저건 폭탄 구멍 같은데."
"잘못 봤겠죠." 내가 그들을 저쪽으로 데려가며 설명했다. "그건 계속 여기에 있었어요."
"이건 그냥 큰 싱크홀이잖아." 전혀 흥미롭지 않다는 투로 남자가 말했다.
"제 종족은 이걸 신의 발자국이라고 숭배했답니다." 내가 설명했다. "먼 옛날에, 칼리메트라가 1년 간의 가뭄에 고통받고 있었어요. 마침내 위대한 사제인 조르바시가 신에게 비를 내려주면 자신의 목숨을 바치겠다고 제안했어요. 그러자 신은 그가 다시 눈물흘릴 때까지 비를 내리지 않을 것이며, 우리가 더 고통받아야 그가 연민의 눈물을 흘리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어요. 하지만 신은 조르바시와 타협을 보기로 약속했답니다."
나는 극적 효과를 위해 잠시 멈추었다. 하지만 남자는 또 다른 시가에 불을 붙이고 있었고, 아이는 자기 포켓 컴퓨터에 몰두하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조르바시는 자기 사원 안에서 죽은 채 발견됐어요, 하지만 신은 그 분의 발로 이 분지를 만들고 물로 채워놓았어요. 그리고는 그가 다시 눈물 흘릴 때까지 우리가 버틸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여자는 당황해하는 것 같았다. "죄송한데요." 여자가 마침내 말했다. "한번만 더 이야기 다시 해주실 수 있나요? 녹음기를 안 켜놔서요."
남자는 불쾌해하는 것 같았다. "집사람은 맨날 이 망할 것 켜놓는다는 것을 까먹어요." 그가 설명하면서 동전 하나를 내게 넘겼다. "수고빕니다."

로빌리아는 안타레스 III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시인이었다. 그는 23왕조때 죽었지만 대부분의 작품은 그가 죽고 나서도 살아남았다. 그러나 그의 걸작 "추방의 긴 밤", 바가타의 추방과 승리의 귀환에 관한 서사시는 영원히 소실되었다.
자기 종족의 가장 유명한 음유시인임에도 로빌리아는 문맹이었고 자기 이름도 쓸 줄 몰랐다. 그는 시를 즉흥으로 만들었고, 반복할 때마다 수정해서 완성했다. 하지만 그는 그 서사시는 단 한번만 암송했고, 그 내용이 너무 만족스러웠는지 사서들이 최종 완성본을 받아적기 위해 기다리고 있을 때 다시 하기를 거부해서 기록되지 못했다.

"고마워요" 내가 이야기를 마친 후 녹음을 끄면서 여자가 말했다. 그는 잠시 멈췄다 말했다. "여러분의 신기한 민속 전설에 대한 책을 좀 살 수 있을까요?" 나는 민속 전설과 종교 신조의 차이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여러분 호텔의 선물 가게에서 구하실 수 있습니다." 내가 답했다.
"책이 충분히 없나요?" 남자가 중얼거렸다.
여자는 남자를 쳐다봤지만, 말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그들을 무덤으로 안내했다. 이 곳은 항상 방문자들을 감탄하게 만들었다.
"여기는 37왕조의 가장 위대한 군주인 벨도리안 5세의 무덤입니다." 내가 말했다.
"벨도리안은 평민이자 일개 농부였지만 36왕조의 마지막 왕이자 강력한 전사였던 악명높은 맬라스트리 12세를 폐위했지요. 모든 안타레스인들이 공통 교육을 받도록 한 칙령을 내린 것도 벨도리안입니다."
"그 전에는 어땠는데요?"
"우리 종족의 여성들은 벨도리안의 치세가 되기 전에는 글을 배울 특권을 허락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면 그 왕은 어떻게 죽었나요?" 남자가 물었다. 별 관심없었지만 여자가 모든 질문을 하게 내버려두지는 않으려는 것이었다.
"벨도리안은 추종자들 가운데 한 명에게 암살당했지요." 내가 답했다.
"물론 남자였겠죠. 분명해요." 여자가 인상을 쓰며 말했다.
"그는 죽기 전에" 내가 계속했다. "전쟁 중이던 세 나라를 한 번의 싸움도 없이 하나로 합쳤고, 모든 안타레스 인들이 공통어를 쓰도록 하는 칙령을 내렸으며, 크레넥 숭배를 금했습니다."
"크레넥이 뭔가요?"
"독 있는 파충류입니다. 크레넥은 벨도리안 4세가 즉위하기 전에 많은 숭배자들을 이름없고 음란한 의식에서 죽였지요."
"그래요?" 갑자기 다시 집중한 아이가 말했다. "어떤 거였나요?"
"한 종족한테는 음란할 수 있겠지만 다른 종족에게는 지루할 수도 있지요." 내가 말했다. "지구인들은 시시하다고 하더군요." 사실이 아니었지만 의식을 서술하는 동안 아이가 킥킥거리는 건 볼 생각이 없었다.
"유감이군요." 여자가 말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안도감이 묻어나왔다. "그래도 여러분의 역사에 대해서 잘 아시는 거 같네요."
나는 그냥 전부 다 지어낸 이야기라고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여자가 믿을 것이다.
"그런 건 다 어디서 배우셨나요?" 여자가 계속했다.
"등록된 가이드가 되려면" 내가 대답했다. "14년간의 교육을 받아야 하고, 최소 4개의 외계 언어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구말은 그 넷에 항상 포함되죠."
"어떤 기준이 있기는 하군요." 남자가 말했다. "난 치대 1년 겨우 하고는 때려쳤다니까."
그래도, 돈 내는 건 그쪽이니까.
"여기 대학에서 일하시지 않는 게 의외군요." 남자가 말을 계속했다.
"한때는 그랬어요." 사실이었다. 하지만 내겐 부양할 가족이 있었고, 관광객들의 팁은 금액도 작고 받기도 힘들었지만, 여전히 교사로써 일하는 봉급보다는 많았다.

그 때 안타레스인 아이인 라푸가 나와 관광객들 사이에 끼어들었다. 걷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되어 보이는 라푸는 누더기를 걸치고 있었고, 얼굴은 흙먼지로 지저분했다. 피부의 비늘판에는 열린 상처가 있었고, 황금색 눈에서는 끊임없이 물이 나왔다. 라푸는 자기네 말로 돈을 달라고 애처롭게 구걸한다. 아무 반응이 없자, 이제는 손을 뻗고는 만국공통의 제스처를 취한다. 당신은 돈이 많고, 나는 가난하고 굶주렸다. 돈을 달라.
"당신 아이인가요?" 남자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고, 그의 아내는 재빨리 대여섯장의 홀로를 찍었다.
"아뇨, 제 아이 아니에요."
"저 애는 여기서 뭐하는 거죠?"
"거리의 부랑아입니다." 내가 대답했고 라푸에게 가졌던 동정심은 그의 존재 이유와 상황에 대해 설명해야 하는 당혹감으로 바뀌었다.
"저 아이와 엄마가 굶지 않도록 동전을 달라고 하고 있어요." 나는 라푸를 바라보고는 슬프게 생각했다. 타이밍이 중요한 거란다. 먼 옛날에는 우리가 이 세계를 신들철머 거닐었고, 43 왕조 가운데 언제 태어났더라도 굶주리지 않았을 거란다.

인간 아이는 안타레스인 상대를 바라봤다. 그 아이가 자신이 얼마나 행운아인지 실감하는지 궁금했다. 아이의 얼굴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 어쩌면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마침내 아이는 얼굴을 처박고는 다시 컴퓨터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남자는 잠시 라푸를 꼬라보더니 2 크레딧짜리 동전을 넘겼다. 라푸는 동전을 잡고, 남자에게 절하고 축복을 빌더니 뛰어가서 사라졌다. 우리는 라푸가 가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라푸는 동전을 머리 위에 올리더니 행복한 듯 소리질렀다. 잠시 후 우리는 20이 넘는 거리의 부랑아들에게 둘러쌓였다. 모두 지저분하고, 굶주렸고, 동전을 구걸하고 있었다.
"이만하면 됐어!' 남자가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저 애들한테 여기서 꺼져서 집에나 가라고 해요, 헤르만."
"저 애들은 여기가 집이에요." 내가 공손히 설명했다.
"여기?" 그가 캐물었다. 남자는 땅에 발을 굴렀고 가장 가까이 있떤 라푸는 겁먹고 뒤로 튀어올랐다. "바로 이 장소에서?" 좋아, 그러면 살던 곳에 그대로 있고 우리보고 따라오지 말라고 해요."
나는 우리 말로 라푸들에게 관광객들이 동전을 주지 않을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면 우리가 인간들이 전부 머무는 흉측한 분홍색 호텔로 가서 방을 털어버릴 거에요."
"그건 내 알 바 아니란다." 내가 말했다. "하지만 잡히면 고생할걸." 나이 많은 부랑아 하나가 경고에 미소로 답했다. "만일 잡히면 감옥에 들어가겠죠. 하지만 감옥에선 밥도 주고 비와 치위도 피할 수 있으니 여기 있는 것보다 나아요."
나는 오직 따뜻하고 마른 곳에서 잘 먹는다는 야망만을 가진 라푸들에게 해줄 말은 없었고, 어깨를 으쓱이기만 했다. 그들은 놀러 가는 인간 어린이마냥 웃고 노래하며 뛰어갔다.
"망할 외계인놈들!" 남자가 중얼거렸다.
"그건 부정확한 말이에요." 내가 말했다.
"엥?"
"의미론적 문제입니다." 나는 정중하게 지적했다. "저 애들은 토착민이고, 여러분이 외계인이죠."
"음, 그러면 저 외계인들에게 뭔가를 가르쳐 줄 수 있겠지요." 그가 사납게 말했다.
우리는 긴 경사로를 통과해 무덤으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여자가 우리를 멈춰 세웠다. "입구에서 세 명의 홀로를 찍을게요." 여자가 나를 보고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냥 친구들ㅇ한테 우리가 여기 직접 와서 진짜 안타레스인을 만났다는 걸 보여주려구요."
남자는 걸어 와서 내 옆에 섰다. 아이도 주저하면서 맞은편으로 왔다. "이제 헤르만에게 어깨동무를 해." 여자가 말했다. 아이는 뒤로 물러섰고, 난 그 얼굴에서 경멸과 혐오가 뒤섞인 감정을 볼 수 있었다.
"같이 서긴 하겠지만, 안 만질 거야!"
"엄마 말 들어!" 남자가 호통쳤다.
"싫어!" 아이가 경사로를 반항스럽게 걸어 내려갔다. "안고 싶으면 아빠나 안아!"
"애아, 내 말 듣지 못해!" 하지만 아이는 멈추기는 커녕 들은 체도 않고, 이내 사원 뒤로 사라졌다.

황제는 신성불가침이며 그의 의원과 애첩들, 그리고 허락 받은 자들 이외에는 접촉할 수 없다는 칙령을 발표한 것은 30왕조의 창건자, 차록이었다.
그의 관리 중 가장 위대한 자는 차루바로 차록의 통치를 행성 80% 이상으로 넓혔고, 29왕조가 넘겨준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멈추었다.
어느날 밤, 조회 중에 차루바는 머나먼 도마르에서 온 대사에게 차록을 소개하다가 실수로 그를 살짝 건드렸다.
다음 날 아침 차록은 후회하면서 처형자에게 신호를 주었고, 차루바는 참수되었다. 이런 불운한 시작에도 불구하고 30왕조는 1062 표준년동안 존속했다.

여자는 당황해서 사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여자 또한 나와 닿기를 피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남자는 아이를 쫓아갔고, 잠시 후 둘은 돌아왔다. 그리고 똑같이, 여자는 했던 말을 반복했다.
남자는 아이를 내 쪽으로 밀어 넣었고 뜬금없이 사과를 했다. 남자는 애를 향해 위협적으로 걸어갔고, 주저하면서 손을 내게 뻗었다. 나도 그 남자만큼 접촉을 원하지 않았기 떄문에 그 손을 잠시동안만 잡고는 무덤으로 들어갔다. 다른 관광객 무리 둘이 더 있었지만, 수백미터 떨어져 있어서 그들의 가이드가 뭐라고 하는지는 들을 수 없었다.
"천장이 얼마나 높나요?" 천장의 정교한 조각을 카메라로 찍으면서 여자가 물었다.
"38미터에요." 내가 말했다. "무덤 자체는 203미터 길이에 폭은 67미터입니다. 벨도리안 5세의 시신은 바닥 아래의 큰 묘실에 있습니다." 나는 이 때 항상 과거의 영광을 떠올리며 말을 멈춘다.
"애도의 날에 이 무덤이 완성되자, 백만 명의 안타레스인들이 무덤 밖에 줄을 서서 마지막 조의를 표하기 위해 인내심있게 기다렸지요."
"바보같은 질문인 거 같지만." 여자가 말했다. "여기 건물들은 왜 다 이렇게 큰가요?"
"자기과시지" 남자가 자기 혜안에 확신을 가지고 말했다.
"만물의 창조자께선 매우 거대합니다." 내가 설명했다. "그래서 제 종족 사람들은 그 분에게 바치는 기념물은 최대한 거대하게 짓고자 했지요. 그래야 그 안에서 창조자가 편히 거할 테니까요."
"그러니까 여러분의 신은 작은 건물을 못 찾거나, 들어가지 못한다는 건가요?" 남자가 우월감을 담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분은 모두의 신이십니다." 내가 답했다. "그분께서는 물론 작은 사원도 찾으실 수 있어요. 하지만 그분을 굳이 그런 데 모실 이유가 있을까요?"
"벨도리안도 아내가 있었나요?" 여자가 물었다. 그는 좀 더 사소한 곳으로 관심을 돌렸다.
"다섯이 있었습니다." 내가 답했다. "이 무덤 옆에 있는 무덤들이 벨도리안의 왕비들의 처소라고 불립니다."
"일부다처제였나요?'
나는 머리를 저었다. "아니요, 그저 왕비 넷이 벨도리안보다 먼저 죽었을 뿐이에요."
"벨도리안은 정말 오래 살았나 보네요." 여자가 말했다.
"사실 아닙니다." 내가 답했다. "우리 종족 사이에서는 공적으로 위대한 업적을 이룬 사람은 사적으로 불행해진다는 생각이 있어요. 벨도리안도 그랬죠."
나는 아이를 돌아봤다. 아이는 다시 끌려온 이후 줄곧 조용했다. 그리고 그 애한테 질문이 있냐고 묻자, 아무 말도 않고 나를 바라보기만 했다.
"여기는 언제 지어졌나요?" 남자가 물었다.
"벨도리안 5세는 6302 표준년 전에 죽었습니다. 무덤을 짓고 단장하는 데 또 17년이 걸렸죠."
"6302년이라." 그가 중얼거렸다.
"정말 오래전이네요."
"우리는 역사가 깊은 종족입니다." 내가 자랑스레 답했다. "인간 인류학자 한 명이 전에 알려주길 우리 3왕조는 여러분의 조상들이 지성으로의 진화적 장벽을 건너기도 전에 존재했다더군요."
"어쩌면 우리가 나무 위에서 너무 오래 살았던 거 같네요." 남자가 말했다. 그는 그리 큰 인상을 받은 것 같지는 않았지만, 조금은 방어적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나무를 내려온 다음에 얼마나 빨리 여러분들을 제첬는지 보세요."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야." 내가 무관심하게 말했다.
"따지고보면, 모두가 여러분을 제쳤다고 할 수 있겠죠." 그가 계속 말했다. "기록을 보면 말이죠: 안타레스가 몇 번 정복당했었나요?"
"그건 잘 모르겠네요." 나는 거짓말했다. 대답하기 부끄러웠기 때문이었다.

인간 공화국이 안타레스 행성을 합병하고 싶어한다는 알게 된 안타레스인들은 잔투에 군대를 결집시켜 30만명의 병사를 이끌고 전장에 나갔다. 이들은 행성의 젊은 전사들 가운데에서도 최고들이었고, 황금의 눈과 피부의 비늘판들의 아침 태양 아래에서 빛났으며 고향 행성을 지킬 채비를 마쳤다.
공화국은 우주선 한대를 그들 머리 꼭대기로 보내 폭탄 하나를 떨어뜨렸고, 1초도 안 되어 안타레스 군대는 사라졌으며, 잔투 시와 츠토카의 대도서관도 마찬가지였다.
천년 동안 안타레스는 인간의 손에 4번 정복되었다. 두 번은 칸포르 쌍둥이 행성(역, 칸포르 VI와 칸포르 VII)에게, 그리고 로딘 XI, 엠라, 라모르, 세트 제국에게 각각 한 번씩이었다. 이리하여 마른 땅이 드디어 안타레스 인의 피로 만들어진 호수에서 갈증을 해소했다는 말까지 있었다.

우리가 무덤을 나서자, 작고 깡마른 라푸가 하나 보였다. 라푸는 바위 위에 앉아서 커다란 황금색 눈으로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자기 생각에 완전히 빠져 있었다. 인간 아이는 간단히 그를 무시하고 다음 사원으로 계속 걸어갔지만, 어른들은 멈춰 섰다.
"정말 귀엽다!" 여자가 감탄했다. "그리고 배고파 보여." 그는 어깨가방에 손을 집어넣어서 아침 때 먹지 않고 남겨뒀던 간식거리를 꺼냈다. "여기" 여자가 그것을 들고 말했다. "이거 먹을래?"
라푸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확실히 굶주려보였기 때문에 이런 행동은 여자에게뿐만 아니라 나에게조차 특이했다.
"어쩌면 그걸 못 먹는 걸지도 몰라." 남자가 말했다. 그는 동전을 꺼내서 라푸에게 걸어가고는 손을 뻗었다. "여기 있다, 얘야."
여전히 자기 생각에 빠져 굳은 얼굴을 하고 있는 라푸는 동전을 잡으려 하지 않았다. 불현듯 내게 이런 기쁜 생각이 떠올랐다. 너는 굶주릴 때 그들의 음식을 경멸하고, 빈곤할 때 그들의 돈을 무시하는구나. 어쩌면 너는 우리가 수천년동안 기다려 왔던 그 사람, 우리의 영광을 되찾고 44왕조를 세울 그 사람일 것인가?
나는 그를 계속 관찰했다. 하지만 내 즐거움은 나타난 것 만큼이나 빠르게 사라졌다. 라푸는 인간의 음식이나 돈을 무시한 것이 아니었다. 그의 눈은 흐릿했다. 거리에서의 삶이 몸을 해쳐서 시력을 잃게 만든 것이었다. 물론 라푸는 인간들의 말을 이해하지도 못했다. 그의 오만해보였던 행동은 자부심이나 마음 속의 어떤 것에서 온 것이 아니라, 그저 인간들이 주는 것을 못 보았기 때문이었다.
"주시죠." 내가 말하고는, 여자의 손가락에 직접 닿지 않게 하면서 여자가 들고 있던 간식을 부드럽게 받았다.
나는 걸어가서 간식을 라푸의 손에 놓았다. 라푸는 냄새를 맡고는 게걸스럽게 삼키고는 더 달라며 손을 내밀었다.
"당신 너무 가슴아파하는 것 같아." 여자가 말했다.
"오, 그래도 바레이무스 V에서 봤던 것보다 나쁘지는 않아." 남자가 말했다. "거기는 빈민들 천지였잖아. 그리고 빈민들이 갖고 있던 끔찍한 피부병 기억해?"
여자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여자의 얼굴은 그 기억의 불쾌함을 보여줬다. "그건 당신이 맞는 거 같아." 여자는 어깨를 으쓱였고, 아이가 여전히 손을 뻗은 채 우리 앞에 있었는데도 그걸 마음 속에서 이미 치워버렸다는 것이 내게도 보였다.
나는 그들을 사라진 왕자들의 정원으로 안내했다. 이 곳은 희생과 음모로 뒤틀린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남자가 멈춰 섰다. "여기 무슨 일이 있었나요?" 여러개의 빈 발받침대를 보고 남자가 물었다.
"역사가 있었습니다." 내가 설명했다. "아니면 탐욕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둘은 가끔씩 구분할 수 없으니까요." 남자는 갈피를 잡지 못한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말을 이었다. "만일 정복자들이 고향으로 가져갈만한 보물을 찾았다면, 그렇게 했습니다. 약탈할 수 있을 만큼 작은 것들은 모두 약탈했지요."
"그리고 저 훼손된 조각상은요?" 그가 그것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침공군에게 가치 없어 보이도록 여러분 종족이 저렇게 했나요?"
"아니요" 내가 답했다. "누가 저런 짓을 했던 간에" 그는 머리 없는 조삭상을 가리켰다. "저리 묶어다가 채찍으로 패야 돼요,"
"무슨 일 있어?" 아이가 지루해하는 목소리로 물었다. "저건 그냥 외계인 조각상이잖아."
"사실 저런 짓을 한 건 안타레스 III을 통치했던 인간이에요." 내가 그들에게 알려줬다.
"그게 무슨 뜻인가요?" 남자가 말했다.
"안타레스 행성계의 두 번째 인간 정복은 로이스 키보코 장군에 의해 이루어졌어요." 내가 시작했다. "그 여자는 3천개가 넘는 조각상을 훼손하거나 파괴했죠. 대부분은 우리의 신을 묘사한 조각들이었어요. 그리고 그와 부하들은 여러분의 종교 중 하나의 독실한 신자여서, 저 가짜 우상들을 파괴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으음" 남자는 어깨를 으쓱이며 답했다. "로딘인으로부터 여러분들을 지켜 주는 것 치고는 작은 대가죠."
"그럴지도요." 내가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계속해서 구원을 받을 때마다 더 많은 대가를 치러야 했다는 거에요."
그는 나를 빤히 처다봤고, 잠시동안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마침내 나는 최고 폭군의 궁전으로 갈 것을 제안했다.
"여러분은 정말 유순한 종족이군요." 여자가 어색하게 말했다. "아니, 제 말은 교양있고 부드럽다는 거에요. 어떻게 여러분의 유전자 풀에서 저런 진짜 폭군이 나올 수 있었나요?"
사실은 우리 유전자 풀은 끝없는 외계인 침공에 의해 도태되기 전까지는 더 공격적이었다. 하지만 이런 대답을 들으면 그 사람들이 불편해할테고, 팁의 크기에도 영향을 줄지 몰라서 그냥 거짓말 하기로 했다. (시간이 갈수록 외계인들에게 거짓말 하기 쉬워진다는게 수치스러웠다. 그럼에도 난 가끔씩 얼마나 내가 거짓말을 잘 하는지 깨닫고 놀라곤 한다.)
"지금이건 옛날이건 종족마다 유전적인 돌연변이는 있으니까요." 내가 말했다. 그리고 여자는 내 말을 믿는 것 같았다. "우리 안타레스인들이 유순하기 떄문에, 선생님의 표현을 쓰자면 말이죠, 그래서 그 자가 권력을 쥐기 쉬웠어요."
"그 폭군의 이름이 뭔가요?"
"모르겠네요."
"14년동안 역사를 공부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여자가 캐묻듯 말했다. 내가 진짜 거짓말을 할 때는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음에도 지금은 내 눈에도 여자는 내가 거짓말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였다.
"우리 언어에는 많은 방언이 존재하고, 방언들은 36000년 동안 계속 진화하고 변해왔어요" 내가 지적했다. "일부는 해석해냈지만, 지금까지 많은 방언들이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습니다. 사실, 지금도 인간 고고학자 팀이 폭군의 이름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요."
"만일 그게 죽은 언어라면 고고학자들이 어떻게 알아낼 수 있나요?"
"여러분의 종족이 우주로 나가기 전에, 여러분이 고대 언어를 해석하게 도와줬던 로제타 석이라는 유물이 있었지요. 우리도 비슷한 게 있습니다. 그건 보스페리 두루마리라고 불리는데, 최고 폭군의 시대에서 온 물건이죠."
"그건 지금 어디 있나요?" 여자가 주위를 둘러보며 물었다.
"애석하게도 고고학자들과 보스페리 스크롤 모두 지금은 델루로스 VIII(역, 인간 공화국의 수도)의 박물관에 있어요."
"영리하네요." 남자가 말했다. "델루로스에 있으면 더 안전할 거에요."
"누구로부터?" 여자가 물었다.
"물론 그걸 훔치려는 도둑로부터지" 그가 어린애한테 설명하듯 말했다. "하지만 누가 죽은 언어를 해석하는 열쇠를 훔치려 하겠어?"
"그게 수집가들한테 얼마나 가치있겠어?" 남자가 답했다. "아니면 훔쳐서 몸값을 받아내려는 도둑한테는?"
둘은 계속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게 델루로스에 있게 된 진짜 이유는 작아서 들고 가기 쉽고, 오직 그 이유 뿐이었다. 그들이 계속 말다툼하고 있자 나는 여자에게 델루로스에는 희미해진 두루마리를 다시 뚜렷하게 해주는 장비가 있어서 그렇다고 말했고, 여자는 생각에 잠겨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400킬로미터를 걸어서 웅장한 왕들의 궁전에 도착했다. 궁전은 완전히 금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태양 광선을 받으면 너무 뜨거워져서 외부 표면은 밤에만 만질 수 있었다. 이 건물에서 7왕조부터 12왕조까지의 왕들이 살았다. 바로 이 곳에서 승천의 9개 선언, 보편 권리 헌장, 그리고 우리의 가장 존경받는 문서인 마벨리안 선언문이 선포되었다. 그들이 살던 시대는 정말 멋진 시대였을 것이다. 그 때는 우리가 패배를 맛보지도 않았고, 모든 문제가 해결 가능했으며, 위풍당당한 카라반들이 안전한 국경 너머로 거래했으며, 왕들은 정의롭고 현명했다. 그 때는 하루하루가 새로운 승리를 가져왔고, 미래는 무한한 희망을 보여줬었다.

나는 부서지고 훼손된 석제 의자를 가리켰다. "한때는 이 왕자에 246개의 보석이 박혀 있었어요."
아이는 왕좌로 걸어가고는, 수상쩍다는 듯이 나를 바라봤다. "나머지는 어디 갔나요?" 그가 캐물었다.
"수천년동안 모두 도둑맞았지요." 내가 답했다.
"물론 정복자들이 그랬겠죠." 여자가 확신하며 말했다.
"그럼요." 내가 말했지만, 이것도 거짓말이었다. 보석들은 내 종족 사람들이 훔쳐서 점령군으로부터 음식을 사거나 포로로 잡힌 사랑하는 사람들을 돌려받기 위해 내다 팔았다.

우리는 몇 분간 더 왕들의 궁전에서 사라진 영광을 살펴보고는, 문으로 나가 다음 부서져가는 건물로 다가갔다. 그것은 지금까지도 모든 안타레스인들이 숭앙하는 사상가들의 전당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왜 학문을 위해 이런 기념물을 짓는지 이해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았고, 설명할 기력이 없어서 그냥 애첩들의 궁전이라고 말했다. 당연히 그들은 내 말을 믿었다.

중간에 아이는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는데, 왜냐고 묻자 애첩들을 보여주는 조각상이나 부조가 없어서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빨리 생각하고는 유물들이 성적으로 솔직하다는 사실이 로이스 키보코에게 불편해서, 그가 모두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나는 이 거짓말을 하면서 죄책감을 느꼈다. 어떤 방식으로든 방문자의 종족이 모욕받는 것은 정당한 행동의 규율에 어긋나기 때문이었다. 아이는 실망했다고 말했지만 세 사람 모두 다른 인간이 수천년 된 예술 작품을 자기 기분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수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어떤 거리낌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들이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나도 느낄 필요가 없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여전히 죄책감을 느꼈다. 전통은 넘어서기 쉽지 않으니까.)

남자가 모퉁이와 받침대 뒤를 보면서 신경질적으로 사방을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는, 무슨 문제가 있냐고 물었다.
"볼일은 어디서 보죠?" 그가 말했다.
"무슨 의민가요?"
"볼일요. 화장실. 변소요." 그가 인상을 썼다.
"저 망할 애첩들은 똥도 안 싸고 살았나요?" 나는 마침내 그가 뭘 원하는지 알아채고는 서쪽 문 바로 바깥에 있는 인간용 화장실을 가리켰다.

그는 몇 분 후에 나타났고, 나는 그들을 바깥으로 안내하면서 거의 잊혀진 4왕조의 시작을 나타내는 오닉스 오벨리스크를 지나갔다. 우리는 잠시동안 성스러운 물이 사원 아래로 흐를 수 있도록 강 바로 위에 세워진 빛의 강의 사원에 들렀다.

그리고 다시 그곳을 떠나 모퉁이를 돌자 지평선을 완전히 압도하는 건물 하나가 나타났다.
"저건 뭐죠?" 여자가 물었다.
"천상으로 인도하는 나선 비탈입니다." 내가 답했다.
"정말 멋진 이름이에요!" 여자가 열광했다. "저건 분명히 멋진 이야기도 있을 거에요." 그가 기대하면서 나를 돌아봤다.
"우리 종족의 과학자들이 더 많은 것을 알기 전에는 충분히 큰 비탈길을 세우기만 하면 천상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 때가 있었습니다."
아이가 크게 웃었다.
"진짜 그랬어요." 내가 계속했다. "건설은 2왕조 동안에 시작되었고, 700년동안 계속돼 3왕조 중에 완성됐어요. 여기서 꼭대기가 보이는 것 같지만, 사실 오직 절반만을 보고 있는 거랍니다. 나머지는 구름에 가려져 있지요."
"저게 얼마나 높나요?" 여자가 물었다.
"9 킬로미터가 넘어요." 내가 말했다. "여기서 가장 높은 산보다 3 킬로미터가 높죠."
"훌륭해!" 여자가 감탄했다.
"좀 더 가끼이 가서 보실까요?" 내가 제안했다. "어쩌면 1 킬로미터 정도 오르고 싶으실지도 모르겠네요. 5 킬로미터 높이에 닿기 전까지는 경사가 매우 완만해요."
"네" 여자가 기쁘게 답했다. "제 마음에 쏙 들거 같네요."
"난 안 올라가." 남자가 말했다.
"오, 제발" 여자가 남자에게 애원했다. "재밌을 거야!"
"공기는 너무 얇고, 중력도 너무 무겁고, 지나치게 힘들어 보이는데. 내가 여행 일정을 고를 때는 언제라도 지나치게 많이 걷지 않을 거라고 약속했잖아."
"들어가서 경기 봐도 돼?" 아이가 열의있게 물었다. 남자는 한번 더 천상으로 인도하는 나선 비탈을 보았다.
"그럼." 그가 말했다. "나도 충분히 봤어. 이제 돌아가자."
"이 투어 끝까지 봐야 돼." 여자가 말했다. "은하계 이 지역에 언제 다시 오겠어."
"그래서? 그냥 시골 촌구석 세계잖아." 남자가 말했다. "그냥 친구들한테 별로 가는 계단인가 뭔가 이야기를 안 하면 아무도 거기 안 올라갔다는 걸 모를거야."
여자는 잠시 고민하고는 확실한 논증이 될 것을 떠올렸다.
"하지만 이미 투어비 내기로 했잖아."
"그러면 여기서 끝내고 절반만 내자." 남자가 말했다. "그게 뭐 큰 일이라고." 남자는 주머니에서 돈뭉치를 꺼내고는 10 크레딧 지폐 세 개를 훑어냈다. 그리고 잠시 멈춰서, 나를 보고는 다시 주머니에 집어 넣었다. 그리고 내 손에 15 크레딧 지폐를 밀어 넣는다. "아 망할, 그래도 수고 많았어요, 헤르만." 그가 말했다.
그리고는 남자와 여자, 아이는 호텔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안타레스를 처음 방문한 외계인들은 무례하고 예의 없는 야만인들이었다. 하지만 31왕조의 위대한 황제인 페르가니안 2세는 그들에게 최고의 예우를 갖추도록 명했다. 외계인들이 떠나던 날, 외계인들은 페르가니안과 작별인사를 했고, 그들 중 한 명이 크고 흠 하나 없는 푸른 다이아몬드를 환대의 대가로서 황제의 손에 찔러 넣었다.
외계인들이 궁정을 떠난 후, 페르가니안은 다이아몬드를 땅에 던지고는 어떤 안타레스인도 돈으로 살 수 없다고 선언했다. 다이아몬드는 떨어진 그 자리에 3세대 동안 놓여있으면서 안타레스인의 존엄성과 독립을 나타내는 신성한 상징이 되었다. 그 다이아몬드는 먼지 폭풍 동안에 사라졌고,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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