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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A-27크롬웰
작성일 2019-10-02 22:09:24 KST 조회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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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라이트: 인간의 서 - 7. 올림피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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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올림피안들The Olympians

 

...11개월 간의 존재 동안 실제 업적을 훨씬 초월하는 종적을 인간 역사에 남겼던 포니 익스프레스처럼 올림피안 컬트도 22개월 동안의 짧은 존재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이 표현은 초기 민주정기, 인간이 영웅을 필요로 했던 그 시기에 가장 필요했던 낭만적인 우상들을 폄훼하는 것이 아니며, 어떤 집단도 올림피안만큼 그 요구를 기쁨과 풍요로 충족시키지 못했다...

- 인간: 성취의 열 두 천년기

 

...올림피안도 한 번 언급할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인류의 어떤 다른 조직도 이렇게 인간이 가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자기과시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했으며, 그리고 다른 종족을 모욕하는 즐거움, 그리고...

- 지성 종족의 기원과 역사. Vol. 8

 

경기장에는 5만의 관중이 있었고, 비디오를 통해서도 수없이 많은 수가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 모두가 한 가지 같은 목표를 공유했다. 그가 무참히 패배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다.

 

"곧 시작한다!" 헤일리가 연마석 위에 그의 다리를 올려놓고는 허리를 숙이고 살짝씩 두들겨서 감각이 돌아오게 만들었다. "오늘이 놈들에게 본 때를 보여줄 날이야, 덩치."

그는 죽은 눈으로 미동도 않고 앞을 쳐다봤다. "그렇겠죠." 그가 말했다.

"난 알고 있어." 헤일리가 말했다. "넌 인간이야. 얘야, 그리고 인간은 지지 않아. 기자들 만날 준비 됐어?"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문이 열렸고, 인간과 비인간 할 것 없는 기자들의 홍수가 그에게 밀려들었다.

"여전히 그를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빅 존?"

그는 끄덕였다. 올림피안들은 과묵함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질문에 답할 매니저는 따로 있었다.

"밖은 130도에요" 다른 누군가가 말했다. "산소도 별로 없구요."

그는 기자를 쳐다보기만 했다. 아무 질문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답을 하지 않았다.

"여러분" 헤일리가 기자들 앞에 서서 말했다. "아시다시피 빅 존은 이번 경기때문에 감정적으로 흥분된 상태일테니 제게 질문을 해 주세요. 어떤 질문이든지 기꺼히 받아드립니다." 그는 비디오 카메라 중 하나로 확신에 찬 미소를 쏘아보냈다.

"올림피안에게 감정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요." 로딘 XI의 기자가 비꼬며 말했다.

"물론 있지요, 있고 말고요." 헤일리가 재빨리 답했다. "올림피안들은 감정을 보여주기엔 너무 프로페셔널할 뿐입니다. 그게 전부에요."

"헤일리 씨" 우주복을 입은 염소 호흡 우주인이 T 팩을 통해 말했다. "틴스미스 씨는 이걸로 정확히 뭘 증명하고 싶어하시는 겁니까?"

"그 질문에 답하게 되어 기쁩니다, 기자님." 헤일리가 말했다. "물론 그렇고말구요. 많은 시청자 분들께서도 궁금해 하실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이런 식으로 답을 해 드리겠습니다. 빅 존 틴스미스는 올림피안이고, 그 말 그대로입니다. 빅 존은 4년 전 선서를 했고, 성적 결합, 알코올 자극제, 몸에 해로운 자극제와 담배를 완전히 금하겠다 맹세했습니다. 그의 일은 그의 형제들의 임무와 동일합니다. 인류의 선의와 스포츠맨십을 대표하는 대사로서 은하계를 종횡무진하며 각 종족들이 특화되어 있는 신체적 경기에 도전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왜 지금까지 토르콸 종족에 레슬링 신청을 한 올림피안이 없었나요?" 질문이 왔다.

"제 말은," 헤일리가 계속했다. "엠라 IV의 토착민들은 자기들의 빠른 발을 자랑스러워 하고, 육상 경주가 그들에게 있어 최상의 운동 종목입니다. 그래서-"

"그러면 토르콸의 1200 파운드 근육에 맞서지 않겠다는 뜻인가요?" 질문자가 계속했다.

"음, 저희가 공개하고 싶지는 않지만 셰리프 이븐 벤 이스카드가 다음 달 경기로 토르콸에게 최고의 자리를 놓고 도전했습니다."

"셰리프 이스카드라니!" 인간 기자가 감탄했다. "이건 놀랍네요! 이스카드는 절대 지지 않죠, 안 그런가요?"

"어떤 올림피안도 패배하지 않았습니다." 헤일리가 말했다. "충분한 답이 됐다면, 원래 주제로 돌아가지요. 빅 존 틴스미스는 엠라 IV 최고의 선수를 상대로 달리기를 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제가 장담컨대 여러분은..."

헤일리는 답하고 싶은 질문에 답하고, 신경쓰지 않는 질문들을 능숙하게 피하면서 점점 몽롱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마침내, 준비 전 15분이 되었다. 그는 방을 비우고 틴스미스를 돌아봤다.

"느낌 어때?"

"좋아요." 근육 하나도 안 움직인 채 틴스미스가 말했다.

"허브!" 헤일리가 딱 잘라 말했다. "문을 잠그고 봉하게, 10분동안 아무도 못 들어오게 해."

트레이너 조수가 문을 잠궜고, 헤일리는 안마 테이블 아래에서 작은 가죽 가방을 꺼냈다. 그는 가방을 열어서 주사기 몇 개를 꺼내고, 스무개, 어쩌면 더 될 작은 병들을 확인했다.

"아드레날린" 그가 많은 양을 틴스미스의 팔에 주사하면서 말했다. "지형이 좀 험해 보이더라. 페닐부타존도 좀 맞는게 좋겠어." 주사 한 방씩이 양쪽 종아리로 들어갔다. "그리고 숨 쉬기 편해지게 해 줄 거...여기 있다, 그리고 이건 열을 견딜 만하게 해줄 거야...그래, 이거야. 기분 좋아져?"

틴스미스는 처음으로 움직였고, 테이블 모서리에 올라 앉았다. 틴스미스의 길고 미끈한 다리가 연마된 바닥 몇 인치 위에 떠 있었다. 그는 두 번 심호흡하고 천천히 내뱉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헤일리가 말했다. "사실 난 이 경주에 반대했어. 너에게는 아직 좀 이르다고 생각했거든. 하지만 올림피안은 거절할 수 없지. 그래서 최대한 시간을 끈 다음 동의했어." 틴스미스는 아래로 자세를 낮추고, 무릎을 꿇고는 신발을 매기 시작했다. "이제, 그 자는 빨라. 놀라지 말도록 해." 헤일리가 말했다. "좆나 빠르지. 그 자는 첫 3분동안 1마일을 찍을 거니 넌 너무 뒤떨어져서 아마 그 자를 볼 수 없을 거야. 하지만 엠라인들은 지구력이 별로야. 그 자는 3분 하고 절반동안 1마일을 더 갈거고, 그 다음은 3분 하고 3/4 동안 1마일을 가게 되겠지. 그때까지 힘을 아껴. 전부 합치면 4마일하고도 80야드야. 훈련 받은 것처럼만 뛰면 결승점에서는 그 자를 1/4마일은 충분히 앞설 수 있어."

헤일리는 껄껄 웃었다. "그걸론 충분하지 못하지. 그 놈이 몇백 야드 떨어져 있을 때 바로 제쳐버리라고. 여기서부터 은하 외곽 전체의 망할 외계인들이 모두 이제 올림피안이 진다고 생각할 그 순간에. 정말 아름다울 거야. 내 장담하지!"

"준비됐어요." 틴스미스가 문을 향해 돌아서며 말했다.

"이것만 명심해, 얘야." 헤일리가 말했다. "지금껏 어떤 올림피안도 지지 않았어. 네가 인류 종족을 대표한다. 인류의 모든 명예가 네 어깨에 달려 있다. 너희들 중 하나라도 지면 올림피안은 해산하는 거야."

"알아요." 틴스미스가 무심하게 말했다.

헤일리가 문을 열었다. "같이 가줄까? 트랙까지 함께해 줄 사람이 필요해?"

"올림피안은 혼자 걸어요." 틴스미스가 말하고는 문을 나섰다.

틴스미스는 바람부는 길고 좁은 통로를 지나갔다. 그리고 몇 분 뒤에는 거대한 스타디움의 바닥에 다다랐다. 공기는 덥고 숨막혔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고, 주사가 효과가 있다고 결론지은 후 관중석의 수많은 관중들이 볼 수 있는 곳으로 걸어 나갔다.

 

관중들은 야유를 퍼부었다.

 

어떤 감정도 보여주거나 느끼지 않고, 고개도 돌리지도 않고 앞만을 바라보며 그는 상대가 기다리는 곳까지 걸어갔다. 엠란인은 인간형의 몸을 가지고 있었다. 그의 키는 5피트 크기였고, 크고 강력한 다리를 갖고 있었다. 특히 허벅지는 근육으로 울퉁불퉁했고, 발은 넓적하긴 했지만 극도로 능률적으로 보였다. 그의 피부는 청동빛의 붉은 색이었고 몸과 머리 모두에 털이 하나도 없었다. 틴스미스는 엠란인의 가슴을 봤다. 그 가슴은 자신의 것보다 더 나아 보이지 않았다. 그 다음은 엠란인의 코와 입 차례였다. 코는 컸지만 입은 턱뼈를 뚜렷히 나타내면서 작았다. 이것은 마지막 마일 동안 입으로 숨을 헐떡거릴 수 없으리란 뜻이었다. 틴스미스는 이 사실에 만족하고는 엠란인의 다른 신체 부위를 보거나 환영의 표시를 하지 않고 시작선에 섰다. 팔은 접혔고, 눈은 앞을 바라봤다.

 

관리 중 한 명이 걸어와서 그에게 개조된 T 팩을 주었다. 올림피안들은 자기 고향 행성의 말이 아닌 어떤 언어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었다. 그는 고개를 저었고, 관리는 어깨를 들썩이더니 멀리 걸어갔다.

 

또 다른 엠란인이 마이크에다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스피커는 경기장 사방에서 울리는 메아리들을 만들어냈다. 그 소리를 열성적인 환호성이 뒤따랐다. 그래서 틴스미스는 방금 그게 모성 챔피언의 이름을 알린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잠시 후 그의 이름이 끔찍할 정도로 잘못 발음되는 소리가 들린 다음에는 야유가 나왔다.

 

그 다음으로는 경기 코스의 지도가 나왔다. 자갈 트랙이 깔린 거대한 스타디움 세 바퀴. 그리고 마지막으로 경기장 규칙이 읽혔다.

 

안쪽 위치를 결정하기 위해 동전던지기를 했다. 틴스미스는 동전을 던지겠다고 하지 않았지만 엠란인은 자청했고, 졌다. 틴스미스는 시작선의 자기 위치로 걸어갔다.

 

틴스미스는 거기에 서서, 몸을 웅크리고는 경기 시작을 기다렸다. 그는 엠란인을 한 번 쳐다보고 그를 잠깐 관찰했다. 엠란인은 충분히 인간과 가까웠기에 틴스미스는 이미 땀흘리는 엠란인의 얼굴에 생생하게 드러난 긴장과 집중을 볼 수 있었다.

 

왜 아니겠는가? 그 또한 어깨에 꽤 무거운 짐을 싣고 있는 건 똑같은데. 그는 빠른 발을 가진 종족 중에서도 가장 빠른 주자였다. 엠란인은 틴스미스의 시선을 눈치채고는 틴스미스를 보고 입으로 미소같아 보이는 무언가를 했다. 틴스미스는 그를 아무 표정 없이 차갑게 지켜봤다.

 

그는 저 존재에게 아무 감정도 없었다, 이전 상대들에게 그랬던 것과 같이. 이스카드가 그의 근육으로 파괴한 모든 존재들에게 그랬던 것과 같이. 똑똑한 코베르니코프가 게임판 위에서 패배시킨 수백의 존재들에게 아무 감정도 없었던 것 같이. 그는 자기 상대가 수많은 동족들 사이에서 패배의 수치를 맛보게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올림피안에게 이기는 것 이외의 선택지는 없었다. 만일 어떤 올림피안이라도, 어떤 곳에서라도 패하게 된다면 그들이 이룩하고 있는 인류의 무적성에 대한 신화는 깨어지게 될 것이고, 인간은 은하계라는 게임판 위의 또 다른 재능있는 경쟁자 중 하나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자신도 이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보다도 그건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올림피안이 얻기 위해 경쟁한 것은 인간에 대한 찬사가 아니었다.

 

그것은 부차적인 것에 불과했고, 종종 짐덩어리가 됐다. 그들은 그들이 경기장에 들어 설 때, 시합이 늘어날수록 조금씩 줄어들기는 했지만, 다른 종족들이 내는 야유 소리를 듣기 위해, 그리고 경기 내내 그 소리가 줄어들다가 끝날 때가 되면 경외와 존경이 섞인 침묵만이 남는 것을 듣기 위해 살았다. 그 경외는 올림피안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가 대표하는 종족 전체가 마땅히 받아야 하는 것이었다.

 

뭔가를 더 생각할 시간은 없었다. 경기는 시작되고 엠란은 재빨리 앞서 나갔다. 틴스미스는 잠시동안 그를 따라가려고 했지만, 곧 빠른 걸음으로 물러났다. 그의 길고 마른 다리는 거의 힘들이지 않고 지면을 스쳐 지나갔다. 첫 1/4 마일을 가는 동안 그는 자극제의 효율성을 시험하며 코로만 숨을 쉬었다. 그리고 그 효과에 만족하자 그는 다시 세 걸음마다 숨을 들이키는 평소 호흡법으로 되돌아갔다.

 

엠란이 멀찌감치 앞서서 거리를 벌리고 있었다. 둘 사이의 거리는 200야드에서 300야드로 늘어났다. 올림피안은 엠란인에게 신경쓰지 않았다. 헤일리는 엠란인이 뭘 할 수 있고 뭘 할 수 없는지 말해줬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능력을 잘 알았다.

 

헤일리의 정보가 옳다면, 그는 11분 정도에 엠란을 제칠 것이다. 그리고 만약 헤일리가 틀리다면...

 

그는 고개를 내저었다. 헤일리는 틀린 적이 없었다.

 

관중은 자신들 챔피언의 이름을 연호하면서 환호하고 있었다. 그리고 은하계 전역에서 5천억의 시청자가 올림피안이 너무 뒤쳐져서 두 주자가 동시에 화면에 나오지 않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틴스미스는 알았다. 인간과 비인간을 막론하고 그들 모두가 이런 질문을 자문하고 있을 것이라고. 오늘이 그 날인가? 오늘이 올림피안이 마침내 패배하는 그 날이 될 것인가? 하지만 헤일리만은 자기 자리에 조용히 앉아 초시계를 손에 들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얘는 잘 하고 있었고, 트레이너의 지시에 잘 따르고 있었다. 첫 0.5 마일은 1분 49초, 1마일은 3분 40초였다. 그는 쌍안경을 들어 자기 선수가 지치거나 무리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는 만족하며 다시 편하게 앉았다.

 

2마일에 도달할 무렵에도 엠란인의 우위는 사라지지 않았고, 경기장에 있던 소수의 인간들조차 당혹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때,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않고 틴스미스는 거리를 좁히기 시작했다. 3마일을 지났을 때, 그는 다시 200야드만 뒤쳐져 있었다. 마지막 질주를 위해 백스트래치로 들어섰을 때, 그는 엠란과의 격차를 150야드까지 줄였다.

 

하지만 거기서 20초 넘게 엠란인과 그의 격차가 지켜졌다. 올림피안은 코너를 돌면서, 자기 앞에서 먼지를 뚫고 앞서가는 청동색 형상을 바라보았다.

 

뭔가 잘못됐다! 엠란인은 지금쯤이면 그의 옆에 있어야 했다. 엠라인은 지금쯤이면 그 크고 우람한 다리로 초장에 힘차게 뛰쳐나간 무리함을 느끼고 있어야 했다. 지금쯤이면 숨과 걸음이 가빠지고 있어야 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의 다리는 여전히 지면을 가르고 있었고, 둘 사이의 거리를 지켜내고 있었다.

 

틴스미스가 승리의 익명성을 누리고자 한다면, 그가 마지막 올림피안이 아니라 수많은 승리의 명단에 추가된 한 줄이 되고자 한다면, 그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홈스트레치는 너무 멀었고, 이미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 그의 몸은 지금 당장 움직여야 했다. 숨을 고를 여유는 없을 것이고, 손쉽게 지나갈 지친 상대도 없을 것이다. 

 

틴스미스는 앞으로 뛰어나갔다. 승리의 욕망이라기보다는 패배에 대한 두려움이 그를 앞으로 밀었다. 그의 다리는 아렸고, 그의 발바닥은 불타올랐고, 그의 숨은 짧고 고통스러운 헐떡거림이 되었다.

 

홈스트레치를 향해 그는 뛰어갔다. 그의 몸은 휴식을 찾아 비명질렀고, 그의 정신은 고통을 억누르려고 애썼다. 이제 틴스미스는 엠란인으로부터 70야드 안에 있었다. 엠란인은 관중들의 고함소리를 듣고 올림피안이 그를 향해 뛰어온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그리고 자신의 고통받는 다리로 페이스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각자 하나의 세계를 어깨에 짊어진 둘은 경주를 계속했다. 틴스미스와 엠란인과의 거리는 계속 줄어들었지만 경기 트랙은 충분하지 않았다. 그는 위를 쳐다보았지만 그의 앞은 흐려졌고, 그는 눈 대신 결승선에 집중하기 위해 힘썼다. 겨우 200야드 앞에 있는 결승선은 트랙을 가로질러 걸려 있었다.

 

그는 엠란인이 있던 자리에서 30야드 떨어져 있었다.

 

이러다가는 지게 될 것이다. 그는 알았다. 고동치는 근육 하나마다, 뼈가 부서지는 듯한 한 걸음마다 그 사실을 느꼈다. 미래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행성에서 그들이 올림피안에 대해 말할 때, 그들이 말하는 이름은 그의 것이 될 것이다. 패배한 자로써.

"안돼!" 그가 소리쳤다. "안돼! 난 지면 안돼!"

그의 걸음이 빨라졌다. 그는 엠란을 쫓아서 달리고 있지 않았다. 그는 은하계에 살아있는 모든 인간과 아직 태어나지 않은 모든 인간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달리고 있었다.

"안돼!"

그는 상대를 5야드 앞서서 결승선을 통과했을 때도 여전히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그는 쓰러지고 싶었다. 그의 혹사당한 육체가 녹아내려서 경기장 바닥의 흙과 돌과 하나되게 내버려두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아직은 안 된다. 탈의실로 돌아가기 전엔 안 된다.

 

그는 헤일리의 조수 중 한 명이 경찰과 관리들의 차단선을 뚫고 들어와 그를 도우러 오는 것을 희미하게 알아챘다. 하지만 그는 땀에 흠뻑 젖은 긴 팔로 그들을 밀어냈다. 누군가가 그에게 물병을 주려고 다가왔다.

 

나중이라면 받을 것이다. 나중이라면 그의 마르고 닳은 목구멍에 쿼트와 갤런이라도 쏟아 넣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안 된다. 저들 앞에서는 안 된다.

 

그의 폐에서 타오르던 불길이 사그라들면서 둔탁하고 지끈거리는 고통으로 대체되었다. 그 때 그는 카메라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냈다.

 

그는 숨을 한 번 깊게 마시고는 똑바로 몸을 세웠다. 그는 기자들의 무리를 침착하게, 대수롭지 않다는 듯 한 번 쳐다보고는 몸을 돌려 탈의실로의 길고 고통스러운 걸음을 시작했다.

 

헤일리는 그와 동행하려는 것처럼 움직이고는, 멈춰섰다. 헤일리의 다른 조수 한 명도 그를 따라왔다. 하지만 트레이너는 조수의 팔을 잡고 그를 멈춰 세웠다. 헤일리는 이해했다.

 

올림피안은 혼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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