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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갤러리카페휘
작성일 2019-11-05 00:35:24 KST 조회 469
제목
펌)롤드컵 4강분석글-G2曰협곡에 공짜란 없다

서론 

 

0-1. 리그 오브 레전드의 자원 

 

다들 머리속에서 어제 본 G2 대 SKT의 경기를 떠올려봅시다.. 챔피언들이 막 협곡을 돌아다니며 치고 받는 와중에, 해설자들이 어느팀이 유리하다, 불리하다 하는 얘기를 막 열심히 시청자들에게 내뱉고 있을거에요.. 여기서 유리와 불리를 나누는 요소들을 자원이라고 할게요.. 자원이 많은 팀은 유리하고, 적은 팀은 불리하다고 표현하는거죠. 그런 유불리를 나누는 요소가 어떤것들이 있냐 하면요

 

1. 골드

2. 경험치

3. 타워 상태

4. 드래곤 버프

5. 바론 버프

6. 시야

7. 챔피언 배치

 

정리없이 그냥 머리속에 떠오른 순서대로 이것저것 적어보니 대충 이 정도가 나옵니다.  그럼 이제 이 요소들을 한가지 기준에 따라 두 종류로 구분해서 정제해볼게요. 기준은 영속성입니다. 요소가 누적되어서 게임에 영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아니면 일시적으로 유불리를 주고 사라지는지를 기준으로 나눌게요. 용어야 갖다 붙이기 나름이지만, 이 글에서는 영속적으로 영향울 주는 요소의 경우 '전략자원' , 후자의 경우 '전술자원' 이라고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전략자원 (게임 내내 영구적으로 영향을 줌) 


1. 골드

2. 경험치

3. 건물 상태 (타워, 억제기, 넥서스)

4. 영구적 버프 (원소드래곤, 베이가, 나서스, 킨드레드의 스택형 패시브)


전술자원 (일시적으로 플레이에 이득을 가져다 줌)


1. 시야

2. 챔피언 배치

3. 일시적 버프 (레드, 블루, 장로 드래곤, 내셔 남작의 버프)

4. 스킬 쿨다운 

 

이렇게 나눌 수 있겠네요.


0-2. 리그 오브 레전드의 본질 

 

위에서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게임의 본질에 대해 한 문장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전술자원을 효율적으로 소모해서, 전략자원의 이득을 쌓아나가는 스노우볼링 게임이다.'

 

한판의 게임에서 나오는 모든 플레이는 전부 위의 본질속에 포함되어 있고, 설명가능합니다.

 

라인전 = [챔피언 배치, 스킬 쿨다운] 이라는 전술 자원을 소모해서 [골드, 경험치] 라는 전략 자원을 쌓는 행위이고

드래곤 사냥 = [챔피언 배치,시야,스킬 쿨다운] 전술 자원을 소모해서 [경험치, 영구적 버프] 라는 전략 자원을 쌓는 행위죠.

 

해설들이 흔히 얘기하는 대각선의 법칙 또한 본질을 정의한 이 시점에서는 아주 쉽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우리 정글러가 탑에서 [챔피언 배치, 시야]라는 자원을 사용해서 상대 탑솔러를 잡아내고 [골드, 경험치, 건물 상태] 의 이득을 얻었다면, 그 가용 전술자원을 사용한 대가를 다른곳에서 치러야 한다는것입니다.

 

바꿔 말하면 당장 엄청난 이득을 가져간것 같은 슈퍼 플레이, 갱킹 성공등도 반드시 그것을 얻기 위한 무언가를 소모하게 되어 있다는거죠,

 

이런 누구나 다 아는 뻔한 얘기를 대체 뭐하러 몇백줄이나 쓰고 앉아 있냐고? 글쎄, 이 뻔한 얘기를 제대로 숙지하고, 알고, 끊임없이 되새기며 플레이하는것만으로 시즌 그랜드 슬램을 눈앞에 둔 팀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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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이렇게 골드차가 안 벌어질까? 

 

어제 4강 경기를 보며 해설자들과 시청자들 모두가 머리속으로 가졌을 의문입니다.

 

SKT가 한타를 이겼다.

SKT가 갱킹에 성공했다

SKT가 먼저 타워를 두개나 밀었다.

 


그런데 골드차가 도통 벌어지지 않습니다.. 분명히 킬스코어를 보면 G2가 이것보다 더 불리해야 할 게임인데 G2 챔피언들은 죽어도 죽어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다음 플레이를 준비하고 있고, 실제로 상태창을 보면 골드가 2000 골드 이상 벌어지는 케이스가 극히 드물었습니다.

 


 

어제 4경기의 한 장면입니다. 킬스코어 2:7. 그런데 골드 차이는 고작 1700 골드입니다. 현상금을 빼고 계산해도 5킬 차이면 킬 골드만으로도 이미 1700 골드는 넘어가야 하는데, 실제로는 오히려 킬로 딴 골드만큼의 차이도 벌리지 못했습니다. 해설진들이 자주 이야기하는 표현을 비릴면 SKT가 낸 7킬이 모두 G2 입장에선 그냥 해프닝일뿐이었다는 얘기입니다. 



 

위는 킬스코어가 2:3에서 2:5로 일방적으로 벌어지는 SKT가 승리한 한타 직전과 넥스트 플레이가 모두 끝난 이후의 장면입니다. 골드차이는 100 골드 정도, 그런데 모든 넥스트 플레이가 끝난 시점의 골드 차이를 보면 500 골드 정도입니다. 즉 SKT는 바텀 5:5 교전에서 2:0 대승을 거둔 대가로 고작 300원을 더 벌어갔다는 뜻입니다. 경험치 이득이나 타워를 더 민것도 아닙니다. 그냥 그게 끝입니다.

 

왜 한타 대승에도 불구하고 골드차가 전혀 벌어지지 않았을까요?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봅시다. 해설과 시청자들 다들 흥분해서 '와! SKT 한타 승리!!' 하고 리플레이나 보면서 뽕에 차있는 사이, 미니맵을 통해 G2가 뭘 하고 있는지 보죠.

 

 

 

 

 


1. 야스오가 탑 1.2 웨이브를 밀어넣음

2. 오른이 바텀 1.2 웨이브를 밀어넣음.

3. 올라프와 그라가스가 전령 시야를 잡고 전령을 먹음 (이걸로 타워 플레이트 2개를 뜯습니다)

 

대충 계산해도 1500 골드 정도의 상당한 이득입니다. 위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의 모든 플레이에는 대가가 있다고 얘기했고, G2가 이런 플레이를 할 동안 SKT도 취해간게 있어야겠죠. 그럼 대체  G2가 이걸 하는 동안 SKT는 뭘 했느냐?

G2의 모든 챔피언이 완벽한 역할 배분으로 라인을 초고속으로 지우고 바로 넥스트 플레이를 준비할때

SKT는 주요 챔피언 포함 4명의 챔피언이 10초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바다 드래곤 2스택을 먹는걸 옆에서 구경했습니다. 

 

이렇게 앨리스를 제외한 3명이 귀환도 안하고 시야도 빡세게 안 잡고 심지어 드래곤에 빡딜도 안 넣는 시간 낭비를 하면서 바다 드래곤 하나를 먹었고, 그 반대급부로 타워플레이트 2개, 웨이브 2개 반. 전령, 전령 시야를 다 준거죠.

 

이런 장면이 4 게임 내내 벌어졌다. SKT는 본인들이 한타를 이기는데 소모한 자원을 허무하게 날려보내는 동안, G2는 빠르게 넥스트 플레이를 준비해 손해를 막고, 심지어 한타를 졌음에도 골드나 오브젝트 이득을 가져왔다. 아예 근본적인 효율에 대한 개념 자체가 아예 달랐다는 얘기에요. 

 

구체적으로 무엇이 달랐는가? 위의 장면을 다시 보세요. 저기서 페이커가 언덕 위 시야를 보고 노틸 블라디가 앨리스 옆에 붙어있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드래곤을 확실하게 먹기 위해서죠. 저 셋이 다 없었어도 앨리스가 드래곤을 먹을 수 있지만, 상대가 오면 도망쳐야 합니다. 그리고 이 부분이 두 팀의 첫번째 차이입니다.


2.  '게임 초반의 드래곤'은 쓰레기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4강에서 바다 드래곤은 원래 쓰레기다. 바람 화염 드래곤도 그렇게 생각만큼 좋지 않으며 대지 드래곤도 과대평가 되어 있다. G2는 그걸 알고 있었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이는 반만 맞는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종류를 막론하고 어제의 드래곤 획득 스코어를 보면


1경기 2 : 3

2경기 2 : 4

3경기 3 : 2

4경기 2 : 4

 

총 9 : 13으로 SKT가 드래곤을 더 많이 먹기는 했지만

G2가 드래곤을 멸시했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의 수치는 아닙니다.

 

하지만 첫 3번의 드래곤만 집계하면 어떻게 될까요?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1경기 1 : 2

2경기 1 : 2

3경기 1 : 2

4경기 0 : 3

 

결과는 3 : 9로 4세트를 치르는 동안 12마리의 게임 첫 세마리의 드래곤을 G2는 3마리밖에 사냥하지 않았고, SKT는 9번을 가져갔죠.

 

이 드래곤의 가치에 대한 두 팀의 해석 차이가 정말 결정적이고 뼈 아픈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왜냐면 통계적, 귀납적 분석에 의한 결과를 봐도 그렇고, 연역적으로 봐도 그렇고. 초반의 드래곤은 종류를 불문하고 '명백히' 쓰레기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통계적 연구 결과입니다.​ 


 

 

여기서 중요한것은 드래곤의 종류에 따른 승률 차이 이전에 초중반에는 거의 모든 드래곤이 고작 '1000골드' 앞에서 휴지조각이 된다는 점입니다. 즉 드래곤을 얻으면서 반대급부로 500원만 손해를 보더라도, 안 먹는것만 못한 플레이가 될 확률이 높다는거에요.

 

연역적으로 생각하면 답은 사실 더 명확합니다.

 

1. 모든 드래곤 버프의 경우 장로 드래곤이 등장한 시점에서 가치가 1.5배 이상 오른다. 

2. 초반에 비해 후반에는 아군 챔피언의 성장 기대치가 드래곤의 성장 기대치보다 높으므로, 뒤로 갈수록 손쉽게 드래곤을 잡을 수 있다.

 

이 두가지 요소가 있거든요. 

 

어제 경기들을 보면 SKT가 초반에 열심히 드래곤을 사냥할때 G2는 각이 안 나온다 싶으면 재빠르게 눈을 돌렸습니다.

 

칸을 잡으러 간다던가

라인을 박아넣는다거나

둘 다 하면서 전령을 먹는다던가

시야를 먹는다거나 (가장 중요함)

 

하는 식으로 이득을 당겨오고 후반에 한타를 승리하거나 아니면 작은 라인 이득을 보거나 했을때 아무것도 투자하지 않고 날로 드래곤 버프를 당겨왔습니다. 그렇게 9:13 밸런스를 맞췄고, 나중에 장로 - 바론 싸움에서 극단적 손해를 보는 일은 없게 되었죠.

 

요컨대 현 버전에서 드래곤 버프는 사실상 '언제건 적당히 먹어두기만 하면 되는 버프' 이며, 초반에 투자하는것은 리스크가 더 크다는 얘깁니다. 이런 얘기를 하면 LCK 스타일에서는 한가지 의문이 생기죠. (그치만 대지드래곤은요? 대지 하나 있고 없고가 존나 크지 않나요? 대지가 있으면 바론을 쉽게 잡잖아요) 네. 그리고 그 바론이 다음 개념차이의 주인공입니다.

 

3. 바론은 승리보장수표가 아닌 조금 비싼 거래의대상일뿐이다. 

 

어제 경기에서 SKT는 모든 경기에서 바론을 먼저 먹었습니다.

가져온것과 내준것을 살펴보면 


1경기 

 

얻은 것 : +4000 골드, 타워 2개

잃은 것 : 바텀 억제기


2경기

 

얻은 것 : +4500 골드, 미드 억제기

잃은 것 : 없음


3경기

 

얻은 것 : 9골드

잃은 것 : 바람용, 한타 패배로 인한 대량의 경험치 손해


4경기

 

얻은 것 : 3000골드, 타워 3개

잃은 것 : 한타 패배로 인한 대량의 경험치 손해

 

사실 바론은 먹는것 자체로 이미 1000 골드 정도의 현찰을 줍니다.

즉 추가로 얻은 이득은 평균적으로 3000 골드 남짓 수준이네요.

 

그 마저도 한타 패배

잘라먹기

바론 먹는 동안의 라인관리등으로 인한 경험치 손해를 고려하면

 

그리 대단치 않았다고 볼 수 있죠.

 

바론을 먹은 상황이 매번 몰래 바론 낚시도 아니었습니다.

한타를 이기고 먹은 바론도 있고, 대치중에 낚시로 먹은 바론도 있고, 몰래 바론도 있고

 

다양한 상황에서 첫 바론을 먹었는데, 얻은 이득은 2경기를 제외하면 미미한 수준이고

2경기도 바론 버프로 이득을 봤다기 보다는 별 이득 없이 끝나가는 와중에 퍽즈의 쓰로잉으로 인해 이득을 본것에 가깝죠. 

 

이것은 비단 SKT뿐만 아니라 모든 LCK팀에게 다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SKT는 그나마 LCK 팀중에서는 가장 바론을 미끼로 주고 이득을 취하는 플레이에 강한팀에 속하죠.

 

그냥 LCK 자체가 유독 '바론 한번'을 심하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리그에요. 

 

LEC는 말할것도 없고 LPL의 경우에도 바론 한번 내준다고 게임이 스무스하게 끝나거나

후반에 바론 한타 한번 진다고 그냥 쭉 밀려서 게임이 끝나거나 하는 게임은 드뭅니다.

 

왜냐면 바론조차도 그들에겐 언제나 거래의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바론을 줘야 할거 같은 상황이면 그냥 줍니다. 주고 가져올것을 생각하죠. 어차피 넥서스를 밀어야 되는 게임이거든요.

 

이 경향성이 가장 극단적으로 드러나는건 LPL입니다.

LPL 보면 극후반 가면 바론 하나 가지고 한타를 막 다섯번 합니다. 그리고 그 한타 끝나면 버프가 하나도 없어요

 

그러나 LCK에서 바론은 목숨입니다. 그래서 거기에 5명이 다 붙어 있고, 모든 자원을 바론에 다 몰빵하다보니 

먹은팀은 모든것을 다 얻고 먹힌팀은 모든것은 다 잃고 다음 플레이는 생각도 못한채 그대로 쭉 밀리고 게임이 끝나는 그림이 많아요.

 

위에도 말했지만 SKT는 그나마 이 바론집착병에서 LCK에서 자유로운 편인 팀이었습니다. 올해만 봐도 페이커의 라이즈, 트페나 칸의 퀸을 활용한 게임이 있고, 작년으로 넘어가도 운타라가 피오라를 쓴 게임등을 결국 바론을 미끼로 주고 다른데서 이득을 보고, 주더라도 최소한의 피해를 준다 이 개념에 가장 익숙한 팀이었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SKT조차도 일단 억지로라도 바론먹고 굴리자는 유혹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그럴만 한 부분도 있었어요. 급했거든요. 왜 급했냐구요? 밴픽 때문입니다.

 

4. 그래도 유리했다? - 자야 / 이즈리얼 / 신드라의 레이트게임 플랜 

 

사실 위에서 말한 개념의 차이로 G2가 게임을 뭐 중반에 터트리거나 가져왔냐? 하면 그것은 아닙니다. 모든 게임에서 중반 시점에 SKT가 반보 앞서 있었습니다. 위에서 말한 개념의 차이를 바탕으로 G2가 터질 게임을 안 터지게 만들고, 6000골드 차이 날 게임을 1500 골드차이로 끌어가긴 했지만, 어쨌든 SKT가 주도권을 가지고, 앞서 있는 게임이 많았죠.

 

그러나 어제 게임 내내 해설진들이 당장 1경기부터 '별로 안 유리해보인다' '왠지 불안하다' 라는 얘기를 했고, 실제로 거의 모든 게임이 그렇게 됐습니다. 심지어 승리한 2세트 조차도 퍽즈가 이즈리얼로 미드에서 한번만 안 던졌으면 결국 밴픽차이로 졌을지 모릅니다.

 

이유야 사실 누구나 다 쉽게 말할 수 있죠. G2가 후반 한타가 더 좋은 픽이었으니까. 근데 G2가 왜 후반에 좋은 픽인지에 대해 SKT 선수, 코칭스태프들이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는가 하고 생각하면 솔직히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것치고는 너무 밴픽 방향성이 구렸어요.. 

 


 

자야는 롤드컵 버전에서 판테온을 제외하면 가장 비대칭 전력 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챔피언입니다. 

 

1. 압도적으로 좋은 라인 클리어

2. 원딜이라고 믿을 수 없는 수준의 갱 호응

3. 하드 CC 보유로 인해 준수한 편인 6레벨 이전 생존력

4. 사실상 모든 종류의 다이브 면역을보장하는 6레벨 이후의 생존력

5. 조건부지만 짧지 않은편인 교전거리 / 광역 딜링 능력

 

그리고 결정적으로 자야는 전설:핏빛길 효율이 현재 다른 주류 원거리 딜러와는 비교를 불허합니다. 기본적으로 스킬딜 비중도 낮지 않으면서 AP딜 비중도 높은 카이사와 바루스와 달리 자야는 스킬딜 비중은 꽤 되지만 기본적으로 순수 AD 딜러이기 때문에 카이사는 말할것도 없고 아예 몰왕을 가는 바루스보다도 흡혈량이 더 많이 나올때도 있죠. 템트리 자체도 인피 정수를 기반으로 한 치명타 100% 트리를 타기도 하구요.

 

어제 후반 한타를 보면 G2는 매경기 다 똑같이 합니다. 메인 딜러는 상대 앞라인을 잡고, 앞라인은 상대 딜러를 마크합니다. SKT라고 다른게 아니고 둘 다 똑같이 하죠. 근데 항상 숙제를 주는 쪽이 G2고, 풀어야 하는 쪽이 SKT입니다. 왜냐면 게임 끝날때까지 자야가 10개 챔피언중에 가장 강하거든요.

 

그래서 SKT는 자야를 잡으러 들어가야 해요. 같이 앞라인 녹이기 싸움 하면 무조건 집니다. 왜냐면 자야가 먼저 앞라인을 녹이고, 긴 팔로 SKT 딜러를 먼저 때리니까요. 그래서 테디는 눈치봐서 자야, 혹은 최소한 캡스라도 때리기 위해서 적진으로 들어가야 하고, G2의 탑/정글 브루져들은 그것을 놓치지 않고 마크해서 결국 후반에 중요한 꽝 붙는 큰 한타는 G2가 전부 크게 이기고, 그대로 게임을 끝내죠.

 

G2는 자야를 허용하지 않은 2, 4세트에도 이즈리얼, 신드라 픽으로 인해 결국 '팔이 긴' 메인딜러를 가져오는것을 소홀히 하지 않았어요, 한마디로 '우리 원딜 미드가 후반가면 한타 더 잘해' 라는 선언이고, 그러니까 '버티면 이긴다' 라는 자신감이 있었던거에요. G2가 어제 드래곤, 바론을 모두 내줘가면서까지 신경쓴것은 단 하나. 딜러의 성장이었습니다. 


5. 가장 영양가 있는 식사는 미니언이다.

 

1. 적 미니언은 경험치를 줍니다

2. 적 미니언은 돈을 줍니다

3. 적 미니언은 내게 스킬을 쓰거나 나를 위협하지 않습니다

4. 적 미니언을 정리하면 아군 미니언이 타워에 박혀 자동적으로 2차 이득이 들어옵니다.

 

초반 드래곤

후반 바론 버프

국지적인 합류 교전

 

G2는 이 맣은것들을 포기하고 위에서 언급한 이즈리얼 신드라 자야 메인 딜러에게 CS를 몰아줬습니다.

 

실제로 CSPM을 보면 


퍽즈 10.6 테디 9.2

캡스 8.7 페이커 8.2

 

SKT가 중반까지 유리했던 게임이 많다는걸 생각하면 이 차이는 정말로 큰거죠. 

 

가져간 챔피언만 봐도 페이커는 니코 르블랑 라이즈 키아나로 유틸리티 챔피언 1 암살자 2 메인딜러 1이었지만

캡스는 라이즈 라이즈 오리아나 신드라라는 메인 AP딜러를 4세트 내내 픽합니다. 전통적인 투딜러게임으로 가서 딜러 키우는 플랜을 짜 왔고

 

정말 철저할정도로 많은걸 포기해가며 시야를 먹고 ( 시야 분석은 빛돌님 유튜브 - 에 잘 되어 있습니다 )

많은 오브젝트를 위에서 언급한 개념의 차이를 이용해 최대한 손해가 적게 내주고, 퍽즈와 캡스를 키웠고, 후반에 역할분담해서 딜러 지키는 한타를 한다는 승리를 위해 준비한 수단을 완벽하게 이행했죠.

 

6. 수단과 목적의 역전 

 

어제 SKT가 왜 졌는지에 대해 누가 제게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대답할겁니다.


SKT는 본인들이 게임을 이기기 위해 이용한 수단 자체에 매몰되어, 그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렸으나, G2는 목적과 수단을 분명히 불리하고, 상황 상황에 맞는 방법을 택해 유연하게 승리를 가져왔습니다.

 

초반에 갱킹을 한다 - 갱킹 많이하면 겜 이기나요? 

드래곤 열심히 먹는다 - 드래곤 먹으면 겜 이기나요?

한타 교전을 잘 열어서 이긴다 - 한타 많이 이기면 겜 이기나요?

바론을 먹는다 - 바론 먹으면 겜 이기나요?

 

아뇨, 위의 모든 행위는 그저 과정일뿐입니다.

 

초반 갱킹, 오브젝트 획득이 중요한 이유는 챔피언들을 성장시키기 위해서이고

챔피언들을 성장시키는게 중요한 이유는 건물을 밀기 위해서이고

건물을 밀어야 하는 이유는 넥서스를 꺠야 하기 때문입니다.

 

초반에 갱을 아무리 많이 당해도 도망다니면서 라인 CS 먹고 컸으면, 이길 수 있습니다.

챔피언 성장이 좀 더디더라도 건물을 많이 밀고 넥서스까지 도달하는 거리를 좁혀놓으면, 작은 교전 승리로도 게임을 끝낼 수 있습니다.


갱으로 이득을 보고

갱 이득을 바탕으로 드래곤, 오브젝트를 쌓고

드래곤 버프와 골드 차이를 바탕으로 한타를 잘 열어서 이기고

한타 승리를 바탕으로 바론 시야를 먹고 낚시를 하고

낚시 성공으로 획득한 버프를 바탕으로 돌려깎기로 억제기를 밀고

상대를 가둬놓고 바론 / 장로버프를 일방적으로 획득해서 게임을 끝낸다

 

위의 공식이 괜히 생긴건 아니에요. 대체적으로 저 방식은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게임을 이기기 위해 대부분의 경우 가장 효율적인 방식입니다. 그렇기에 공식이 된거죠. 그리고 이 LCK식 게임 공식 규범하에서는 SKT는 최고의 팀이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김정균 감독의 '우리 선수들이 훨 잘한다' 라는 발언도 이를 바탕으로 나온 말일겁니다. 그러나 딱 다전제 몇번만 이기면 우승인 토너먼트에서 상대가 미쳤다고 공식대로 게임해줄리는 없고, 상대가 이기기 위한 오만가지 수단을 준비한것에 비해 SKT는 딱 하던대로 했고, 틀 안에 갇혀서 왜 지는지도 모르게 그렇게 지고 시즌이 끝났습니다. 

 

7. SKT만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적으로 올해 롤드컵 진출전에서 너프로 구데기가 된 이즈리얼이 나오는걸 보고 올해는 해외팀을 응원하리라 하고 깊게 다짐을 했습니다. 시청자들이 불쌍해서 그랬어요.. 그 구린픽을 연습 부족과 관성으로 인해서 아무런 철학도 없이 뽑고, 심지어 뽑은 팀이 이기는 광경을 보면서 정이 다 떨어져서

 

물론 롤드컵이 열린 이후에는 감독, 코치, 선수들 인터뷰나 표정을 보며, 아 그래도 간 김에 잘했으면 좋겠다 싶어서 정 때문에 8강부터는 LCK팀들을 응원하게 되는 자신을 볼 수 있었지만, 어쨌든 제 응원과 상관없이 LCK는 4강따리에서 여정을 멈추게 되었고, 이제는 냉정하게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LCK는 유연함이 떨어지는 리그입니다.

 

밴픽도 대체로 공식에 맞는 밴픽만 쓰고

게임 플랜도 대체로 공식에 맞는 플랜만 씁니다.

 

1등팀은 그래도 됩니다. 왜? 그래도 다 이기니까요. 어차피 프로구단의 목표는 우승이고, 내가 이거 해도 다 줘패는데 그것만 해도 되죠. 물론 롤드컵 우승이 목표인 팀은 그렇게 해서는 안되고, 실제로 그렇게 했기 때문에 SKT는 월챔에서 떨어졌지만 사실 그건 월챔을 위한 준비기간에 빡세게 해도 어느정도는 해결 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근데 2등팀은 1등팀 따라하면 평생 2등입니다. 3등팀은? 3등이죠. 7등팀? 7등입니다. 근데 LCK에선 모든 팀이 다 주어진 공식대로만 게임을 해요

SKT도 그냥 선수 많이 사와서 1등한거지 하위권으로 떨어졌을때 1등팀 따라하는건 똑같습니다. 작년 보면 알 수 있죠.

 

3판 2선승제라 그렇다는것도 변명입니다. 그럼 한세트라도 이 악물고 필살기 준비해서 가져왔어야죠. 아니 애초에 필살기 두개 준비해서 두세트 이기면 1승 아닙니까? LPL도 마찬가지로 3판 2선승제입니다. 근데 천편일률적인 게임 나오나요? 그렇지 않아요. 거기도 개존못 (VG라던가) 은 개존못이지만, 존나 개성적으로 추하게 못합니다. LCK처럼 상위팀들의 하위호환식으로 못하는게 아니구요.

 

밴픽도 마찬가지입니다. "선수가 못하니까 못 쓰는거다" 가 아니라 픽이 정말 필요하면 "선수가 좀 못쓰더라도" 쓰도록 해야죠. 상대가 전차 몰고 오는데 내가 대물병기 안 써봤다고 자주 쏴본 M16이나 K2 들고 맞서는거랑 똑같아요. 그거 내가 잘 쓴다고 상대 탱크에 총알 박힙니까? 안박혀요. 도인비가 말파, 노틸에 대한 100%의 완벽한 이해도를 가지고 뽑아서 게임 이겼나요? 아니죠. 어느정도 할줄 아는 수준에서도 기능적으로 챔피언이 필요하니까 뽑았고, 이긴거에요.

 

게임내적인 플랜도 마찬가지입니다. 드래곤에서 5:5 한타 졌는데 줄건주고 바론한타 5:5 붙으면 이깁니까? 바론에서 5:5한타 졌는데 바론 버프 먹은 상대방한테 억제기 두개 밀리고 다시 골드차이 더 벌어진 상태에서 장로 앞에서 또 5:5 붙으면 그땐 이기나요?

 

그럴리가 없죠. 그럼 추하게 대기를 해서라도 잘라먹던가 낚시를 하던가 백도어를 가던가 뭐라도 해봐야죠. 근데 그렇게 하는 팀이 없어요. 모든팀이 다 관성대로 플레이하고, 관성대로 밀리고, 관성대로 집니다.

 

리그가 그냥 선수 오버올차대로 순위가 매겨집니다. FM에서 선수 능력치 합산에서 높은팀이 다 이기고 낮은팀이 다 지면 그 게임 머하러 합니까? 그랬으면 사실 여기 펨코도 없었을거에요. 피파코리아 위닝코리아 머 이런 이름이었겠죠. 근데 LCK가 그래요. 패치버전 바뀌면 예외가 어쩌다 한두번 나오지만, 그게 전부입니다.

 

물론 아닌 팀도 있습니다. 올해 그나마 LCK에서 가장 사람을 설레게 하는 밴픽과 인게임 플랜을 보여주던 서머 킹존같은 케이스가 있겠죠. 라스칼이 숙련도가 높지 않은 챔피언이라도 팀 플랜을 위해 뽑고, 불리한 게임도 밴픽의 묘를 살려서 후반 한타 허를 찌르는 짤라먹기로 불리한 타이밍을 극복하고 원딜캐리로 게임을 이기곤 했죠.

 

그러나 아쉽게 그 팀은 내부 문제로 고꾸라지고, 다시 다 모든 팀들이 천편일률적으로 게임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는 롤드컵 4강이네요. 


8. 제발 분석 역할을 해줄 코칭스태프를 많이 뽑으세요

 

선출 전문가들의 영역이었던 미국 프로야구 구단 관리 부분 어떻게 됐나요? 통계 좋아하는 너드들이 성과 엄청내면서 죄다 이과충들이 장악했습니다. 야구만의 이야기인가요? 보수적인 축구, 가장 야성적인 스포츠라는 농구도 숫자 놀음 가지고 분석해서 결과를 내놓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심지어 핵심 코칭스태프나 감독 자리에 까지 오르기도 하고 있죠.

 

롤판도 마찬가지에요. 유럽 2부 취급 받는 어디 저기 독립국가연합리그만 봐도 밴픽 준비할때 엑셀 파일 3개씩 인쇄해서 들고 보고 그래요. LCK에도 그렇게 하는 팀이 아예 없는건 아니겠지만, 대부분의 팀은 그렇게 하고 있지 않습니다.

 

감독은 초인이 아니에요. 선수도 초인이 아닙니다. 누구도 초인이 아니에요. 필요한건 분업이고, 힘을 모으는것입니다. 시스템이 필요하고, 그에 걸맞는 인력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돈이라구요? 유럽 구단들 운영비는 하늘에서 떨어지는게 아닙니다. 페이롤만 봤을때 거기가 여기보다 높지도 않아요. 선수 연봉 차이를 고려해도 기본적으로 분석하는 사람 몇명 고용하는데 돈이 그렇게 많이 드는것도 아닙니다.

 

또 또 또 킹존 얘기해서 죄송한데, 올해 스프링 2라 - 서머 1라 킹존 경기를 많은 LCK 구단들이 꼭 돌려보길 바랍니다. 유능한 코치들이 좋은 인력 구해서 마인드 좋은 선수들하고 만나면 시너지가 얼마나 나는지요. 바텀 레이트 단식, 미드 단식부터 시작해서 라스칼의 탑 벼룩시장. 5명이 한몸처럼 움직이는 후반 이니시 등등... 

 

많은 팬들, 관계자들, 그리고 심지어 아마 선수들도 아직 '선수들 개개인은 한국이 최고다'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근데 타고난 재능이 최고라고 치더라도, 경직된 환경에서 오래 게임하면 결국 선수도 경직된 성향을 갖게 되고, 그거 바로 고쳐지는거 아닙니다. 선수들 개개인이 정말 최고가 되려면, 좋은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냉정하게 얘기해서 LCK 선수들은 현재 세계 최고가 아니고, 그 이유는 리그 전체적으로 유연성이 부족하고 경직된 성향 때문입니다. 제발 선수들을이 가지고 있는 재능에 걸맞는 진짜 최고가 다시 될 수 있도록 구단이 각성했으면 좋겠습니다.

 

 



* 해설을 위한 변

 

해설에 대한 성토 의견도 있는데 저는 어제 해설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밴픽 페이즈에서 클템과 김동준 해설은 계속해서 

 

라이즈 자야 짤라야 되는거 아니냐

오른 쓸거 같다

 

라는 우려를 계속 표했고 1, 4경기 밴픽을 조졌을땐 밴픽을 조진거 같다는 내색을 했습니다.

 

인게임에서도 G2가 왜 CS를 앞서가는지까지 짚어주진 못했지만

기본적으로 게임이 아무리 킬을 따고 오브젝트를 먹어도 유리해보이지 않는 이유가 CS 때문임은 짚어주었습니다.

 

오리아나 구데기픽이라고 까긴 했지만

인게임에서 오리아나가 무난하게 성장한 이후엔 저 정도로 클 수 있으면 오리 뽑아도 된다고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선수에 대해 부정적인 표현을 너무 자제하는 점에서 LCK 해설에 대한 불만도 역시나 없는건 아니지만

어제는 최소한 SKT 코칭스태프조차도 간과한 부분에 대해서 중립적인 시점에서 잘 짚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드래곤의 가치에 대해서 당장 말을 바꾸기 어려운것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구요.

 



* 롤드컵 결승 - 이기기 위해 미친놈들의 대결  

 

이번 FPX와 G2의 결승은 역대 모든 롤드컵 결승중에서 가장 이기고 싶어서 미친놈들의 대결입니다.

 

게임 한번 이길라고 몇판 안해봐서 사거리도 모르는 말파 미드 고름

게임 한번 이길라고  올해 가장 고생시킨 팀을 상대로 미드 럼블 - 노틸 - 노틸 - 노틸을 뽑음


VS


게임 한번 이길라고 리그 2등를 다투는 미드가 원딜로 포변하고 1등 데려옴

게임 한번 이길라고 탈락 위기에서 아무 미련도 없이 바텀 신드라 탑 파이크 픽함

 

많은 팀들이 다들 매너리즘에 빠져 공식대로 게임을 할때 당장 한판 이길라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두 정신나간 또라이 팀이 결승에 왔다고 생각하고, 자격이 차고 넘친다고 생각해요. 한국팀은 없지만 재밌는 결승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LCK팀들도 배우는 점이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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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에 올리려다가 중간에 갑자기 기력도 빠지고 

운동하느라 힘도 없고 해서 걍 여기다 올림 ㅇㅇ 브런치에 쓰려던 글이라 극존칭임 ㅈㅅ

 

바빠서 피드백은 못하거나 나중에 한꺼번에 할게 근데 이번엔 피드백할만한 내용이 있는거 같진 않다 걍 내 관점이니

 

펨붕이들 결승잼께바 빠잉  

 

 

 

 

 

 

 

 

 

 

 

 

 

 

결론: 전투는 계속 이겼는데 전쟁에서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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