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A-27크롬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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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9-10-10 21:32:58 KST | 조회 | 228 |
제목 |
버스라이트: 인간의 서 - 8. 변호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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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변호사의 좌충우돌 대모험
8. 변호사들The Barristers
...올림피안들이 명예의 경기장에서 인간을 위해 싸운 것처럼, 더 의미 있는 방식으로 변호사들도 인간을 위해 법의 심판대에서 싸웠다. 주어진 문제들은 새롭고 거대했으며, 각각 다른 도덕, 법률, 규정을 가진 수없이 많은 외계 세계가 전장이 되었고, 대개 범법행위자들은 자신들이 행성 법을 어기고 있다고는 조금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많은 경우 그 법률들은 그저 이해 불가능했으며, 인간 문화 안에서 자라난 사람에게는 완전히 무의미했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라도 인간은 인간을 보살폈으며, 아무리 사건이 가망 없더라도 하나, 또는 그 이상의 변호사들이 범법자 형제들을 변호하기 위해 파견되었다.
아마 민주정 시대의 어떤 다른 변호사도 이보르 칼리노프만큼의 명성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칼리반의 거대한 시설단지에서 태어난 그는 이 놀라운 행성에서 성년을 맞이한 후...
- 인간: 성취의 열 두 천년기
...칼리노프(2399-2484 GE)는 여지껏 어떤 인간도 재판을 이기지 못했던 로딘 XI, 바인더 VI, 칸포르 VII의 법정에서 영민하게 사건들을 해결한 후 유명세를 얻었다.
의심의 여지 없이 그의 시대에 존재했던 가장 위대한 법률가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칼리노프의 공판 이전과 법정에서의 전술은...
- 지성 종족의 기원과 역사, Vol. 8
"얘야." 칼리노프가 무성한 회색 눈썹 너머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게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 사건을 변호하기보다는 기소하는 쪽에 서고 싶구나."
"정말 고맙네요." 금발 청년이 우울하게 말했다.
"오, 내가 사건을 안 맡는다고는 한 적 없단다." 칼리노프가 말했다. "너희 부모님께서는 내게 네 가치보다 더 큰 돈을 지불하시기로 했어. 사실 따지고 보면 어느 누구라도 그 돈 가치를 못 넘을 거지만. 그저 우리 승산이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말이었어."
"하지만 전에도 승산을 뒤집으셨잖아요." 청년이 거의 애원하듯 말했다. "변호사님이 로딘 XI의 신성모독 사건에서 하신 최종 변론은 여전히 델루로스 행성계의 모든 학교에서 필수적 읽을거리라구요."
"음, 모든 학교에서는 아니지." 칼리노프가 미소지었다. "하지만 그랬더라도, 네 사건은 지역 관습에 대한 무지함으로 일어난 신성모독과는 좀 달라. 넌 아트리아 XVI 행성에서 57인의 지성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었지. 그건 부주의에 의거한 반사 작용이었고, 고의성이 있다고 구성되지는 않을 거야. 하지만 네가 그들의 죽음을 초래했다는 사실은 그대로지."
"하지만..."
"게다가, 아트리아 XVI에는 사법거래 제도가 없어. 그리고 과실치사와, 3급 살인, 과실 살인 같은 용어는 아트리아 법률에 존재하지 않아. 정황에 상관없이 너는 죽였거나 죽이지 않았거나 둘 중 하나고, 얘야, 넌 그들을 죽였지."
"그러면 애초에 왜 저를 변호하시려는 거죠?"
"돈 말고 이야기하는 거냐?" 칼리노프가 물었다. "아마 나는 여전히 모든 사람은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믿고 있고, 아트리아 XVI에서는 내가 아는 어떤 사람보다 더 훌륭한 변호가 필요할 것이라 그럴 거야. 알다시피 구속을 거부하고 여기서 델루로스 VIII로 돌아온 단순한 행동부터가 종신형에 해당하는 처벌을 불러올 수 있어. 우리가 범죄인 인도를 할 거라는 사실을 몰랐던 거냐?"
"무슨 생각을 해서 그랬던 게 아니에요." 청년이 말했다. "그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믿을 수 없었던 것뿐이에요. 만일 제가 유죄판결을 받으면 처벌은 어떻게 되나요, 칼리노프 씨?"
"아트리아 행성계에서 살인에 대한 형벌은 단 하나야." 칼리노프가 말했다. "열에 의한 사형이지."
청년의 몸이 반으로 쪼그라드는 것 같았다. "그럴 것 같았어요."
"아직 배를 버리지는 마, 얘야." 칼리노프가 말했다. "승산이 낮다는 건 조금 더 힘들게 싸워야 한다는 뜻이니까." 그가 책상 위의 버튼을 누르자 네 명의 무장한 경비들이 들어왔다. 그는 경비들에게 고개를 끄덕였고, 다시 청년을 돌아봤다. "저들은 널 아트리아 V의 위성인 코모르노스로 데려가서 재판을 기다리게 할 거다. 난 여기서 네 예비심문 내용과 형사고발장, 그리고 우리 면담의 녹음 내용을 가지고 있으니 무슨 일이 생기지 않는다면 재판 전에는 날 볼 일이 없을 거야."
청년이 끌려나가자 할리노프는 버튼 두 개를 더 눌러 그의 파트너 변호사들인 코민스키와 브라크를 불렀다. 둘 다 칼리노프의 표현력에는 한참 못 미쳤기에 가능하다면 최대한 법정 안에 들어서는 일을 피했지만, 그게 그들이 월급을 날로 먹는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다른 종교들이 관심 부족으로 쇠락하는 시기의 정통 유대교도인 코민스키는, 칼리노프가 배우기를 희망할 수 잇는 것보다도 많이 비인간 형법에 정통했다. 또한 프레세페 III의 전직 주지사인 브라크는 인간이 외계 행성에서 재판에 설 때마다 귀신같이 나타나는 끝도 없는 레드 테이프를 다뤘다. 다른 파트너 변호사와 보조들도 물론 있었고, 정확히 모두 27명이었지만 대부분은 회사법과 성간 상업에 관련돼 있었다. 필수적이기는 하지만 칼리노프의 이름난 사건들 같은 유명세는 기대할 수 없는 분야이다.
"이번 의뢰에서 진짜 골칫거리를 받았다던데." 브라크가 길쭉한 노란색 리걸 패드를 꺼내며 말했다.(어떤 관습은 절대 변하지 않았다.)
"내가 돈을 건다면," 칼리노프가 말했다. "그리고 정말 안전한 쪽으로 간다면, 나는 우리 애가 재판 시작 세 시간 안에 유죄 판결을 받고, 형을 선고 받은 후, 사형 당하리라는 데 5백만 크레딧을 걸 거야."
"대체 의뢰인이 뭘 했길래?"
"재채기를 했어."
"그래서?" 브라크가 물었다.
"그리고 체포를 거부하고 델루로스 VIII로 도주했지."
"그게 다야?"
"응."
"장난치고 있구만." 브라크가 말했다.
"내가?"
"꼭 그런건 아니지." 코민스키가 말했다. 그의 눈은 흥미로움으로 빛나고 있었다.
"어디서 일어난 일이지?"
"아트리아 XVI."
"메탄 외계인 세계 말인가?"
칼리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망할 병신이 자기 T 팩을 꺼놨어."
코민스키는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브라크는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는데." 그가 말했다.
"문제는," 칼리노프가 말했다. "간단해. 아트리아인들은 엄청 낮은 온도에서 사는 메탄 호흡의 결정체 종족이야. 젊은 하인리히 크란츠는, 맞아 사령관의 아들이지, 무역 임무의 군 수행원으로 거기 있었어. 그가 그 때 술을 마셨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는 자발적으로, 또는 비자발적으로, 크란츠 자기는 후자라고 확언하지만, 아트리아의 대로를 걸으면서 T 팩을 껐어. 그 때, 소리를 막거나 줄여줄 아무것도 없이 재채기를 했지.
"그래서?" 브라크가 물었다.
"그래서 57명의 아트리아인들이 고운 결정처럼 부서졌지." 칼리노프가 말했다. "그리고 민정 경찰과 마주치자 그는 겁먹고 여기로 돌아오려고 했어."
"어떻게 빠져 나온 거지?" 브라크가 물었다.
"자기 보호장갑 중 하나를 벗겠다고 위협했어. 그 애의 체온이면 주변 200피트 안의 모든 아트리아 인들이 죽었을 거야. 물론 그 애도 죽었겠지만 그건 이 사건에서 중요하지 않지. 그래서 그 경찰들은 애를 보내주고는 무전을 쳤고, 착륙하자마자 우리 쪽에서 붙잡았지. 거의 2주동안 범죄자 인도에 대해서 헨더슨을 설득도 하고 협박도 해 봤지만 소용없었어. 우리는 그 애를 잡고 있을 수 없어. 아트리아인과의 외교 관계를 정립하는 중이어서 그냥 재판에 서야 할 거야."
"그러고보니까 거기 있으면 너 귀여워 보일 것 같은데." 코민스키가 말했다. "거기서 50 파운드의 보호복에 둘러쌓인 채로 T 팩을 통해 부드럽고 감미로운 연극이 흘러나올 걸 생각하면 말이지."
"말도 마," 칼리노프가 눈웃음 지으며 말했다. "어쨌든, 재판은 오늘로부터 3주 후에 열릴 거야."
"아트리아인은 시간 낭비를 안 할 텐데, 그렇지?" 브라크가 말했다.
"아트리아인들은 재판을 빠르고 확실하게 처리하길 좋아해." 코민스키가 인상을 쓰면서 말했다.
"물론 그렇지." 칼리노프가 동의했다. "그 말인 즉, 우리가 할 일은 많고 시간은 적다는 뜻이야." 그리고 그는 브라크를 향해 돌아봤다.
그는 손을 흔들며 브라크와 작별하고, 코민스키에게 관심을 돌렸다. "좋아." 그가 말했다. "설명 부탁해."
"놀랄지도 모르겠지만, 이보르," 코민스키가 말했다. "나조차도 은하계의 모든 종족에 대한 자료가 있지는 않아."
"그러면 도서관이나, 아니면 자네가 천재라는 것을 내게 증명하려고 가는 곳으로 뜨기 전에 메탄 호흡 종족들에 대해 일반적으로 아는 것을 말해줘."
"일반적으로." 코민스키가 시작했다. "메탄 호흡 종족의 90퍼센트 정도는 결정체야. 저들은 소리나 열에 극도로 민감하지만, 그 두 가지를 제외하면 거의 불사신이지. 만일 네가 일반적인 메탄 호흡 종족을 수류탄의 열기 없이 그 힘만으로 때릴 수 있다면, 그 종족은 아무 느낌도 안 받을 거야.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그들이 거의 불사신이기 때문에, 극도로 오래 살고 수천년을 생존하는 일도 흔하다는 거야. 그 덕분에 그들은 꽤 차분하고 사색적이지, 그게 그들이 인간의 관점에서 볼때 크게 이룬 것이 없는 이유 중 하나긴 하지만. 어쨌든 간에 그들의 생리학과 긴 수명에서 오는 정신적 경향 덕분에 기술적으로 진보된 메탄 종족은 매우 적어. 그들의 초능력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들은 평균보다 약간 더 텔레파시에 뛰어나고, 다른 재능에서는 거의 바닥이라고 생각해."
"기본적으로 사회적 전망과 사회적 유동성이 매우 정적이니, 내 생각에 그들의 형법은 매우 단순하고 가혹할 거야. 범법자는 매우 드물 테고, 경범죄도 마찬가지일거야. 그러니 범죄자들을 사회에서 빠르고 효과적으로 제거하겠지.
"당연한 거지만." 그는 미소 지으며 결론지었다. "방금 말했던 것 중 어떤 것도 이 메탄 호흡 종족에는 해당하지 않을 수도 있어."
"고마워." 칼리노프가 기뻐했다. "네 큰 머리로 또 생각해 낼 수 있는 게 있나?"
"큰 건 내 뇌지." 코민스키가 정정했다. "머리는 뇌가 들어있을 뿐이야. 더 많은 정보에 대해서라면, 내가 더 해줄 말은 그들은 육식동물이었던 적이 없어서 부작위에 의한 살인조차도 가장 합리적이거나 관용적으로 볼 가능성이 낮다는 거지. 살인은 생존을 위해 살육에 의존해야 했던 종족에게조차도 추한 행위이니, 내 생각에는 그런 행동은 메탄 호흡 종족에게는 이해조차 할 수 없는 행위일거야. 특히 대부분은 무성이라 치정범죄도 없었을테니 더욱 그렇고."
"알았어." 칼리노프가 말했다. "자네가 조금이라도 아는 분야에 대해 듣고 있는 건 힘들구만." 그는 일어섰다. "아트리아인에 대해 찾을 수 잇는 건 뭐든지 찾고, 그들이 다른 행성에서 재판을 치뤄 승소하거나 패소한 기록도 확인해봐, 그리고 이틀 안에 응답을 줘."
그의 직원들이 자기 일을 하러 간 동안, 칼리노프는 건물 지하에 있는 책 무더기에 가서 아트리아 법률에 대해 찾을 수 있는 것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별로 희망차보이지 않았다.
아트리아 XVI가 은하계 사회의 일원이 된 이후로 인간은 아닌 다섯 명의 비 아트리아인들이 살인죄로 재판을 받았다.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고, 사형은 금방 집행되었다.
아트리아 형법은 유치할 정도로 단순한 조문과 충격적일 정도로 가혹한 형벌 덩어리였다. 대부분의 범죄는 칼리노프에게는 무의미했다. 그것들은 아트리아인이 다른 아트리아인이나 그의 재산에 대해서만 행할 수 있는 범죄였다. 하지만 비 아트리아인들이 행할 수 있는 범죄에 대해서라면 형법은 큰 의미가 있었다.
주지여부와 무관하게 자기 방어를 포함한 어떤 이유로든 아트리아인의 죽음을 초래하면 살인죄고, 형벌은 사형이었다.
서면 허락 없이 아트리아인의 거주지에 출입하는 것은 아트리아의 주거침입죄 같은 것에 저촉되었으며, 형벌은 사형이었다.
공정하고 널리 받아들여지는 지불 제안을 먼저 하지 않고 아트리아인의 재산이나 유물을 가져가는 자는 강도죄나 절도죄로 유죄였으며, 형벌은 사형이었다.
그것들이 외계 종족에 대한 그들의 형법 전부였다.
그리고 법률 조항에 없는 것도 명시된 조문 못지 않게 그 종족에 대해 많은 사실을 칼리노프에게 알려주었다. 예를 들어, 코민스키가 그들이 거의 불사신이라고 말한 것은 확실해 보였다. 폭행이나 상해죄에 해당하는 게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이 철학적으로 독특한 종족이라는 것도 사실 같았다. 은하계 대부분의 종족과 달리 신성모독죄나 지역 종교의 도덕에 부합하는 립서비스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마 가장 확실한 추측은 그들이 너무 장생하기 때문에 사형 이외의 형벌이 없다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건 합당해 보였는데, 사실상 불사인 종족에게 징역형은 의미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섯 건의 비 아트리아인 살인 사건 기록은 거의 동일했다. 모든 경우에서 고의성 없는 행위라는 논거가 나왔다. 오직 한 사건에서만 법정이 그것을 거부했다. 하지만 차이는 없는 것 같았다. 만일 비 아트리아인이 아트리아인의 죽음을 초래하면, 그의 목숨도 몰수된다. 마침표.
그는 계속 읽어봤다. 피고가 공판에 참석할 필요는 없었다. 만일 그가 참석한다면, 그는 원고들이 동의하지 않은 이상 그들을 직접 대면할 수 없었다. 재판은 무작위로 선정된 5명의 배심원에 의해 이루어졌으나, 피고는 배심원들을 해산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트리아에는 단 하나의 법원만이 존재한다. 범죄가 상대적으로 거의 없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 선고는 최종적이었다. 법원의 결정에 항소할 수 있는 어떤 절차도 없었다.
크란츠는 델루로스 VIII에서 열린 예비 심문을 받았다. 그 때, 그는 덜 중대한 범죄인 체포 거부와 불법적인 성역 주장에 대해 기소되었다. 그들은 그가 범죄인 인도 조약에 해당한다고 결정했다. 아직까지는 그의 사건이 아트리아 XVI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 상상도 못할 만큼 차가운 행성에는 형사기소장도, 변론 준비 기일도 없고 오직 단순한 유죄나 무죄 선고뿐이었기 때문이다.
아트리아 법에 적힌 것들을 정독하며 두 시간을 더 보내자, 이 사건이 역사책에서 이보르 칼리노프의 가장 훌륭한 사건에 들지는 못하리라는 사실이 더욱 뚜렷이 드러나고 있었다.
그는 누군가 방에 들어왔다는 것을 눈치채고 책 읽기를 멈췄다. 코민스키였다. 어딘지는 몰라도 그는 조사를 마치고 돌아왔고, 칼리노프만큼이나 굳은 표정이었다.
"그러면?" 변호사가 물었다.
"조잡한 비유를 하자면," 코민스키가 말했다. "만일 네 꼬맹이 크란츠가 말이었다면 그냥 여기서 쏴 버리는 걸로 돈과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나쁜가?"
"당연히 좋아 보이지 않아," 코민스키가 말했다. "하나씩 짚어 주지, 먼저 다른 행성에서 재판에 이긴 유일한 아트리아인은 아트리아 XVI로 돌아오자마자 처형당했다. 그들은 판결이 너무 약하다고 생각했거든. 두 번째로, 그들은 대부분의 메탄 호흡 종족보다 더 잘 깨져. 크란츠의 산소 헬멧에 붙어 있는 차단되지 않고 소음감소가 되지 않는 T 팩을 통해 증폭된 제대로 된 재채기가 주변에 있는 모든 아트리아인들을 산산조각 내리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세 번째로, 그들은 행성간이나 항성간 무역에 관해서라면 은하 상무 위원회의 법률을 따라. 하지만 그들은 필요악으로써 그러는 것 같아. 가장 정교한 조문들, 그러니까 자비 같은 건 행성 내 문제에서 적용되지 않으니까. 네 번째로, 그들에겐 종교가 없고, 만약 있더라도 그들의 신이 자비로운 종류일리는 없어. 다섯 번째로, 그들은 무성 종족이고, 믿을 수 없겠지만 출아법의 일종으로 번식해. 여섯 번째로, 그들의 평균 수명은 3천 년을 상회해. 일곱 번째로, 두 시간을 넘게 지속된 공판은 없었어. 여덟 번째로는, 한잔 하고 싶군."
"마지막에 동의해." 칼리노프가 힙플라스크를 꺼내며 말했다.
"앞의 일곱 가지는 어때?"
"오, 나도 네 말에 동의해. 그래서 같이 한잔 하는 거고." 그는 길게 "아-" 소리를 내며 입을 닦고는 플라스크를 코민스키에게 넘겼다. "최대한 빨리 브라크를 찾아. 브라크가 오후 내내 자고 있지 않았다면 아트리아 XVI에 영상을 보낼 수 있는 통신 수단을 찾아냈을 거야. 그리고 브라크에게 그걸 쓸 수 있는 사람 두어명을 붙여준 후 5분짜리 영상을 만들게 해."
"무슨 영상?"
"델루로스 VIII를 방문하는 중에 보호 장갑이 우연히 떨어져 인간 57명이 얼어죽게 만드는 아트리아인 영상."
"알았어," 코민스키가 미심쩍어하며 말했다. "하지만..."
"하지만 뭐?"
"하지만 내 생각에는 아트리아 판사는 누군가를 죽이는 시늉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배우한테 유죄를 줄 거 같은데."
칼리노프는 그저 그를 노려보기만 했다.
재판정은 기자들, 크란츠의 부모와 그들의 영향력 있는 친구들, 칼리노프의 직원과 보조원들, 그리고 소수의 아름답고 청색과 흰색을 띄는 유리 같은 생명체들로 가득 찼다. 엄청나게 불편한 개조 열산소복을 입은 칼리노프는 큰 결정체로부터 20피트 정도 떨어져 있는 테이블에 안았다. 칼리노프는 그 결정체가 서 있는지, 앉아 있는지, 쪼그려 앉아 있는지, 무릎 꿇고 있는지 누워 있는 것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형이 선고되기 전에 피고는 발언할 내용이 있습니까?" 아트리아인이 말했다. 그들의 말은 작은 종소리 같았지만 칼리노프의 T 팩에서는 평이하고 억양 없는 O 은하어로 나왔다.
변호사는 일어섰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가 말했다. "저는 제 의뢰인의 기소 내용조차 듣지 못했습니다."
"인간 크란츠의 행동에 대한 보고서와 우리 형법을 받지 못하셨습니까?"
"받았습니다. 하지만 피고의 모두 진술이 있기 전에 원고측 변호사가 사건 내용을 먼저 낭독하는 것이 관습입니다."
"그 관습이 누구의 관습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인간 칼리노프?" 판사가 물었다. "우리 관습 이야기입니까, 아니면 여러분의 관습 이야기입니까?"
"사과드립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칼리노프가 깊게 고개숙이며 말했다. "이 사건에 대해서라면, 피고측 변호인은 계획적인 살인 혐의에 대하여 무죄를 주장합니다."
"제 기억으로는 기소 내용에 '계획적'이라는 단어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만." 판사가 말했다.
"하지만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렇게 암시되어 있습니다." 칼리노프가 말했다, "그게 아니라면 살인이 아닌 다른 일이 행해진 겁니다."
"그건 재판정이 결정할 문제입니다." 아트리아인이 말했다. "변호인은 변호인 측만이 알 이유로 배심원에 의한 재판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므로 피고는 모든 결정과 해석에 대한 전적인 권한을 재판정에 위임한 것입니다. 재판정의 해석으로는, 아트리아 법 아래에서 살인은 계획적일 필요가 없으며, 방법이나 동기, 주지여부와 무관하게 단지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아트리아인의 목숨을 명백하게 앗아갔다는 사실만으로 정의됩니다. 그러므로 기소 내용이 계획적인 살인이 아니라는 변호인의 의견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만일 의뢰인이 유죄를 인정하면, 공판은 즉시 종결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칼리노프가 물었다.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하인리히 크란츠는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합니다."
"피고인이 실제로 범죄를 저지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더라도 그렇게 주장합니까?" 아트리아인이 물었다.
"만일 그렇다면," 칼리노프가 동의하면서 아트리아 인의 얼굴에 나타난 표정 같은 것을 관찰하려 했지만, 아무것도 알아볼 수 없었다. "주장을 나중에라도 바꿀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다른 방법으로 어떻게 제 의뢰인의 사건에 대해 변론을 할 수 있겠습니까? 어찌되건, 저는 법정의 규칙을 따르고 있을 뿐입니다."
"법정 규칙을 변호인의 의사대로 사용하는 것이겠죠." 판사가 정정했다.
"동의합니다." 칼리노프가 말했다. "하지만 어떤 방법으로든 제 의뢰인의 이익을 보호하는 일이 변호인의 책임 아닐까요? 저는 원고측에 증거를 제시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제가 또한 원고입니다." 판사가 말했다. "저는 인간 크란츠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아트리아인 57명의 죽음을 초래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T 팩은 범죄를 자세히 언급하는 내용으로 계속 울렸다.
아트리아인이 말을 마치자, 칼리노프가 다시 일어났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가 말했다. "법원의 허락에 따라 변호인은 시각 자료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그는 보조원 두 명에게 고개를 끄덕였고, 그들은 아트리아인의 삼차원 비디오 수신기에 해당하는 것을 가져왔다.
"이게 사건과 직접적 연관이 있습니까?" 판사가 물었다. "아니면, 더 구체적으로 말해 이 자료가 재판정의 정보가 사실이 아니며, 피고인이 살인죄와 무관하다는 것을 어떤 방식으로든 증명합니까?"
"직접적으로는 아닙니다." 칼리노프가 인정했다. "그러나 아트리아 XVI 행성에서의 살인이라는 주제에 관해 연관성이 있으며, 그러므로-"
"제시를 불허합니다." 판사가 말을 끊었다.
"하지만, 재판장님!"
"인간 칼리노프," 판사가 말했다. "법정의 판단은 반론이나 의문의 대상이 아닙니다. 변호인의 제시는 허락되지 않습니다. 만일 변호인이 인간 크란츠가 아트리아인 57명의 죽음을 초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의심의 여지 없이 변호인은 재판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낭비할 시간은 많다고 들었습니다." 칼리노프가 잘라 말했다. "한 사람의 목숨이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변호인은 그 사람이 변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이자 가장 포괄적인 변호를 받게 할 의향입니다."
"말씀 잘 하셨습니다만." 아트리아인이 말했다. "관련 없는 이야기요 ."
"57명의 아트리아인 목숨보다 관련 없지는 않습니다." 칼리노프가 말했다. "제 의뢰인은 고인이 된 아트리아인들 만큼이나 지성이 있는 존재입니다. 그를 변호하는 것보다 관련있는 일이 무엇이 있단 말입니까?
그러자 판사는 오랫동안 침묵하다가 말했다. "계속하시오."
"감사합니다, 재판장님. 재판정의 허락을 받아, 본 변호인은 나이절 패트릭 교수를 증인으로 신청하겠습니다. 그는 대학-"
"잠시만" 판사가 말했다. "인간 패트릭이 범죄가 이루어지는 시간에 아트리아 XVI에 있었습니까?"
"이의 있습니다, 존경하는 판사님." 칼리노프가 말했다. "어떤 범죄도 아직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이의는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사실을 따지자면, 범죄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판사님의 질문에 답하자면, 아닙니다. 패트릭 교수는 어제가 되기 전에는 아트리아 XVI에 가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아트리아인이 물었다. "인간 패트릭이 피고인에게 유리한 진술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패트릭 교수는 범죄학과 윤리학에 박사 학위가 있습니다." 칼리노프가 말했다. "변호인은 다른 많은 비슷한 세계에서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판사가 말했다.
"제길, 판사님!" 칼리노프가 소리를 높혔다. 하지만 T 팩에서는 부드럽고 짤랑거리는 종소리만 났다. "증거 제시와 전문가 증언이 모두 거부되면 대체 어떻게 변호를 하라는 겁니까?"
"그것들은 현재 사건과 관련성이 없습니다." 아트리아인이 말했다.
"만일 변호인의 증거와 증언이 기소 사실이 틀리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관련 없는 겁니다."
"관련 없는 게 아닙니다! 관련성이 없는 건 여러분의 법률입니다!"
"인간 칼리노프여," 아트리아인이 침착하게 말했다. "재판의 대상은 우리의 법률이 아닙니다. 당신의 의뢰인이 대상입니다. 속행해 주십시오."
칼리노프는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겼다. 그는 이 소란 하나하나를 기자들과 카메라들이 즉시 잡아내고 있다는 사실을 뼈아프게 느끼고 있었다. 그는 계속 말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가 멈추는 순간이 곧 패배를 인정하는 순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칼리노프가 말했다. "여러분의 법률은 재판 대상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여러분의 법 중 재판에서 승소한 것이 있었습니까?"
"없습니다."
"어째서 없다고 하십니까?" 칼리노프가 말했다.
"법에는 유무죄를 따질 수 없고, 그러므로 심리 대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법도 선하고 악할 수 있습니다." 칼리노프가 말을 이었다. "만일 법이 악하다는 사실을 찾아내신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법 그 자체에는 선악이 없습니다." 아트리아인이 말했다. "그러므로 변호인의 질문은 사건과 무관합니다."
"하지만 법은 현실에 부합할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칼리노프가 말했다. "예를 들어서, 재판장님이 저와 대화할 때 T 팩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법은 현실에 부합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아니면 생명유지장치가 포함된 장구를 입지 않도록 하는 법은 또 어떻습니까?"
"그렇습니다." 아트리아인이 말했다. "하지만 우리에겐 그런 조문이 없습니다."
"속개를 허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 다른 변호들을 허가하시지 않으셨으니까 말입니다." 칼리노프가 말했다.
"속개해도 좋습니다." 판사가 말했다.
"감사합니다. 그러면 법률적 의견에 대해서 질의해도 괜찮겠습니까, 존경하는 판사님?"
"좋습니다."
"제가 여기서 생명유지장치를 쓸 수 없다는 법은 왜 실효성이 없겠습니까?"
"물론, 목숨을 잃게 될 테니까요." 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면 아트리아 XVI의 원주민들도 재판장님 앞에 생명유지장치 없이 나타나면 죽게 되겠습니까?"
"물론 아닙니다." 판사가 말했다.
"그러면 아트리아 XVI의 원주민이 제 생명유지장치를 사용하도록 요구하는 법은 실효성이 있겠습니까?"
"물론 없지요, 아트리아인은 죽을 테니까요."
"그 사실을 인정하신다면, 재팡장님. 최소한 아트리아인과 비아트리아인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없는 법이 존재하겠지요?"
"그렇습니다." 판사가 말했다. "그리고 변호인의 논지가 무엇인지는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그 논지는 이론적인 것인 반면, 인간 크란츠의 사건에서 피고는 57명의 지성체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이제 그 사건으로 넘어갑니다." 칼리노프가 말했다. "한번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만약, 지금 당장 제 생명유지 장치가 제조사의 책임이 분명한 기능 결함을 일으키고, 그 때문에 이 방의 아트리아인들을 모두 파괴하기에 충분한 엄청난 양의 열이 보호복을 빠져나간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러면 누가 이 사건에 책임이 있겠습니까? 제 자신입니까, 아니면 보호복의 제작사입니까, 아니면 제게 보호복을 판매한 판매원이겠습니까, 아니면 결함을 못 찾아낸 검수 전문가겠습니까, 그것도 아니라면 이 보호복을 제작한 장비를 만든 회사겠습니까?"
"더 많은 자료 없이는 대답할 수 없습니다." 아트리아인이 말했다.
"저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칼리노프가 말했다. "그러면 여기서는, 어찌되건 제가 그 사건으로 일어난 죽음에 대해서는 죄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시겠지요?"
"일단은, 그 쪽에 죄가 없다는 사실에 동의할 겁니다." 판사가 천천히 말했다. "하지만 그것은 가정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알려드려도 되겠습니까? 인간 크란츠의 T 팩을 검사한 결과 완전히 정상이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좋습니다," 칼리노프가 판사 앞에서 뒷짐을 진 채 앞뒤로 왔다갔다하면서 말했다. "그러면 하인리히 크란츠의 사건으로 가 봅시다. 그리고 판사님께서도, 물론 이론적으로 말입니다. 법의 실효성이 없을 수 있으며, 아트리아인의 죽음이 항상 그 행위자의 책임인 것은 아니라는 사실에 동의하셨다는 사실을 고려해 봅시다."
"그러면, 이제,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검토해 봅시다. 전과 기록이 없는 하인리히 크란츠는 붐비는 아트리아 번화가에 있었습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그의 T 팩은 켜져 있지 있었습니다. 다시 말씀 드립니다만 그 이유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T 팩이 꺼졌던 이유는 크란츠의 부주의 때문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 수많은 아트리아인들이 지나가면서 밀쳐짐으로써도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어찌 되었건, T 팩은 꺼져 있었습니다. 한편, 산소 행성들에서는 T 팩을 손에 드는 휴대용 장비로 가지고 다니지요. 하지만 우리가 항상 생명유지 장치가 있는 보호복을 입어야 하는 대기 환경인 행성에서는 T 팩이 투명한 안면 마스크에 결합되어 있습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보호복이 행동을 너무 제약하기 때문에 그 쪽이 T 팩을 손에 드는 것보다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구조에 대해서 고려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인간이 그런 행성에서 혼자 여행하는 일은 매우 드물기 때문에, T 팩이 꺼져 있을 때에도 계속 서로간의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T 팩이 작동할 때는 우리의 목소리 크기를 줄여서 그 소리를 더 듣기 좋고, 균질하고, 여러분의 경우에는 덜 치명적인 소리로 만듭니다. 하지만 T 팩이 꺼져 있으면 소리는 전혀 줄어들지 않죠. 이 점에 대해서는 여러분은 제조사나 설계자 책임이라고 생각하셔도 괜찮습니다만, 제 의뢰인의 책임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하인리히 크란츠는 아트리아의 번화가를 지나가는데, 알 수 없는 이유로 T 팩이 꺼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크란츠가 무엇을 했습니까?"
"여기에 해당하는 단어가 있을 지 모르겠는데, O 은하어에도 있는지 확신을 못하겠지만 크란츠는 재채기를 했습니다. 이것은 비자발적인 행동이고, 우리 종족의 생물학적 결점 때문에 일어난 행동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일 누군가가 하인리히 크란츠에게 살상 무기를 겨누고 소리를 내면 쏘겠다고 했을 때, 그가 얼마나 많은 공포를 느끼고, 얼마나 살고 싶어하던 간에 그 순간에 재채기하는 것을 참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것은 제 의뢰인에게만 해동하는 고유한 행동이 아니라, 수없이 많은 세대를 통해 그가 물려받은 것입니다. 변호인은 재채기의 효과가 인간뿐만이 아니라 산소 호흡 종족 80% 이상에게 공통으로 존재한다는 과학적인 증언을 가지고 있습니다." 칼리노프는 자기 테이블로 걸어가 폴더에서 종이 파일들을 꺼낸 후 판사 앞에 놓았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가 결론지었다. "본 변호인은 의뢰인의 답변을 다시 반복할 것입니다. 아트리아 법에 따르면 의뢰인은 57명의 아트리아 시민의 죽음을 초래했으므로 유죄입니다. 하지만 변호인의 논증과 재판장님께서 동의하신 이론에 따라, 변호인은 강하게 주장합니다. 아니, 요구합니다. 문제의 사건에 관해서는 주변 상황과 정황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여러분 만큼의 수명을 가진 종족이 자비나 동정심을 가지지 않을 리가 없습니다. 만일 제 의뢰인이 무죄라고 생각하시지 않는다 해도, 그가 물리적으로 피할 수 없는 비자발적인 행동에 대해 그렇게 큰 처벌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은 동의하실 것입니다."
"델루로스 VIII에서는, 인간과 비인간이 사는 은하계의 다른 행성들과 마찬가지로 죄의 정도에 따라 선처하는 형법이 존재합니다. 만일 재판장님께서 우리 법률을 살펴보시고, 많은 전문가들이 제 부담 하에 재판장님과 사건에 관해 토의하신 후로 형의 선고를 유예해 주신다면 제 의뢰인과 아트리아의 정이 모두에게 더 나은 결과가 될 것이라 봅니다."
"재판장님의 인내와 관용에 감사드리고, 제 의뢰인과 하인리히 크란츠만큼이나 무고한 아트리아인 피해자들의 기억 모두에게 공평한 결론을 내리실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칼리노프는 땀에 흠뻑 젖은 채 앉았다. 그는 아트리아인의 얼굴에서 나타나는 표현을 보기를 원했다. 그리고 우아한 청백색의 결정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기를 바랬다. 하지만 그럴 방법은 없었다. 그는 그저 앉아서 기다려야 했다.
아트리아인 판사는 거의 한 시간이 되도록 아무 말도, 아무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판사는 눈을 들어올렸고 인간과 비인간 모두가 그의 판결을 듣고자 했기 때문에 법정 전체가 침묵 속에 빠졌다.
"인간 칼리노프," 아트리아인이 말했다. "변호인은 재판정이 변호인의 주장 모두에 대해 깊고 진지한 고려를 하도록 했습니다. 애석하게도 재판정의 결론은 인간 크란츠가 유죄라는 것입니다. 피고인에게 열에 의한 죽음을 선고하며, 이는 내일 집행됩니다."
"하지만 재판장님!" 칼리노프가 급히 일어서면서 소리쳤다.
"잠시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 주십시오." 판사가 말했다. "본 법원은 변호인의 논증에 감사 드리며, 그 논증이 특정한 사건들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인간 크란츠의 사건도 이에 포함됩니다."
"그러면 왜 더 낮은 형량을 주시지 않는 것입니까?"
"인간 크란츠의 기대 수명은, 여러분의 표현대로라면 90세에서 110세 사이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아트리아인의 기대 수명은 대략 3400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50년이나 그 이하의 형이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적절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런 판결은 피해자 유가족과 아트리아 XVI의 사람들에게 무죄 판결보다 더 큰 모욕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정을 좋아하시니 제 것도 하나 제안해 보겠습니다. 만일 델루로스 VIII 행성에서 57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존재가 징역 2개월 형에 처해진다면 여러분들은 어떻게 반응하시겠습니까?"
칼리노프는 눈을 감았다. 더 이상 꺼낼 논리가 없었다. "감사합니다, 재판장님." 그는 이렇게 말하고는 떠나기 위해 돌아섰다.
"인간 칼리노프" 판사가 말했다. 변호사는 멈춰 섰다. "이 결과가 변호인의 논리와 수고가 무위였다는 뜻은 아닙니다. 만일 델루로스 VIII로 돌아가는 비행편 전에 시간이 있다면, 제 사실로의 초대를 받아주시고, 법률 서적도 가져와 주십시오. 저는 변호인과 생각을 교환하고 싶습니다."
"귀한 영예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재판장님." 칼리노프가 말했다. 그는 자기가 이겼는지 졌는지 아리송했다. "혹시 다루고 싶은 구체적인 주제라도 있습니까?"
"아마," 아트리아인이 말했다. "과실 치사부터 시작하는 게 어떨까 싶군요."
그리고 칼리노프는 깨달았다. 크란츠는 패했다.
하지만 인간은, 어쩌면 승리한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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